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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인은 종려나무같이 번성하며 레바논의 백향목 같이 성장하리로다” <시편 92 : 12>
프랑스어 중에 신분이 높은 사람일수록 도덕성의 책임과 의무도 높아진다는 뜻이 담긴 ‘노블레스 오블리제’라는 말이 있다. 원래 노블레스(noblesse)라는 말은 닭의 벼슬을 의미하고 오블리제(oblige)라는 말은 달걀의 노른자라는 뜻을 나타낸 것으로 이는 닭의 사명은 벼슬을 자랑하는데 있지 않고 알을 낳는데 있음을 의미하는 말이다.
그래서 노블레스 오블리제라는 말은 신분이 높은 귀족일수록 평민보다 사명과 의무가 크다는 뜻을 함축하고 있다. 이것이 곧 리더십의 본질이다. 높은 지위에 있는 지도자는 권력을 휘두르며 그 권력으로 부(富)를 축적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다.
높은 지도자는 그 권력의 힘을 가지고 국민들의 안녕을 생각하고 잘 섬기고 지키라는 사명을 부여받은 사람이다. 따라서 진정한 지도자는 국민을 어려워하고 국민의 소리를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이어야 한다.
'文대통령 자질론‘ 美 워런하딩 묘한 데자뷔
동·서양을 막론하고 분에 넘치는 자리에 앉으면 감투에 깔려 크게 다칠 수가 있다. 미국의 29대 대통령 ‘위런 하딩’이 바로 그런 유형의 사람이라 말할 수 있다. 그는 동네 건달에 불과한 사람이었다. 스스로 ‘나는 대통령직에 적합하지 않은 사람이다’며 ‘국가 안위를 위해서는 이 직책을 맡지 않았어야 옳았다’고 고백하며 대통령 직무에 따른 고통을 털어 놓은 인물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지방의 정치꾼 덕분에 이루어졌는데 능력조차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단지 키가 크고 강한 인상을 주는 외모와 화려한 말솜씨를 가졌다는 이유로 그를 상원의원에 이어 대통령으로 만들었던 것이다. 어부지리 식으로 대통령이 된 ‘하딩’은 그 정치꾼을 법무장관 자리에 앉히고 다른 자리도 코드에 맞는 친척이나 친구들에게 분배하듯 나눠줬다.
또 산하기관 3000여개가 넘는 기관장까지도 모두 코드인사를 단행했다. 거기다 국민들로부터 강한 원성을 사고 있는 하딩의 ‘오하이오 갱단’이 금주법이 시행되는 가운데 정부 창고에서 술을 빼내왔다. 정부사업 역시 공직자들의 부정부패가 만연해지고 또 구속돼도 ‘사면’에다 좋은 자리까지 마련해 줬다.
그 결과는 강 건너 불을 보듯 뻔했다. 중간선거에서 상·하원 의석 대부분을 잃을 정도로 참패했다. 몇 해 전 이야기지만 이 같은 미국의 사례를 보면서 남의 나라 얘기가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바로 지금 우리나라의 모습이 거울로 반사되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말로는 협치를 말하면서도 정당들과 마찰을 빚기도 하고, 주요요직을 색깔을 같이 하는 인사들로 구성했다. 자신들은 탕평을 말하지만 지각 있는 대다수 국민들은 그 말을 믿지 않는다. 심지어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 부의장도 호남출신을 기용할 정도로 색깔 인사를 단행했다.
새로운 정부를 지향하며 출발했던 현 정부가 사방팔방으로 뭇매를 맞고 있는데도 도대체 감각이 없는 것 같다. 아예 촛불의 힘만 믿고 많은 국민들의 소리는 무시하고 있다. 최근 들어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전시작전 통제권 환수, 사학법 문제와 함께 노무현 전 대통령의 뇌물죄·바다이야기 등 권력형 비리 수사촉구가 연이어 터지고 있다. 많은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하며 안타까움을 토로하게 만들고 있다.
