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퇴양난 서경배 고객서 답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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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퇴양난 서경배 고객서 답찾아라

스카이데일리 기자수첩

김민아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8-23 00:10:55

“한번 빠지면 멈출 수 없어”

한 때 온라인 커뮤니티를 달군 글이 하나 있었다. 많은 여성들이 공감했다. 무심코 화장품가게에 들어갔다가 충동적으로 소비하게 된다는 이른바 ‘지름신’이 강림하게 한다는 가게들을 정리 해 놓은 글이었다.

최근 지름신이 깃들게 한 대표주자는 올리브영 등 이른바 ‘헬스앤뷰티스토어’(이하·H&B스토어)다. 화장품·화장도구는 물론이고 간식거리와 건강보조식품 그리고 일반의약품도 판매되는 H&B스토어는 많은 여성들을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르게 돈을 쓰게 만들었다.

유사한 전략을 내세운 업체들은 H&B스토어가 등장하기 전에도 물론 있었다. 그 중 하나가 아리따움이었다. 아리따움은 아이오페·마몽드 등 아모레퍼시픽의 대표브랜드 제품들을 한 곳에 모아놓은 편집숍이다.

이곳은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들을 한 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 점에서, 여러 제품을 한 눈에 비교하고 사용해보고 고를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소비자들을 이끌었다. 성장속도 또한 빨랐다. 그야말로 무서웠다. 2008년 첫 론칭 후 연간 10% 안팎의 성장세를 보였으며 지난 2015년에는 연매출 5000억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상당한 기간 승승장구했던 아리따움이 지난해 첫 역성장을 기록했다. 소낙비처럼 늘어났던 매장도 지난 한 해 6개 느는데 그쳤다. 매출도 전년 대비 2.4% 감소했다. 사드여파로 중국인 관광객이 준 것도 한 몫 했지만 무엇보다 H&B스토어의 약진에 따른 고객유출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됐다.

취재 중 만난 반응을 살펴봤을 때 대게 아리따움에 모여들었던 이유가 H&B스토어로 향하게 하는 촉매가 됐다. 아모레퍼시픽제품만 한 데 모은 아리따움에 비해 다양한 국내·외 브랜드들을 한꺼번에 선보이는 H&B스토어가 훨씬 좋다는 것이었다. 혹자는 “하나하나 구경만해도 좋다”고 언급할 정도였다.

H&B스토어는 물론이고 각종 화장품매장들이 즐비한 명동·강남 등에서는 최근 아리따움에 불고 있는 찬바람을 여실히 느낄 수 있다. 구경·구매를 하는 인파로 인산인해를 이룬 H&B스토어와 달리 아리따움은 드문드문 내방한 고객들만 맞이하는데 열중하는 모습이었다. 이마저도 잠깐 휙 돌아본 후 가게를 등지고 나서는 것이 일방적이었다.

아모레의 브랜드파워와 다양한 브랜드로 중무장한 H&B스토어 간 경쟁은 당분간 피활 수 없을 전망이나 현재로서는 후자에 점차 무게감이 실리는 분위기다. 아모레퍼시픽 입장에선 다소 아쉬운 대목이다.

바깥으로는 주된 매출원이던 중국 내 소비가 사드보복의 여파로 급감했으며 대내적으론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불공정관행 근절대책을 발표하며 타깃으로 지목된 상태다. 진퇴양난의 아모레퍼시픽 그리고 아리따움.

왜 아리따움이 성공했는지 고객의 니즈를 돌이켜 볼 때가 아닌가 싶다. 사람들이 한 곳에서 보다 많은 제품들을 비교하며 할 수 있었던 그 장점을 강화하기 위한 대책마련이 절실해 보인다는 의미다.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의 해법의 향방은 과연 어느 쪽으로 향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는 대목이다.

[김민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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