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아보험, 출산 전 해지하면 대부분 환급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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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용의 ‘바른보험’

카세트, 유모차 등 선물 앞세워 계약 뺏어먹는 영업행태 지양돼야

김덕용 필진페이지 + 입력 2017-09-17 19:25:18

태아보험은 필수품이 됐다. 임신을 하면 태아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이제는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부모들이 대부분이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레 가입하는 경로도 다양해졌다. SNS, 블로그나 카페를 통한 온라인채널, 각종 유아박람회 및 유아세미나를 통한 대면 채널, 그리고 기존부터 유지되어온 지인채널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런 가입채널의 증가는 자연스레 가입경쟁을 부추기기 마련인데 이 과정에서 각종 부작용들이 발생해 안타깝다.

그 중 가장 큰 부작용은 단순변심 또는 상품의 재선택으로 인해 출산 전 태아보험을 해지하는 경우에 생겨난다. 이 경우 가입한지 몇 개월 되지 않다 보니 최초 안내 받은 가입설계서상의 해지환급금표에 따라서 해지환급금을 거의 돌려받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그냥 해지 한다. 그래서 낸 보험료를 아무 의심없이 그대로 날려버리기가 일쑤다.

하지만 이는 잘못됐다. 정확히 말하자면 보험회사가 이러면 안 되는 것이다. 태아보험은 가입 하자마자 보장적용을 받는 산모특약과 일부 태아특약을 제외하면 나머지 보장은 출산 후 보장개시 된다. 때문에 출산 전에 해지하면 나머지 특약에 대한 납입 보험료들은 임신확인서만 제출하면 모두 환급해줘야 한다.

그런데 여기저기 알아본 결과 모르는 사람이 더 많았다. 심지어 고객을 통해 알아보니 보험회사 콜센터 직원도 이 내용을 잘 모르고 있는 경우가 있었다. 황당하다는 말밖에는 표현할 길이 없다. 콜센터 직원조차 잘 몰라서 확인하고 다시 연락을 주는 정도이니 필자의 입장에서는 그냥 넘어가기에는 정말 화가 난다.

한편 더욱 황당한 것은 그나마 이를 알고있는 일부 설계사들의 영업행태가 추가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또한 부작용 중의 하나로 볼 수 있는데 출산 전 태아보험 해지 시 환급받는 것을 알고서는 각종 선물을 앞세워 계약 뺏어내기 식의 영업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고객이 잘 모르는 사항에 대해 진실을 알려줘야 하는 부분을 가지고 영업의 한 수단으로 써먹고 있는 실정인 것이다. 물론 부득이하게 그렇게 해야만 하는 상황이어서 보험을 새로 가입시킨다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자신의 실적을 채우기 위한 경우도 적잖은 것으로 보여진다. 그 이유는 해지 후 다른 상품이 아닌 같은 상품을 거의 동일한 조건으로 가입 시키는 경우도 흔치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태아보험이 선물을 앞세워 영업을 하다 보니 선량한 마음으로 양심영업을 하는 사람들이 고스란히 보이지 않는 피해를 보고 있는 것도 부작용 중 하나다. 보험업법상 3만원이 초과되는 어떠한 보상을 해줄 수 없게 돼있으나 이론은 이론일 뿐이다. 카시트, 유모차등 고가의 선물을 주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고 심지어 고객을 먼저 생각해서 일을 하는 양심 설계사들은 이 때문에 고객으로부터 외면 받는 경우가 생겨나고 있다. 일부 몰지각한 소비자들은 선물을 안주는 설계사들을 나쁘다고 손가락질 하는 경우까지 있어 이 일을 하는 사람 중 한 사람으로서 씁쓸할 뿐이다.

무슨 일이든 진행을 하면서 모든 것을 잘 알고 대처할 수는 없다. 그래서 알아가는 것이고 배워나가는 것이다. 하지만 금전거래가 이뤄지는 보험계약이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소비자에게 금전적 손해를 끼친다면 이는 분명 문제가 될 수 있다. 아니 심각한 문제임이 분명하다. 소비자의 알권리를 올바르게 설계사와 보험회사가 대처해줘야만 그 피해를 줄일 수 있다. 그리고 영업방식에 정답은 없겠지만 정도를 지켜가면서 영업하는 것 또한 고객에게 올바른 정보를 줄 수 있는 하나의 방법임을 이 일에 종사 하는 모든 이들이 기억해뒀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덕용 필진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