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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착을 버리면 더 넓은 세상이 보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욕망과, 지역, 학벌, 재물, 인연 등에 집착합니다. 하지만 하나를 얻으려면 하나를 놓아야 합니다. 양손에 컵을 들고 있는데 다른 컵을 갖고 싶다면 갖고 있던 컵을 내려 놓아야 하죠.
지위에 집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버지, 어머니, 스승, 상사로서 지위 말이죠. 높은 지위만 있는 게 아닙니다. 자식, 직원, 제자로서 지위도 존재하죠. 그러니 스승을 스승으로만 보고 어머니를 어머니로만 보면 한 인간으로서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고 나서 얘기를 하다 보면 어머니가 아니라 한 여자로서 보이기도 하죠. 어머니로서 지위를 지우고 나면 비로소 한 여자의 삶이 보이는 겁니다.
또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더 넓은 세상이 보입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그러지 못하죠. 그래서 자신의 지역에 집값이 떨어지는 것을 용납하지 못합니다. 그들은 “이렇게 살기 좋은 곳인데 왜 집값이 떨어지나”라고 생각하죠.
그리고 자신이 사는 지역이 집값이 오르지 않을 곳이라는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에게 들으면 화를 내기도 합니다. 집값이 오르지 않는 게 사실인데도 말이죠. 집착을 내려놓으면 쿨하게 그 지역의 집을 팔고 오르는 지역의 집을 사면됩니다. 하지만 자신의 지역에 눈이 멀어서 더 많이 오르고 더 살기 좋은 곳을 거들떠보지도 않게 되죠.
한 언론에서 생산 현장에 로봇을 투입하는 중국 기업이 빠르게 늘고 있으며 ‘로봇 혁명’이 세계 경제를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기사를 읽고 집착을 먼저 합니다. 그리고 신문에서 써 준대로 분노하고 공포에 떨죠.
신문에서 말하는 논리는 이렇습니다. 중국에서도 직원을 많이 뽑으면서 인력의 인건비가 오르고 이직률도 높아진다는 겁니다. 그래서 앞으로 로봇을 더 많이 쓰게 돼 있다는 식입니다. 그리고 그 규모는 매년 늘어날 것이라는 거죠. 하지만 이런 식의 규모가 증가하게 되면 오히려 일자리가 줄고 소비가 감소해 중국이 이런 방식의 소비감소를 겪게 되면 세계 경제가 위축된다는 겁니다. 한 마디로 소설을 쓰고 있는 거죠.
물론 그렇게 될 수도 있지만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닙니다. 우리는 직장과 일자리에 집착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에 과도하게 집착해 신문에서 말하고 있는 사실을 잊게 됩니다. 신문에서 말하는 중요한 사실은 앞으로 로봇이 늘게 될 것이라는 건데 말이죠. 그리고 세계적으로 인건비가 오르고 소득수준이 높아지면 자연스레 저임금의 공장은 퇴출되며 신흥국으로 제조 공장이 옮겨지게 된다는 겁니다. 그런데 그것을 막기 위해 로봇을 써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그럼 로봇이 늘어난다는 것을 봐야지 왜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것을 볼까요. 그리고 로봇이 늘어난다는 건 앞으로 더 늘어날 거라는 말입니다. 그게 가장 중요한 점인데 그것을 놓치고 자신의 직업과 일자리를 걱정하다가 소비심리 위축과 세계경기 위축으로 소설을 씁니다. 하지만 그것에 빠지면 중요한 사실을 지나치게 됩니다.
미국의 한 대학에서 ‘고릴라 실험’이 진행됐습니다. 사람들이 농구공을 서로 패스하고 그 횟수를 세 보는 실험이죠. 하지만 실험의 가장 큰 의도는 패스 횟수를 세는 게 아닙니다. 중간에 고릴라 복장을 한 사람이 등장해 춤을 추고 지나간 것을 본 사람이 있는가에 관한 실험입니다.
실험을 마치고 사람들에게 고릴라를 봤는지 물었습니다. 물론 본 사람이 없었습니다. 이 실험이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된 이유입니다.
이건 몰입이 아니라 집착에 대한 실험입니다. 인공지능이 생겨 직업이 사라지면 내 직업에 집착하지 말고 직업이 없어지는 원인인 AI(인공지능)를 살펴봐야 합니다.
집착을 하면 그건 지킬지 몰라도 다른 걸 얻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지키는 것이 하나같이 허접하다는 데 있습니다. 걱정한다고 해결되지 않죠. 집착을 버리면 더 넓은 세상이 보이기 마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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