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감 커진 韓반도체…경쟁사들 견제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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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 입찰관례파기하며 SK하이닉스 배제…글로벌 기업, 삼성전자 압박

유은주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8-28 17:44:32

전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넓히고 있는 한국 기업을 향한 글로벌 기업들의 견제가 심화되고 있다. 국내 반도체 산업 양강구도를 이루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대표적인 예다.

28일 IT업계 등에 따르면 해 최대 도시바 메모리 반도체 매각이 결국 미국 웨스턴디지털(WD)로 기우는 분위기다. 도시바는 당초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한·미·일 연합과의 협상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27일 일본 아사히 신문은 오는 31일 도시바가 WD와 미국 투자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일본 산업혁신기구·일본정책투자은행 등이 결성한 신 미·일 연합과 마무리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기준 우선협상대상자인 한·미·일 연합에서 SK하이닉스와 배인캐피털이 빠지고 WD와 KKR이 합류한 것이다. 우선협상자대상자 지정이 법적 구속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도시바가 국제 입찰 관례를 무시하고 매각 대상자를 교체했기 때문이다.

매각 대상자가 변경된 배경에는 WD의 훼방이 컸다는 지적도 나온다. 상장폐지를 피하기 위해 매각작업을 서둘러야 하는 도시바를 상대로 WD가 법적 소송을 제기하며 시간을 끌었기 때문이다. WD가 법적 문제를 걸고 넘어지면 미 당국의 심사가 늦어지게 된다.

이로 인해 마음이 다급해진 도시바가 결국 국제관례를 무시하고 WD와 협상에 나선 것이다. 또 일본 내 반발여론이 무성했던 것도 도시바의 변심을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일본 현지 여론에서 한국에 반도체 기업을 팔면 의결권을 확보한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하며 반발 여론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소문을 도시바 경영진 측에서 흘렸다는 주장도 있다.

이로써 ‘낸드강자’를 노리던 SK하이닉스의 꿈은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SK하이닉스는 D램 시장에서는 1위 삼성전자의 뒤를 잇고 있지만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은 10%에 안팎에 불과한 4,5위 업체다. 17% 가량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도시바와 WD가 손을 잡으면 낸드플래시 시장 35%를 갖게 될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기업을 견제하던 사례는 이번뿐만이 아니다. 삼성전자의 D램 경쟁력이 높아지자 글로벌 기업들의 견제를 받고 있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2015년 한 해 동안 대만 D램업체 프로모스를 비롯해 3건의 반도체 특허침해 관련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업계는 이들의 소송 의도를 삼성전자 반도체에 대한 견제로 풀이하기도 했다.

반도체 굴기를 하고 있는 중국 치대 반도체회사 칭화유니그룹은 업계1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주도하는 메모리칩 분야에 정면 승부를 예고하기도 했다. 메모리분야에 수십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금액을 쏟아부으며 투자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에서 제일 많은 반도체를 매입하는 애플도 삼성을 견제하고 있다. 지난 2014년 애플은 삼성을 견제하기 위해 대만 TSMC에서 반도체를 구입해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를 줄였다.

한편 대만 폭스콘은 반도체기업은 아니지만 지난해 샤프를 인수한 후 대놓고 “반드시 삼성전자를 꺾겠다”고 말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폭스콘은 샤프 인수 후 삼성전자의 TV용 액정패널 공급 갑작스럽게 중단한 바 있다.

[유은주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유은주 기자 dwdwdw0720@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