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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동초]-안산시장애인체육회 이인국 수영선수

“7살수준 지적장애 딛고 국제무대 물살 가르죠”

물 공포증 극복 위해 시작한 수영…올림픽 금메달, 체육훈장 청룡장 등 수상

정수민기자(smjung@skyedaily.com)

기사입력 2018-01-09 01: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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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인국(사진) 씨는 안산시장애인체육회 소속 수영선수다. 그는 패럴림픽과 세계장애인수영선수권대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등에 참가해 금메달을 휩쓸어 체육훈장 청룡장을 수상한 이력을 지녔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이인국(남·24) 씨는 구랍 7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 마르베르카 올림피카 수영장에서 열린 세계장애인수영선수권 대회에 출전해 남자부 접영 S14 100m 종목에서 57초78초라는 세계신기록을 세워 금메달을 딴 인물이다. 7세 수준의 대화 밖에 하지 못하는 지적장애를 갖고 있지만 수영에서 만큼은 발군의 실력을 선보이고 있다.
 
대한민국 인재상과 체육훈장 청룡장 등을 수여하기도 한 이 씨가 세계신기록을 보유한 세계적인 수영선수가 되기까지는 어머니인 배숙희(여·55) 씨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어린 시절 물에 대한 공포증을 없애주기 위해 함께 배우기 시작했던 수영은 아들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다.
 
스카이데일리는 지난 5일 서울시 잠실에 위치한 올림픽 수영장에서 동계훈련으로 바쁜 이 씨와 어머니 배 씨를 만났다.
 
또래에 비해 느렸던 아들, 극도로 무서워하던 물 극복 위해 수영계 입문
 
“인국이가 돌이 지났는데도 또래에 비해 말이 늦었어요. 처음엔 그냥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죠. 하지만 뒤늦게 지적장애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큰 충격을 받았죠. 심지어 병원에 방문한 후에도 장애등급 판정 심사를 받지 않았죠”
 
▲ 이인국(사진) 씨는 런던 장애인올림픽 수영 국가대표로 참가한 이후 세계수영선수권 대회, 아시안게임 등에도 꾸준히 참가했다. 이 씨는 키 189cm, 몸무게 78kg 등 수영에 타고난 신체 조건을 갖추고 있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지적장애를 갖고 있던 이 씨는 유독 물을 무서워했다. 세수나 샤워를 할 때 닿는 물부터 비가 내리는 풍경조차 싫어했다. 아들인 이 씨를 위해 배 씨는 수영을 가르치기로 결심했다. 한 달 동안 수영장 물에 떠있기만 했던 이 씨는 물에 적응하자 생각보다 빠른 습득력을 보였다.
 
“처음 수영장에 갔을 땐 튜브만 끼고 있고 물에 들어갈 엄두조차 못냈죠. 그런데 물에 대한 공포감을 극복하자 접영, 배영 등 수영을 곧 잘 배웠어요. 플롯, 장구, 골프 등 다른 예체능도 배워봤지만 수영을 제일 잘해서 꾸준히 하게 됐죠.”
 
배 씨는 이 씨의 사회성을 길러주기 위해 또래 아이들과 어울려 같은 수업을 받게끔 했다. 대신 다른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바깥 레일을 사용하고 그룹 수업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개인수업을 추가로 받게 했다.
 
“인국이는 이해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수영 동작을 배울 때 말보단 시각 자료를 사용해야 했어요. 선생님이 동작을 사진이나 영상을 통해 가르쳐주셨죠. 수영은 예선과 결선을 치러야 하는데 집중력 탓에 예선은 쉽게 통과해놓고 결선에선 자주 떨어지곤 했어요.”
 
패럴림픽, 세계장애인수영선수권대회 등에서 우수한 기록을 보유하게 된 이후에도 이 씨는 수영 연습만큼은 게을리 하지 않았다. 실력을 유지하기 위해 동계기간에도 일주일에 3번씩 안산과 서울을 오가며 꾸준히 수영연습을 했다.
 
“연습을 하지 않으면 몸이 무거워 지는 게 보여요. 꾸준히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선 운동을 게을리 하면 안되죠. 세계 곳곳에서 열리는 다양한 장애인수영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쉬거나 게으름 피우지 않고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출전…“장애인선수 지원 절실해”
 
▲ 이인국(사진) 씨는 오는 8월 열리는 아시안게임을 위해 훈련하고 있다. 수영 외에도 몸으로 하는 것을 좋아해 우슈에도 관심이 많아 도쿄 올림픽이 끝나면 우슈를 더 배우고 싶다고 밝혔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지난 2012년 열린 런던 장애인올림픽에 참가할 당시 이 씨의 나이는 16살에 불과했다. 출전 선수 중 최연소였다. 당시 그는 예선을 1위로 통과했지만 대기실 입장 3분을 지각해 결승 경기에 출전할 수 없게 되는 안타까운 일을 겪기도 했다.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IPC) 규정상 대기실에 20분전에 앉아 있어야하는데 한국 스태프들이 이를 체크하지 못했던 탓이었다.
 
“런던 장애인올림픽에 출전할 땐 출전 경험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었어요. 패럴림픽에 출전하기 위해 세계대회 기록과 등급심사 등 각고의 노력을 들였지만 한순간에 물거품이 된 거죠. 2016년에 열리는 리우 장애인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하는 게 나을까 생각해보기도 했지만 주위의 응원 덕분에 다음 올림픽에도 출전하게 됐어요”
 
이 씨는 오는 8월에 개최되는 자카르타 아시안 게임 출전을 앞두고 있다. 런던과 리우 장애인올림픽에 이어 내후년 개최되는 도쿄 장애인올림픽에도 출전할 계획이다.
 
“인국이의 주 종목은 단거리에요. 2016년 리우 장애인올림픽에서 신기록을 거둔 100m 배영처럼 잘하는 종목 위주로 출전할 계획이에요. 미래에 대한 생각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만큼 앞으로 언제까지 수영을 계속 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순 없는 것 같아요”
 
배 씨는 아들인 이 씨가 훌륭한 장애인 수영선수로 거듭나기까지 쉽지만은 않았다고 털어놨다. 성과를 거두기까지 오랜 기간 교육이 필요한데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았다고 했다. 훌륭한 장애인 운동선수가 탄생하기 위해선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장애인 아이에게 수영을 가르쳤다가 비용 때문에 포기하는 부모님들을 많이 봤어요. 장기적으로 교육해야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지만 비용에 대한 부담이 크기 때문이죠. 장애인 선수들이 클 수 있도록 지원을 지금보다 더 늘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 씨는 수영을 통해 많은 메달과 상을 받은 소감을 묻는 스카이데일리의 질문에 “좋다”는 짤막한 대답만을 남겼다. 그러면서 “수영도 좋지만 우슈 종목에도 관심이 많다”며 “도쿄 올림픽이 끝나면 우슈를 더 하고 싶다”고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정수민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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