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신동빈 정경유착 의혹 진실 밝혀야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데스크칼럼

스카이데일리 칼럼

김신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2-19 00:01:19

우리나라 경제계가 또 다시 술렁이고 있다. 재벌기업 총수 구속 사태가 재차 발발했다. 롯데그룹 총수 신동빈 회장 얘기다. 설 연휴 전인 지난 13일 신 회장은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한 1심 판결에서 징역형(2년 6개월)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 상태에 놓이게 됐다. 롯데그룹은 51년 역사상 최초로 ‘총수 부재’라는 초유의 사태에 직면하게 됐다.

앞서 신 회장은 롯데월드타워 면세점 특허권을 얻기 위해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제공한 제3자 뇌물공여 혐의를 받고 재판에 넘겨졌었다. K스포츠재단은 박 전 대통령의 비선실세로 알려진 최순실 씨가 설립한 재단이다. 1심 재판부는 신 회장이 K스포츠재단에 건넨 70억원을 월드타워 면세점 특허와 관련된 대통령의 직무집행에 대한 대가, 즉 ‘묵시적 청탁’으로 봤다. 특혜에 따른 댓가성 뇌물을 지급했다고 본 것이다.

신 회장 구속 이후 그동안 롯데그룹을 둘러싼 정격유착 의혹, 그 중에서도 역대 정부의 각종 특혜 의혹들이 다시 수면위로 부상하는 분위기다. 현재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사안은 이명박 정부 시절 불거져 나온 특혜 의혹이다. 롯데그룹이 이명박 정부 시절 가장 많은 성과를 거둔 기업으로 손꼽혀 온 이유에서다. 그 과정에서 정경유착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대표적인 사안은 제2롯데월드 인·허가 문제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숙원사업으로 불리는 제2롯데월드 타워 건설은 무려 30년 동안이나 지지부진하다 결국 이명박 정부 시절 꽃을 피웠다. 정부는 인·허가 문제에 있어 가장 걸림돌이었던 성남공군기지 활주로 문제를 해결해줬다. 비행장 활주로를 교체하는 파격적인 결단을 내렸다.

과거 서울 서초구 서초동 롯데칠성본사 부지에 대한 용도변경 추진 역시 특혜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당시 롯데그룹은 해당 부지를 주거지역에서 상업지역으로의 용도변경을 추진했다. 상업지역으로 변경하게 되면 토지 활용 방안이 다양해져 가치가 크게 상승한다. 당시 강남구 삼성동 본사부지 활용방안을 두고 고심하던 한국전력 등을 비롯한 숱한 대기업들의 요구가 묵살되던 시점에 유독 롯데그룹만이 꿋꿋하게 추진했다는 점이 주목됐다.

제2롯데월드 인·허가, 롯데칠성본사 부지 용도변경 추진 등을 두고 당시 정치권은 물론 시민사회에서 조차 롯데그룹에 대한 이명박 정부의 특혜가 아니냐는 의혹이 거세게 일었었다. 그 배경에는 롯데그룹 오너 일가와 이명박 전 대통령 간에 긴밀한 관계가 자리하고 있었다. 이를 입증할 만한 각종 정황 증거 역시 상당했다.

일례로 이 전 대통령은 한나라당 경선 시절부터 소공동 롯데호텔 31층 로열스위트룸을 접견실 및 집무실로 사용했다. 대통령에 취임한 후에는 ‘제2롯데월드 신축불허’ 결정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앞서 롯데그룹 오너 일가는 이 전 대통령의 서울시장 시절에도 돈독한 관계를 자랑했다. 문정동 일대 개발 과정에서 롯데그룹 오너 일가가 서울시의 토지 수용에 적극 협조한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이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을 역임하던 2004년, 서울시는 문정2동 일대 3만 2500평 규모의 법조타운과 37만 평 규모의 미래형 산업·업무 단지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이 전 대통령의 역점 사업인 청계천 개발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었다. 개발을 반대하던 청계천 상인들의 새로운 터전을 그곳에 마련해야 했기 때문이다. 사업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지자체 주도의 대규모 개발 사업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인 토지 수용 과정에서의 마찰도 없었다. 서울시에 토지를 선뜻 내어준 당사자는 다름 아닌 신동빈 회장과 형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었다.

신 회장 형제는 일찌감치 사업 예정지 내에 대규모 토지를 개인 명의로 가지고 있었다. 두 사람은 사업 발표 약 1년여 후인 2005년 보유 토지를 전부 개발 주체인 SH공사에 넘겼다. 공시지가와 비슷하거나 조금 넘는 금액으로 보상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부동산 업계에서는 통상적으로 개발이 이뤄지면 기존 땅주인 입장에서는 되도록 많이 받기위해 협상 과정을 거치기 마련인데 이상하리만큼 급속도로 진행됐다는 반응이 상당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문재인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적폐청산의 깃발을 내걸고 과거 정부의 비리 의혹에 대해 강도 높은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가장 중점이 되고 있는 사안은 이명박정부 당시 불거져 나온 각종 비리 의혹에 진상 규명이다. 검찰은 관련 내용에 대한 증거를 수집하고 증인을 소환해 수사의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수사가 진행 될수록 당시 최고 권력자였던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압박 수위도 올라가는 분위기다.

하지만 유독 이명박정부 시절 롯데그룹을 둘러싼 특혜 의혹에 대한 수사는 아직까지 시작조차 하지 않고 있다. 이명박정부 시절 불거진 롯데그룹 특혜 의혹은 신동빈 회장의 구속을 야기한 박근혜정부 시절의 특혜 의혹과 많이 닮아있다는 점에서 수사가 하루 빨리 진행되야 한다. 법원이 이미 박근혜정부 시절 불거진 특혜 의혹에 대해 신동빈 회장의 유죄를 선고한 이상 비슷한 사안에 대해 더 이상 시간을 끌어선 안 된다는 게 지금의 국민 여론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김신 s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