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논란 권오준의 끝없는 권력야욕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데스크칼럼

친박논란 권오준의 끝없는 권력야욕

스카이데일리 칼럼

김신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9-18 00:07:16

명실공이 국내 1위의 철강기업 포스코그룹(이하·포스코)의 다른 이름은 ‘국민기업’이다. 주력사업의 성격뿐 만 아니라 지배구조 역시 공공성 측면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포스코의 주력제품인 ‘철’은 산업에 있어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포스코는 시작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국민과 한시도 떨어진 적이 없었다. 국가 주도로 설립돼 공기업으로 분류돼 오다가 2000년 민영화가 이뤄졌지만 그 이후에도 줄곧 공적자금을 운용하는 국민연금공단이 최대주주에 자리매김 해 사실상 ‘반쪽짜리 민영화’라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국민연금공단은 국민연금제도를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준정부기관이다. 정부기관인 보건복지부 산하에 있다. 포스코를 두고 정부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시각이 끊이지 않았던 배경이다. 정권교체 시기마다 포스코 수장이 갈리고 낙하산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사실은 이러한 주장에 무게감을 보태는 대목이다.

전임 박근혜 정권 시절인 지난 2014년 포스코 수장에 오른 권오준 회장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권 회장은 취임 초기부터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지금도 친박(친 박근혜계)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취임 기간 동안 친박논란에 무게감을 더할만한 사안들이 연거푸 터져 나오면서 권 회장을 아예 ‘박근혜사람’으로 기정사실화 하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

일례로 권 회장은 아내인 박충선 교수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서강대 2년 후배라는 사실로 취임 초 낙하산인사 논란에 휩싸였었다. 박 교수는 2003년부터 2005년까지 경북여성정책개발원장 재임 당시 해당 지역구의 국회의원을 지냈던 박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해에는 권 회장을 둘러싼 친박논란에 방점을 찍는 사건이 터졌다. 헌정사상 최초의 대통령 탄핵사태를 일으킨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권오준’이라는 이름 석 자가 끊임없이 오르내렸다. 포스코 광고 계열사 지분 강탈사건, 친박인사 특혜 채용 의혹 등을 비롯해 심지어 권 회장 인선 과정에서의 청와대 개입 의혹도 제기됐었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권 회장에게는 ‘최순실 부역자’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사실여부와 관계없이 국가 경제에 이바지해야 할 재벌기업, 그 중에서도 ‘국민기업’이라는 수식어를 지닌 포스코의 수장이 불미스러운 사건에 연거푸 이름이 오르내린데 대한 반감 여론 때문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연임에 성공했지만 권 회장에 대한 비판 여론이 완전히 종식된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최근 권 회장을 둘러싼 비판 여론이 재차 고개를 들어 주목된다. 이번에도 역시 권력지향형 측면이 높게 평가되는 사안이다. 바로 ‘줄타기 논란’이다. 논란은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강태영 전 포스코경영연구원장을 최근 포스코의 사장급 전문임원으로 다시 앉힌 사실이 알려지면서 촉발됐다.

포스코그룹 안팎에서 사장을 지낸 사람이 퇴임 후 다시 복귀하는 이례적 사례가 발생한 데 대해 권 회장이 ‘문재인정부 코드 맞추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시각이 상당하다. 동시에 과거 친박논란으로 곤욕을 치르고 급기야 ‘최순실 부역자’라는 굴욕적인 수식어까지 얻은 권 회장이 ‘권력 줄대기’ 습관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권 회장은 본인의 의중이 어떻든 간에 우리국민 대다수가 쉽게 분노를 거두지 않는 사안이 하나 있다. 친박논란에 휩싸인 권 회장 재임 기간 동안 국민기업 포스코가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은 것은 물론, 국민의 믿음까지 저버렸다는 점이다. 노무현 정권과 밀접한 인사의 이례적인 인사를 단행한 이후에도 바뀌지 않는 절대불변의 사실이다.

권 회장의 최근 행보는 그저 자리를 지키기 위한 ‘욕심’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그래서 나온다. 지금의 모습이 안타깝다 못해 안쓰러워 보이는 것은 누구 한 사람의 생각은 아닐 것이라고 본다. 권력과의 유착의혹으로 엄청난 비난을 받았으면서 또 다시 주변의 의심을 살 만한 결정을 내린 권 회장의 머릿속에 어떤 생각이 들어 있는지 궁금해진다. 권력지향 행보가 몸에 밴 습관과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다.

김신 s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