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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초등학교 내 어린이집 설치 논란

인재양성 요람 초등학교 내 보육시설 설치 ‘웬 말’

기능 다른 두 시설에 학부모·전문가 근심…“초등생 위한 시설 마련돼야”

정수민기자(smjung@skyedaily.com)

기사입력 2018-01-12 17: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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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는 국민생활에 필요한 기초적인 초등교육을 실시하는 교육기관이다. 정서 및 인성 발달·교육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역할의 중요성 때문에 교육기간도 6년이나 된다. 중·고등학교를 합친 기간이다. 하지만 최근 초등학교 본연의 역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만한 사안이 불거져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출산율 저하로 학생수가 줄면서 초등학교 내에 빈교실이 생겨나기 시작했는데 이를 어린이집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에 초등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은 물론 안전 문제가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초등학교의 본래 주인인 초등학생들 위한 공간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스카이데일리가 초등학교 빈교실의 어린이집 활용 움직임을 둘러싼 논란과 이에 대한 주변의 반응 등에 대해 취재했다.

▲ 초등학교 빈 교실을 어린이집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생겨나자 이에 대한 반발 여론도 거세게 일고 있다. 사진은 어린이집을 나서는 아이와 부모 [사진=스카이데일리DB]
 
최근 초등학교 빈 교실의 어린이집 활용 움직임이 본격화 되자 이에 대한 반발 여론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미취학 아동과 초등학교 유휴교실 수의 지역별 편차가 커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게 반대측의 주장이다. 초등학교 빈 교실이 많은 곳엔 어린이집 이용 인구가 적은 반면 빈 교실이 적은 곳은 오히려 어린이집 이용 인구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안전문제 발생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초등학교 자체가 초등학생들의 교육에 맞게끔 설계된 만큼 그에 걸맞은 시설로 사용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게 대다수 학부모들과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초등학생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는 사립학원 등에 임대를 주는 방안이 하나의 예로 제시됐다.
 
보호 vs 교육…기능 다른 두 시설 동거, 관계부처 간 찬반격론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초등학교 유휴교실을 어린이집으로 활용하는 방안에 학부모들은 물론 일반 대중들의 관심도 모아지고 있다. 각종 예능프로그램 출연으로 대중적 지지를 쌓고 있는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청와대 청원을 통해 이를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더욱 주목받는 분위기다.
 
통계청에 따르면 만 6세에서 만 11세까지의 초등학교 학령인구는 지난 2012년 290만7732명에서 지난해 281만2677명으로 5년 새 약 3% 감소했다. 지난 2008년(326만6757명)과 비교하면 무려 14%나 줄어든 수치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배현정] ⓒ스카이데일리
 
초등학교 학령인구가 감소하자 초등학교 내 빈 교실도 증가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노웅래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시·도 교육청 유휴교실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기준 전국 유휴교실은 6162개에 달한다. 초등학교 빈 교실을 활용한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이 제기된 배경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대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우선 관계부처 간 견해부터 엇갈리고 있다. 어린이집의 담당부처는 보건복지부로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고, 초등학교는 교육부가 담당하며 시·도교육청이 관리한다.
 
보건복지부는 부족한 부지해소, 비용 절감과 더불어 국공립 어린이집을 늘릴 수 있다는 점을 제시하며 찬성 입장을 내비췄다. 초등학교 유휴교실을 어린이집으로 사용하면 신축 어린이집 설립 비용인 16억8000만원에서 1억2000만원으로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또한 울타리, 담, 출입문 분리 등을 통해 초등학생의 학습권 침해나 안전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교육부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학교와 어린이집은 설립목적 자체가 다른데다 충분한 협의없이 진행된다면 각종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단순히 어린이집 원생과 초등학생이 같은 공간에 공존해야 하기 때문에 안전상 우려도 높은 만큼 단순히 비용 절감만을 이유로 도입하기엔 위험부담이 크다는 설명이다.
 
결국 지난해 11월 ‘초등학교 유휴교실을 국공립 어린이집으로 용도 변경할 수 있다’는 조항의 신설을 골자로 한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무산됐다. 초등학교를 담당하고 있는 교육부와 충분한 협의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초등학교 유휴교실과 어린이집 이용대상 인구의 지역별 편차가 크기 때문에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노웅래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세종시의 경우 보유교실 수 대비 유휴교실의 비중은 9.18%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반면 어린이집 이용대상인 만 0세에서 만 5세 인구는 2만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적다.
 
서울은 그 반대다. 서울 지역 초등학교 유휴교실 비중은 0.24%로 전국에서 3번째로 적다. 어린이집 이용대상 인구는 44만명으로 전국 2위를 차지했다. 사실상 지역별 편차로 인해 초등학교 유휴교실을 어린이집으로 활용한다하더라도 실제 적용받는 인구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4살 자녀를 키우고 있는 박진아(여·36·가명) 씨는 “비용절감 측면의 리모델링은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며 “어린이집과 초등학교, 어린이집 원생과 초등학생은 서로 분명하게 다르기 때문에 곳곳에 위험요소와 사각지대가 도사리고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경기도 교육청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시·도교육감협의회입장을 발표한 이후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어린이집 설치는 고려해야할 점이 많아 졸속으로 처리되면 많은 문제 초래하기 때문에 충분한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전히 열악한 초등학교…“초등교육 사립학원 등 초등학생이 위한 시설 마련 우선돼야”
 
▲ 서울시 교육청은 어린이집으로 활용하는 것보다 초등학생을 위한 시설이 먼저라는 입장이다. 사진은 방과 후 서울 시내 위치한 PC방에서 게임을 하는 초등학생들 [사진=스카이데일리DB]
  
학부모 및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초등학교 빈 교실을 초등학생을 위한 시설로 활용하는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기존 초등학생을 위한 시설조차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초등학생을 위한 놀이시설, 교육시설 등을 마련하는 방안이 효과적이라는 주장이다. 일각에서는 초등교육 사립학원에 임대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이희재(여·39) 씨는 “아이들이 감소해 교실이 남았다는 의미는 소수의 아이들에게 집중적으로 질 좋고 다양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며 “학원 등이 아니면 갈 곳이 부족한 학생들이 피씨방을 전전하지 않고 건전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서울시의 경우 정규 교육과정을 위한 교실도 부족하다”며 “교육과정 운영에 필요한 특별교실, 돌봄교실, 방과 후 교실 등도 부족해 겸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빈 교실은 초등학교 정규 교육과정을 충족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 우선이다”며 “교육과정이나 학생 수에 따라 교실을 사용해야 하는 경우의 수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초등학교 유휴교실을 초등학생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해 성공한 사례는 이러한 주장에 무게를 싣고 있다. 수원시는 지난해 6월 세류중학교, 수원시청소년육성재단 등과 협력을 맺고 청소년을 위한 토론방, 뮤지컬룸, 댄스룸 등 다양한 동아리 활동 공간을 마련해 호평받은 바 있다.
 
이승은 한국교원대 교육학과 교수는 “어린이집은 아예 교육과정이 없는 보육기관이기 때문에 초등학교와는 성격 자체가 다르다”며 “초등학교에 유아시설이 들어서는 과정에서 초등학교 교육과정에 방해될 수 있는 우려감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어린이집과 초등학교는 담당부처가 다르기 때문에 특히 안전문제와 관련해 책임소재가 논란이 될 수 있다”며 “안전사고 예방차원에서 초등학생의 자유로운 활동에 제약이 뒤따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수민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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