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검찰수사, 여·야 강對강 충돌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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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권력형 범죄” 수사 촉구…홍준표 “망나니 칼춤” 반발

김진강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11-13 12:35:00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회의실에서 진행된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검찰수사가 기정사실화 되는 가운데, 여야 정치권이 사활을 건 승부에 들어갔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3일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이 전 대통령 측이 혐의가 드러나자 다급한 나머지, 정치보복 프레임을 걸어오고 있다”며 “전직 대통령이라면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에 대해 정치보복이라고 하는 것은 스스로를 더욱 궁색하게 만드는 일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고 이 전 대통령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추 대표는 또 “권력형 범죄를 영원히 묻어 둘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대단한 착각이고 오산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혀 둔다”며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를 재차 촉구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과거 국정농단 세력이 반성 없는 부활을 꿈꾸고 있다는 걱정들이 많이 있다”고 말하고 “지금은 여야를 뛰어넘어 국민의 삶을 외면하고 국정농단에 앞장섰던 세력에 맞설 때이다”라고 밝혔다.

반편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에 청와대 정부여당의 행태는 마치 조선시대 망나니 칼춤을 연상시키는 그런 작태를 보이고 있다”고 말하고 “검찰과 국정원이 이런 망나니 칼춤에 동원되는 기관이라면 이것은 정권의 충견에 불과하지 국민을 위해서 존재하는 그런 기관은 아니다”라며 이 전 대통령을 향한 검찰 수사를 비판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 정권의 전방위적 정치보복 칼날이 이제 전임 정권을 지나서 전전임 정권까지 직접적으로 향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며 “벌써 퇴임한지 5년이 지난 대통령에 대해서 또 다시 정치보복의 한 가운데에 세운다는 것 자체가 국민통합과 한반도 정세의 위기 상황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홍준표 대표가 모두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같은 여야 수뇌부의 강경 발언은 이 전 대통령에 검찰수사가 단지 ‘국정원의 댓글사건’에 국한되지 않고, BBK 주가조작사건, 자원외교, 4대강 사업 의혹 등으로 전면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데 따른 것이다.

민주당은 이명박 정부가 저지른 국정농단이 박근혜 정부와는 차원이 다른, 조직적·지능적으로 저질러졌다고 보고,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수사와 처벌이 문재인 정부가 표방한 ‘적폐청산’의 핵심으로 판단하고 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당 소속 친박계 의원을 제외하면, 나머지 의원 상당수가 과거 친이계였던 만큼, 이 전 대통령의 검찰 수사가 자칫 구속으로 이어질 경우 당이 심각한 상황에 처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대치는 여야 전체 정치권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이날 “어제(12일) 이명박 전 대통령의 기자회견 기사를 보고 부끄러움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제하고 “더구나 기자들께 ‘상식에 벗어난 질문을 하지 말라’고 역정을 내고, 그의 측근들은 ‘품격을 생각해 달라’고 했다니, 적반하장이 아닐 수 없다”며 이 전 대통령을 비판하고 나섰다.

반면, 이명박 정부시절 최고 실세로 꼽혔던 이재오 늘푸른한국당 공동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죄도 없는 사람을 권력의 힘으로 잡아가려고 하는 게 불공정특권 아니냐”라며 “적폐청산에 찬성이지만, 그걸 엉뚱하게 이명박 대통령에 결부시켜서 이명박 대통령을 잡아가라 마라 하는 거니까 정치보복이라는 것 아니냐”며 현 정권을 강력 비판했다.

국회 고위관계자는 이와관련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결이 다르다”고 전제하고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진행될수록 구 여권의 집단적인 반발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검찰도 이같은 상황을 충분히 알고 있는 만큼, 국정원 댓글사건 외에 다양한 이 전 대통령 관련 정보를 갖고 있을 것”이라며 “이 전 대통령 소환 시기는 충분한 자신감이 있을 때 이뤄질 것이다”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난 12일 2박4일 일정으로 바레인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과 관련 “과연 개혁이냐, 감정풀이냐, 정치보복이냐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고 밝혀 지금의 검찰수사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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