부동산 대책, 백년대계 청사진 급선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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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문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8-09 01:26:05

기다리던 부동산 대책이 2일 발표됐다. 이른바 ‘실수요 보호와 단기 투기수요 억제를 통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이다. 이번 대책을 통해 정부는 집값을 부추기는 투기수요를 더 이상 방치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시장에 전달했다.

정부는 집값 폭등의 원인을 투기수요에서 찾은 것 같다. 이 때문에 서울 전역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고, 강남 3구를 비롯한 서울 11개 구를 투기지구로 지정했다. 또한 대출 규제 역시 강화했다.

정부의 이번 대책이 발표된 지 일주일이 채 되지 않았다. 대책의 여파 때문인지 실제로 한강변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아파트 중 하나였던 반포주공1단지의 경우 아파트 거래가 끊기고 호가보다 1억~2억원 이상 떨어진 매물이 시장에 나오고 있다.

또 잠실에 위치한 재건축 단지인 진주아파트의 경우도 사정이 별반 다르지 않다. 취재 중 만난 일선 공인중개사들은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문의 전화가 뚝 끊겨 문을 닫아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단기적인 측면에서 볼 때 이번 부동산 대책은 가히 성공적이라 할만하다. 솜방망이 대책으로 시장의 입김조차 불어넣지 못했던 6·19대책과 비교하면 말이다. 그러나 시장의 한쪽을 누르면 다른 한쪽이 부풀어 오르기 마련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대책을 두고 강남을 겨냥한 분풀이식 포퓰리즘이라고 평가하기까지 했다. 많은 부동산 관련 전문가들 역시 부동산 가격 상승의 원인은 투기가 아니라 공급과 수요의 차이에서는 오는 간극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번 사례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시장의 원리는 너무나도 철저하다. 일례로 2000년대 후반 한국에 스마트폰이 첫 출시된 것을 들 수 있다.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장점을 혼합한 스마트폰의 인기는 실로 엄청났다. 고가였기 때문에 스마트폰은 10대나 젊은이들이 갖고 싶은 선물 1위 단골 후보였다.

스마트폰이 흔치 않던 시절, 카페나 도서관에서는 휴대폰 도난사고가 빈번했다. 10년이 더 지난 지금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스마트폰을 들고 다닌다. 스마트폰이 흔해지면서 가격 역시 예전에 비해 많이 낮아졌다.

강남 아파트 가격을 잡고, 서울 아파트의 가격을 내리고 싶다면 분명 공급에서 그 원인을 찾아야 한다.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없기 때문에 가격이 올라가는 것이 시장이 원리다. 강남을 대체할만한 제2의 강남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다. 또 서울 내에도 아직 개발되지 않은 땅들이 수두룩하다는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 이를 정부가 개발해 국민에게 저렴하게 공급한다면 집값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진단한다.

[정성문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정성문 mooni@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