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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권능에 의지할 때 가난의 함정
[전편에 이어] 문명은 자연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축적한 지식을 인간에게 편리한 도구적 측면의 부로 기능하게 하는 자기투쟁의 결과물이다. 문명은 필연적으로 권력과 계급을 낳으면서 투쟁의 역사를 자가순환하고 그 속에서 부의 질서를 형성시켜 왔다. 종교의 성서들이 언어의 권력으로 영혼의 큰 성을 쌓았다면 문명은 수학과 기하학이란 수리적 설계로 부의 성을 축조했다. 수학은 자연의 질서를 기막히게 표현해 낸 권능으로 활약하면서 신과 인간을 잇는 문명 그리고 부의 기둥이 됐다. 수학은 수없이 분파된 정교한 학문들의 주춧돌이 되면서 인간에게 지식 권력의 씨앗을 뿌렸다. 현대문명에서 이 같은 지식들은 또 하나의 권력으로 작동하면서 문명의 축을 덧댔다. 결국 자연의 정교한 원리를 알아나가는 과정의 중심에 서면 부와 권력을 지향해 나갈 수 있지만 그 곁가지에 있거나 멀리 있으면 가난의 질곡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자연의 질서는 곧 사건의 섭리이고 그것은 순간순간 요동치는 에너지의 흐름이다. 돈이 에너지 흐름이라는 것을 다시 반추한다면 가난은 에너지 흐름에서 스스로 멀어지거나 소외되는 현상이다. 부와 가난을 완벽한 보편성의 원리로 가지를 칠 수 없지만 전체적인 질서 환경에서 에너지의 흐름을 타지 못하거나 역행하면 가난은 피할 수 없다. 인류 문명사에서 자연의 섭리를 체계적으로 쌓아 놓은 지식이 권력의 중심이 된 배경이다. 지식은 에너지의 흐름을 타는 길을 직관과 통찰로 알게 해주는 핵심 가교다.
에너지 흐름을 타지 못하도록 하는 주체는 기하학의 원리를 도입하면 타자 같은 에고다. 기하학은 수많은 사례에서 자연의 원리가 그렇듯 동일성의 구분이 즉시 가능한 섭리를 대변한 언어다. 정밀한 측정이 불가능한 동일성을 기하학은 즉시 해결한다. 에고는 타자를 거울로 삼아 기막힌 위장전술로 기생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타자다. 에고와 타자는 동일성을 구분하기 힘든 상황에 늘 처해 있다. 그런데 이 타자는 기생하는 생존 조건을 항상 우선에 두기 때문에 돈의 권능을 무시하거나 모르기도 한다. 타자라는 것을 염두에 두기는 극도로 힘들고 끝내 어렵기도 하지만 언제든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이 타자가 돈의 권능에 분별심을 유독 심하게 가지면 완전한 타자지만 그럴수록 기생하는 환경에 더 빠져 에너지 흐름을 타지 못하게 된다. 타자가 지배하는 환경에서 가난은 피할 수 없다.
그래서 에너지 중 돋보이는 흐름이 자유다. 자유는 에고라는 타자를 배격하는 힘을 가졌다. 자유시장은 에너지 흐름이 상시적으로 가장 강열한 곳이다. 에고와 타자가 인식될 에너지 흐름이 역동하고 있다. 인식이 되면 구분이 되고 구분이 되면 자연스럽게 떨쳐 버릴 수 있다. 자유는 바로 생명의 소중한 자기가치를 확인해 가는 파동성의 얽힘 과정이기 때문에 내적 파동성에 그치는 에고를 멀리할 힘을 갖는다. 이 파동은 자유시장의 모든 에너지와 함께 한다. 시장에서 치열한 삶의 과정 자체가 생명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힘들다고 피하면 가난의 연속이다. 에고라는 타자는 그것을 피하려고만 한다.
