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주거 뒷전 LH”…살뜰히 챙긴 전관예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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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투자한 임대주택 건립 외면…퇴직자 기업 특혜의혹 불거져

길해성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10-13 16:49:47

‘국민주거생활의 향상’을 목적으로 설립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임대주택 건립에는 소홀한 채 직원들의 전관예우에만 치중해 온 정황이 국정감사를 통해 지적됐다.

1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임종성 의원(민주당·경기광주을)에 따르면 LH는 임대주택을 짓겠다며 토지 보상비 등으로 약 1조6000억원의 비용을 투입하고도 5년이 넘게 첫 삽도 못 뜨고 있다.

임 의원이 LH로부터 제출받은 ‘임대주택 미착공 현황’자료에 따르면 올 6월말 현재 사업승인 후 미착공된 임대주택은 14만6514호에 달한다. 이 중 주택법상 의무착공기한인 5년이 넘도록 착공하지 못하고 있는 임대주택이 38.4%에 해당하는 5만6224호로 나타났다.

장기미착공 임대주택 10개 중 7개가 주거난 해소가 절실한 서민들을 위한 영구임대·국민임대주택 등이다. 장기미착공 되고 있는 임대주택 중 영구임대 2560호(4.6%), 국민임대 3만 5770호(63.6%), 공공임대 1만7894호(31.8%) 등으로 영구·국민임대주택이 약 68%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장기미착공으로 인해 LH의 재무부담은 계속 가중되고 있다. 장기미착공 임대주택에 지원된 국민주택기금 2조1203여억원 중 토지보상비 등으로 약 1조6000억원이 이미 투입됐으며, LH가 금융기관에 지급한 누적이자만 4309억원에 달한다.

임 의원 측은 “LH가 국민의 혈세로 매년 막대한 이자를 부담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서민들의 주거 안정을 외면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서민주거 안정이라는 본연의 역할에 맞도록 서민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확보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퇴직 직원이 설립한 업체에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안규백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서울 동대문갑)은 LH에서 퇴직한 직원이 재취업한 회사에 디자인공모 당선을 사유로 수의계약을 몰아준 정황이 파악됐다고 주장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 수의계약 현황’ 자료에 따르면 LH는 2013년 1월부터 올 6월까지 ‘국가계약법시행령 제26조 제1항 제2호 차목 관련 법령에 따라 디자인공모에 당선된 자와 체결하는 설계용역 계약’을 사유로 112개 회사와 303건의 4544억 규모의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안 의원 측은 한국토지주택공사와 수의계약을 체결한 업체 중 총 계약금액이 큰 15개 회사에 대해서 조사한 결과 10개 회사에서 다수의 LH 퇴직자가 고위임원으로 근무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한 LH는 디자인공모를 사유로 한국토지주택공사와 수의계약을 체결한 112개 회사에 대한 ‘퇴직직원 재취업 현황’에 대해 자료요구를 했으나 해당회사의 반발·개인정보 등을 이유로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의원 측은 “한국토지주택공사가 퇴직 직원이 재취업한 회사에 디자인공모 당선을 사유로 수의계약을 체결하는 행태가 발견됐다”며 “이 과정에서 원칙을 위반한 특혜가 있었는지 여부를 철저한 감사를 통해 밝혀야 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길해성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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