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시대 개막앞둔 효성그룹 마지막 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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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임 및 비자금조성 혐의 검찰 출석…조 회장 측근 구속영장 두 차례 기각되기도

유은주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1-15 13:18:13

효성 지배구조 개편이 본궤도에 오른 가운데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의 검찰수사의 향방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15일 서울중앙지검 조사2부에 따르면 오는 17일 오전 9시 30분 조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조 회장은 현재 수백억원대 배임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지난해 참여연대 등은 조 회장 등을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조 회장이 지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세 차례 걸쳐 부실 계열사 갤럭시아포토닉스를 총 545억원에 인수해 효성에 막대한 손해를 입혔다는 내용이 골자다.

검찰은 갤럭시아포토닉스에 지원된 자금이 다른 목적으로 빼돌렸는지 여부까지 포함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11월 본사 및 효성 관계사, 관련된 인물들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조 회장은 유령회사를 이용해 일명 ‘통행세’를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지난해 말 효성그룹 건설부문 박 모 상무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구속됐다. 박 상무는 수년 동안 아파트 홈네트워크 설비를 조달하는 과정에서 제3의 업체를 끼워 넣고 '통행세'를 매겨 회사에 100억원대 손해를 입힌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검찰은 효성그룹이 비자금을 조성할 목적으로 박 상무에게 이 업체를 중간에 넣으라고 지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유령회사를 설립한 홍 모 씨는 조 회장의 측근으로 알려졌다. 수사를 위해 검찰이 구속영장을 발부했지만 두 차례 기각됐다.

논란의 당사자인 조현준 회장은 최근 지배구조 개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효성은 지주·섬유(효성티앤씨)·중공업(효성중공업)·산업자재(효성첨단소재)·화학(효성화학)으로 인적분할 할 예정이다.

효성이 인적분할 되면 오너일가가 보유하고 있는 신설사업회사 지분을 지주사에 현물출자하는 방식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과정에서 조 회장이 분할 사업회사 주식을 지주사 주식과 맞바꾸거나 지분 매각대금으로 계열사나 지주사 주식을 더 사들인다면 조 회장의 지배력이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효성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되면 총수일가의 경영권이 강화되는 것 뿐만아니라 지배구조가 투명해지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최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지주 설립 후 보다 더 강력한 지배력을 얻게 된 것과 일맥상통하는 셈이다.

조 회장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조현준 체제를 만들기 위한 기반다지기에 들어갔다. 지난해 9월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 당시 공직자로 활동하던 인물들을 사외이사로 선임한 뒤 효성 경영체제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이들로 구성된 투명경영위원회 설치했다.

지배력 강화를 앞둔 조 회장이 보다 완벽한 지배력을 얻기 위해선 수년 째 지속되고 있는 비자금 조성 혐의를 벗고 투명한 경영자라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효성그룹 관계자는 “오랜된 사안이고, 조현문 변호사가 수백억원대의 비자금 조성 등의 의혹이 있다며 고소·고발 했지만 억측에 불과하다”고 해명하며 “비자금 조성의혹으로 불리는 일련의 사안들은 신성장동력을 발굴함으로써 그룹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다”고 부연했다.

[유은주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유은주 기자 dwdwdw0720@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