물론 이 같은 사안들이 어제오늘만의 일은 아니지만 정권이 바뀌어도 권력과 특권으로 국민들을 무시하며 실망시키고 마음 아프게 하는 일은 여전하고 변하지 않는 것 같다. 그러면서도 하나 같이 정당성을 주장하고 일관된 변명만을 장황하게 늘어놓으며 적당히 넘어가려고 하는 행태를 보면 정말로 역겨움을 느끼며 울화가 치민다.
북한에 뿌리는 삐라(체제 홍보 전단) 살포도 금지하게 하고, 6.25 전쟁을 ‘전쟁’이 아닌 ‘내전’이라하고, 북한이 핵미사일을 연일 발사하며 위기 상황임에도 불구 800만 달러(한화 90억원)을 인도적 차원에서 주겠다고 고집하면서 무슨 차인지 몰라도 운전대를 잡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전시작전 통제권 환수를 주장하면서도 한·미 동맹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대통령. 그러나 국방장관은 비슷한 시기에 한·미간 인식차이가 있음을 시인했다. 같은 사안을 두고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니 국민은 누구 말을 믿어야 할지 어리둥절하기만 할 뿐이다.
막무가내식 통치, 날선 칼 잘못 휘두르면 ‘비극의 부메랑’
또 대통령은 국정과 관련, 국민들의 많은 지적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기보다는 내가 잘못한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막무가내 식으로 모든 것을 밀어붙이고 있다. 정부의 모든 살림, 정책을 도맡아 하다 보니 국무총리도 주무장관도 필요 없다. 매일 같이 화면을 장식하며 열심히 자기 알리기에만 급급하다.
최순실-박근혜 국정농단에 이어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까지 불화살을 겨냥하며 적폐를 말하면서도 그 앞전에 터졌다 유야무야 된 '바다이야기' 문제와 관련해서는 굳게 입을 닫고 있다.
‘도둑이 들려니 개도 안 짓는다’는 명언을 남기기도 한 ‘바다이야기’ 적반하장으로 여당 대표가 역(逆)으로 야당에 대해 호통을 치는 웃지 못 할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국민들의 삶의 고통을 보며 눈물을 흘려야 할 대통령이 세월호 유가족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나누면서 눈물을 비치기도 했다는 우리나라 대통령.
늦은 감이 있지만 추석을 앞두고 전몰장병 유가족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위로하고 순직처리를 하는 등 예우법을 만들겠다고 약속 했다니 그나마 다행이다. 진즉 전사자 예우법이 발의된 바 있었으나, 국회의원들의 싸움으로 상정이 되지 않았다.
4개월 넘게 이뤄진 문 정권의 행적, 엄연한 사실을 모르고 있는 건지 아니면 알고도 능청을 떨며 고집을 부리는 건지 국민은 매우 혼란스럽기만 하다. 절대권력 속에서 감각이 마비되면서 사(私)가 공(公)이 돼 짐(朕)이 곧 국가가 된 것처럼 착각을 일으키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보복정치가 아니라 적폐청산을 하는 거라고 거침없이 말하는 대통령의 넉살. 가히 소오강호(笑傲江湖)라 할 수 있다. 그런 대통령이 되고 싶으면 그에 앞서 국민이 기대했던 믿음을 저버리고 배반을 해서는 안 된다. 국민과 한 약속을 지키지 않고 신뢰를 잃으면 좋은 대통령으로 기억될 수 없다는 것을 모르는 모양이다.
현 정국을 보며 ‘하딩’이 생각나는 것도 우연은 아닌 것 같다. 최고 국가 통치권자인 대통령이 안보·외교·국가기강·경제에 대한 책임을 갖는 자세로 트루먼 대통령처럼 모든 책임은 내게 있다고 하면 좋으련만, 마치 천하를 영원히 움켜진 것처럼 날 선 칼을 휘두르는 대통령의 능력에 한계가 안타깝기만 하다. 분명 베푸는 만큼 다시 자신에게 돌아온다. 문 정권의 사람들에게 불행과 비극이 부메랑으로 돌아오지 않기를 소망해본다.
“그러므로 아들아 너희를 자유롭게 하면 너희가 참으로 자유로우리라”<요한복음 8 :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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