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커피 중 하나 ‘코피 루왁’…그 빛과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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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커피에 이어 명품 커피로 거론…동물학대 윤리성 문제 ‘심각’

이정화 필진페이지 + 입력 2017-11-13 07:23:11

[전편에 이어]세 번째 명품커피로 거론되는 커피는 예맨 모카 마타리 커피다. 조금은 생소한 이름의 이 커피는 예맨의 마타리 지역에서 생산되는 커피로 다크 초콜렛의 맛과 독특한 향미, 강렬한 바디 등으로 호평받는 훌륭한 커피다.

예맨은 에티오피아에서 기원된 커피가 유럽과 아시아 등 세계로 확산되는 데 교두보 역할을 한 나라다. 특히 예맨의 모카항은 커피를 수출하는 항구로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 모카라는 말이 커피와 초콜렛의 대명사로 불리게 된 것도 이러한 배경 때문이다.

마타리 커피는 화가 반 고흐가 사랑한 커피로 유명하다. ‘반 고흐를 이해하려면 예맨 모카 마타리를 마셔라’ 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일반 커피에 비해서는 조금 고가긴 하지만, 시중에서 어렵지 않게 구할 수도 맛볼 수도 있는 기분 좋은 명품 커피다.

추가로 3대 커피와 함께 희귀성과 고가격으로 인해 세계 5대 커피로 거론되는 두 가지 커피도 있다. 인도네시아의 ‘코피 루왁’과 파나마 게이샤 커피가 그것이다.

루왁커피는 커피에 관심이 별로 없는 일반 사람들도 한 두 번은 들어 봤을 정도로 대중에게 많이 알려져 있는 커피다. 일명 ‘고양이 똥 커피’로 인도네시아에 여행 다녀 온 사람들의 선물용 커피로도 인기가 높다.

이 커피는 사향고양이가 커피열매를 먹고 배설한 배설물 중 소화되지 않고 남아 있는 생두를 세척해 채취한 커피다. 소화기관을 거치는 동안 독특한 발효취와 풍미를 지니게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동물 학대의 윤리적 문제로 인한 부정적인 이미지로 커피 마니아들 사이에서 논란의 쟁점이 되고 있는 커피기도 하다. 원래 루왁커피는 야생 고양이들의 배설물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커피다.

하지만 그 희소성으로 인해 커피가 점차 고평가 됐고 결국 사향 고양이들을 철창에 가둔 채로 억지로 커피를 먹이고, 배설물을 만들어 루왁커피를 만들어 내는 어처구니 없는 형태로 변질되게 됐다. 이 환경은 고양이들에게 엄청난 스트레스와 학대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커피가 고가의 가격으로 유통되고 있으니 커피를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부정적 커피로 평가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아무리 그 맛이 독특하다 하더라도 기본적인 윤리와 도덕을 저버리면서까지 만들어진 커피를 마셔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 또한, 그것이 단지 희귀성으로 명품커피니 뭐니 하는 이름으로 불려야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나머지 하나의 커피인 파나마 게이샤커피는 루왁커피와는 많이 다른 행보의 커피다. 10여년전만해도 커피 세계에서 변방에 속했던 파나마는 최근 게이샤커피로 인해 세계에서 가장 핫한 커피 생산지로 떠오르고 있다.

게이샤는 원래 에티오피아에 있는 숲의 이름이다. 이 숲에서 난 게이샤종의 커피가 중앙아메리카로 넘어 오면서 이 커피는 전혀 다른 운명을 겪게 된다. 파나마의 한 농장에서 이 게이샤커피를 연구하고 좋은 품질의 커피를 만들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한 끝에 결국 2005년 커피시장에 데뷔했다.

이후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최고가의 커피로 곧장 자리매김하게 된다. 최근까지도 게이샤는 누구나 맛보고 싶어 하는 최고가에 거래되는 최고 품질의 신흥 명품커피로 인정받고 있다.

이런 명품 커피들은 그 품질도 물론 좋겠지만, 어쩌면 그 희소성으로 인해 더 고평가된 커피일지도 모른다. 여기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매우 분분하다. 맛 또한 이 커피를 마시는 커피 마니아들 사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기도 하고 반대로 오히려 더욱 야박하게, 부정적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이 것이 사람들이 만들어 낸 특별한 이미지인지, 정말 그렇게도 이런 커피들이 훌륭한 커피인지 그 진실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렇게 비싼 가격을 지불하지 않더라도, 누구의 평가가 아니더라도 우리 주위에는 좋은 품질을 가지고 좋은 맛을 지닌 커피들이 생각보다 아주 많다는 사실이다.

커피 강의를 하는 필자의 목적 또한 커피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좋은 커피들을 많이 만나고, 마셔보고 즐겼으면 하는 바람이 매우 크다.

이정화 필진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