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지환급금 없는 보험…‘기회비용’ 기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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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용의 ‘바른보험’

보장 대비 보험료 저렴…납입기간 지난 뒤부터 해지환급금 형성

김덕용 필진페이지 + 입력 2017-09-11 06:45:39

“보험 해지하면 얼마나 받을 수 있을까” 보험을 가입하고 유지하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은 해봤을 생각일 것이다. 내가 가입한 보험의 보장이 중요한 건 사실이지만 당장 급전이 필요하거나 일정 보험료를 매달 지불하는 것이 아까워 해지를 고려해보는 경우 위와 같이 생각한다.

하지만 막상해지를 하게 되면 내가 그 동안 낸 보험료 보다 훨씬 못 미치는 금액을 보험회사로부터 수령하기 때문에 보험상품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된다. 심지어는 재가입을 고려하지 않는 상황까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는 정말 잘못된 판단이 될 수 있다.

보험은 누구나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 그에 걸맞은 비용을 미리 지출을 하는 항목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하지만 상담을 하다 보면 대다수 마지못해 가입은 하지만 버리는 돈, 아까운 돈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보통 납입기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해지를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심지어 최소한 필요는 하다고 생각하기에 보험료를 줄이자는 핑계로 기존 보험을 해지하면서 해지환급금은 부채상환이나 개인경비로 쓰고 새로 보험을 가입하는 경우도 적잖게 볼 수 있다.

이러한 소비자들을 겨냥해서 일까 일부 보험회사는 현재 일반 상품보다는 보험료가 저렴한 “해지환급금미지급형”이라는 타이틀을 내건 보험상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은 납입기간 내 보험 해지시 해지환급금이 전혀 지급되지 않는 형태의 상품을 일컫는다. 물론 납입기간이 지난 뒤부터는 일반상품처럼 해지환급금이 형성이 된다. 그래서 보험료가 저렴한 것이다. 이는 필자도 작년에 저해지환급형의 보험이 젊을수록 보험료가 저렴하기에 미리 준비하면 보험료 지출측면에서 유리하다고 언급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반 년이 지나면서 수많은 소비자들과 상담을 하다 보니 재미있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바로 보험료가 저렴하다는 것에만 집중해서 설명을 듣고 막상 가입을 하는 과정에서 납입기간 내 해지를 할 경우해지환급금이 없다고 생각하니 고민을 한다는 것이었다. 해지하려고 보험가입을 하는 것은 분명히 아닐 텐데 말이다. 심지어는 가입 후 한참 지나고 나서야 자신이 가입한 상품이 해지환급금이 왜 없냐고 묻는 경우도 있었다. 분명 가입 당시 납입기간 내에는 해지환급금이 없고 납입이 끝나고 나면 해지환급금이 형성이 된다고 강조를 하는데 이 또한 시간이 지나면서 자기 나름의 해석으로 “해지환급금이 없지는 않다”고 이해해서 발생하는 경우였다.

기회비용이라는 말이 있다. 어떤 기회의 선택은 곧 나머지 기회들을 포기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대다수 소비자들이 보험료가 비싸다고 한다. 그리고 아깝다고 한다. 그래서 보험료가 저렴한 상품들을 선택하려 한다. 그래서 해지환급금 미지급형 상품을 선택하면 생겨나는 기회비용이 납입기간 내 해지 시 내가 돌려받을 수 있는 돈이 0원이라는 것이다. 늘 언급하지만 보험은 해지를 하려고 가입하는 상품이 절대 아니다. 나의 재산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이다. 만약 해지할 것을 생각하지 않고 가입을 한다면 이 기회비용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오히려 1석 2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해지환급금 미지급형의 상품은 생명보험사의 종신보험을 비롯해 손해보험사의 각종 건강보험에 적용돼 판매되고 있다. 전 회사는 아니지만 상품의 경쟁력을 가지려고 몇몇 회사가 판매 중에 있다. 분명한 사실은 이 상품들은 같은 보장 대비 보험료가 저렴하다는 것이다. 정말 장점이 큰 상품이다. 하지만 그에 따른 기회비용이 있다는 사실을 소비자들은 인지하고 더 이상 아쉬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자칫 소탐대실이 될 수 있다. 지금을 준비하기 보다는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상품이 보험이라는 사실을 절대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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