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투병과 장교 진급차별 ‘현대판 골품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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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대 의원, 전투병과 비해 최대 2년 늦어…“시대정신 역행 조속히 중단”

이경엽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10-23 17:21:36

군대에서 전투병과(兵科) 장교와 비 전투병과 장교를 구분해 비전투병과 장교들의 진급시기를 최대 2년 간 늦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방위원회 김종대(정의당) 의원이 국방부와 각 군으로부터 제출받은 ‘동일연도 임관한 중령이 대령으로 진급할 시 병과 별 진급 현황’ 보고서를 분석 한 결과 육·해·공군은 전투병과와 비전투병과로 구분하고 진급률에 차별을 두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3일 밝혔다.

‘군 인사법’에 따르면 군인으로 22년 이상 근무했고, 중령으로 4년 이상 근무한 장교는 전역 보류자를 제외하고는 모두 대령 진급 대상자가 된다.

김 의원은 “우리 군은 전투병과와 비 전투병과로 구분하고 법적 근거도 없이 전투병과 장교 대비 비 전투병과 장교들의 진급시기를 최대 2년 간 늦추는 일종의 ‘현대판 골품제’를 시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육군은 총 31개 병과 중 보병, 기갑, 포병, 정보, 정보통신, 정보체계, 정보전문, 방공, 공병, 항공, 항공군수 등 총 11개 전투병과 중령만 1차 진급대상자로 분류하고 있다.

해군은 총 15개 병과 중 항해, 기관, 항공, 정보 등 4개 전투병과 중령만 1차 진급대상자가 된다. 하지만 육해군에서 전투병과를 제외한 기타 병과 장교는 뚜렷한 근거도 없이 2차 진급대상자로 분류돼 동기들과 비교했을 때 1년 뒤에나 진급 심사 자격을 부여받는다.

타군에 비해 대령 진급시기가 1년 늦은 공군은 3군 중 병과 별 진급 차별이 가장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군은 총 17개 병과 중 조종, 운항관제, 항공통제, 방공포병 등 4개 병과만을 전투병과로 분류하고 있다. 반면 육·해군과는 달리 1차 진급대상자로 적용되는 건 조종 병과 하나뿐이다.

조종 병과 내에서도 전투기의 전방 조종사를 제외한 후방 조종사나 헬기, 수송기 등 지원기 조종사는 1차 진급대상자에 포함은 되지만 진급률은 4.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투기 전방 조종사에 특혜가 과도하게 집중된 것이다.

게다가 올해부터는 조종 병과와 나머지 병과 간 진급대상 시기 차이가 2년이나 벌어져 비전투병과 장교들의 사기가 극도로 저하되고 불만도 극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대 의원은 “동일연도에 임관한 장교들을 전투병과와 비전투병과로 나눠 진급대상 시기를 1년에서 2년 간 차이를 두는 제도는 차별 철폐의 시대정신에 역행한다”며 “공군은 조종사의 민간유출을 고려해 진급률에 차이를 두는 것은 양해하더라도 2년이나 차별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말했다.

이어 “법적 근거도 없는 진급대상 시기 차별 정책은 하루 빨리 철폐하고 비전투병과의 전문성을 인정하고 예우하는 문화를 형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경엽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이경엽 기자 yeab123@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