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손경식 최저임금인상 억제해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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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손경식 최저임금인상 억제해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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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현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2-28 00:00:44

올해 최저임금은 시급 7530원이다. 전년보다 16.4% 인상된 금액이다. 매년 인상폭을 두고 잡음이 많다. 높은 물가상승률을 지칭하며 시급 1만원 시대를 주장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자영업자·소상공인들도 서민이라며 상향하되 적정선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같은 서민일지라도 급여를 받는 노동자 혹은 직원을 둔 영세 사업자 여부에 따라 첨예하게 여론이 엇갈린다. 민주주의 사회기에 누구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만큼 사회적 공론화라 일컬어지는 ‘건강한 분쟁’이라 할 수 있다. 이때 제 역할을 하는 것이 이익단체다. 같은 생각과 시선을 가진 이들이 조직화 돼 보다 힘 있게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노동계가 ‘삶의 질’을 무기로 폭 넓은 최저임금을 주장한다면 이에 맞서 현실적인 안배와 적정수준의 상향 폭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측이 재계다. 각자의 목소리를 충분히 낼 수 있는 사회기에 적어도 이들의 입장은 각계를 대변해야 함이 옳다. 그리고 양 측의 대립과 연속된 반박이 우리 사회를 더욱 풍요롭게 해준다.

그렇기에 27일 최종적으로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경총) 회장직을 수락한 손경식 CJ그룹 회장이 다소 우려스럽다. 경총은 전국경제인연합회·대한상공회의소 등 유사한 성격의 단체들 중에서도 가장 보수적인 색채를 들어내며 최저임금 등의 반대를 주장했던 곳이다. 자연히 경총의 수장 역시 기존 경총과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손 회장이 과연 그럴 수 있을지 다소 의문이다. 손 회장은 대표적인 친정부 성향의 경영인으로 분류된다. 전임 정부에서도 소위 ‘좌파기업’으로 낙인 찍혔던 CJ그룹의 오너 일가 중 한 사람이자 전문경영인이다. 또한 이번 회장 선임을 둘러싼 정치적 외압논란까지 빚어진 바 있다. 의심스러운 구석이 여럿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손 회장의 경총 회장직 수락을 두고 높은 폭의 최저임금 상향을 주장하는 현 정부의 임무를 띤 특사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가장 강경하게 논쟁해야 할 경영계 우두머리에 노동친화적 성격을 띠는 정부와 유사한 색채를 띠는 기업인을 통해 원활한 정치활동을 펼치겠다는 일종의 의혹이 제기된 셈이다. 더해진 정치외압 논란은 이 같은 의혹이 증폭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결국 신임 경총 회장을 향한 우려의 시선이 재계를 넘어 소상공인들에게까지 전파될 수 있는 셈이다. 노동계를 대표할 수 있는 노조위원장에 해당 기업 오너의 외삼촌이 내정된 격이라 설명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어울리지 않는 인사라는 지적이 나오는 까닭이다.

경영인 손경식 회장은 충분히 그 자리에 어울릴만한 인사임에는 틀림없다. 다만 그의 정치적 색채와 그간 비춰진 면면이 경총을 향한 우려로 자리 잡는 데 충분 그 이상의 역할을 했다. 이는 여지없다. 결국 경총의 향후 방향성에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최저임금 등 다양한 사회적 현안에 따라 국민이 한 목소리를 낸다면 이는 분열 없는 사회가 아니라 비(非) 민주적인 사회다. 민주적인 사회란 시끄러운 사회며 성숙한 민주주의 사회란 그 시끄러운 난리통을 사회적 공론화라 부르며 장려하고 모두의 생각과 발언을 존중하며 결과적으로 가장 합리적인 결과를 도출해내는 곳이다.

그렇기에 견해의 차이와 옳고 그름을 떠나 최저임금 인상에 경총은 적극 반대하고 억제해야 한다. 사회적으로 그런 책임이 있는 이익단체다. 그것이 곧 맡겨진 사회적 책무다. 공론화의 한 축에 서야 하며 이는 곧 경총 존재의 이유기도 하다. 각종 논란과 의혹 속에서 경총 회장직을 수락하게 된 손경식 회장이 부디 이 부분에 관심을 갖고 주목하길 바라본다.

[김도현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김도현 dh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