자유시장의 역동성은 기준계를 바꾸어 나아가면서 효율성을 올리는 일 가치가 있지만 그 일 가치에 지친 심신을 달래기 위한 비역동적 쉼도 포함되는 대칭의 조화가 관통하는 질서다. 역동성에 내재한 비역동성이 하나라는 것 또한 이율배반의 진리라는 점을 감안하면 자유와 그 시장은 일종의 관성이다. 관성은 멈춤의 성질 그리고 운동하려고 하는 성질의 고집이 센 에너지라는 점을 반추하면 자유는 양자를 모두 묶는 질서자의 위치에 있다. 자유시장에서 쉼과 운동성이 끝없이 반복되면서 에너지가 역동할 때 일 가치가 실현된다. 그것이 파동의 무한 얽힘 구조다. 이를 기반으로 한 자유시장에서 쉼의 관성은 창조의 시간이고 운동의 관성은 생산의 시간이다. 창조와 생산이 무한히 꼬여 마치 무한한 직조물을 이루는 형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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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고윤석] ⓒ스카이데일리 |
직관과 통찰은 쉼을 통해 가장 크게 얻어진다는 점에서 기준계를 과감히 설정하는 시작이다. 쉼은 곧 응축의 과정이지 에너지가 꺼지는 시간이 아니다. 자유시장의 부는 쉼의 관성을 강하게 유지하고자 할 때 효율성의 수레바퀴가 구를 준비를 한다. 창조가 빛을 발하면 생산성이 커지면서 효율성이 큰 에너지를 양산한다. 가난에 빠지는 비자유인들의 특성은 자신의 관성을 모르거나 무시하는 경향성을 가졌다. 직관과 통찰의 여유를 갖지 못한다는 것은 자연의 질서에 대한 거부임을 스스로 잘 모른다는데 있다. 이 때 자유시장의 사람들은 수학의 원리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 원리를 기반으로 한 사유적 사고에 유연하면 통찰을 하기 쉬워진다. 이것이 자유시장의 강력한 권력으로 기능하고 있다. 가난은 이를 기피하거나 모르면 필연적으로 찾아드는 원리의 문에 있다.
국가도 선진국 반열에 오르기 위한 조건은 자연의 원리를 얼마만큼 많이 이해하고 축적하느냐에 좌우된다. 이는 추종이 아닌 창조이기 때문에 반드시 직관과 통찰을 전제로 하면서 사건의 섭리에 늘 서는 위험을 자처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개인이든 국가든 이것이 진정한 자유로의 항진이다. 자유는 그래서 일 가치를 중심으로 그 가치를 끌어 올리는 역동성과 에너지 발산을 미세조절하는 비역동성을 포괄한다. 전자는 개척하는 자의 위대한 자유이고 후자는 창조하는 자의 성스러운 영혼의 자유다. 예컨대 알렉산더는 개척하는 자유를 온 몸에 휘감은 채 제국의 땅을 일구며 말을 내달렸고 베에토벤은 영혼의 자유를 온 몸에 칭칭 동여매면서 인류 역사상 전무후무한 교향곡을 작곡했다.
광대한 땅을 얻은 자유도 신적 경지의 음률로 심금을 울린 자유도 돈을 버는 일과 직접적 관련이 작아 보인다. 하지만 진정한 부자는 이런 유형의 자유를 일군 사람들이다. 이들에겐 물질적 부와 영혼의 부가 있었다. 돈을 쌓아 놓은 부자라고 해도 영혼의 자유를 잃을 때 없는 자의 질곡과 유사한 길을 걷는다. 돈의 기준만으로 가르는 부자와 빈자는 자유를 잣대로 놓고 판단할 여지가 작아진다. 큰 기업을 일궈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큰돈을 번 사업가들은 분명 자유를 가꿨다. 자신만의 자유 영역은 늘 만족스럽지 못했기에 호전적인 울타리를 키워가면서 시작을 멈추지 않은 자유의 길을 개척했다. 하지만 큰 성공을 거둔 부자라고 해도 행복하지 않거나 불운을 초래하는 경우 불안과 공포를 동반하기에 결국 스스로 자유를 억압한다. 부는 기하학의 동일성 원리로 가난과 하나라는 생각을 가질 때 부의 길을 더 가꿀 수 있다는 것이다.
| [목차]부(富)와 에너지 본질에 대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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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들어가며
…생명과 돈의 가치(價値)
1. 에너지 얼개
1-1. 시간 속 에너지
1-2. 공간 속 에너지
1-3. 시간의 탈출
1-4. 공간의 탈출
1-5. 시공간의 무한성
1-6. 시공간의 절대성
1-7. 에너지 가치
2. 자본주의와 돈
2-1. 무형의 가치
2-2. 순환의 가치
2-3. 가치의 탄생과 소멸
2-4. 자본의 응집력
2-5. 무한 창조력
2-6. 악마의 타락
2-7. 천사의 옷
3. 부자로 가는 길
3-1. 양자장의 진실
3-2. 초에너지 법칙
3-3. 허구의 선과 악
3-4. 힘의 쌍방향성
3-5. 부자 되는 길
3-6. 가난에 빠지는 길
3-7. 큰 부자의 조건
4. 부자로 남는 길
4-1. 신성의 능력
4-2. 신성의 무능
4-3. 원초적 탐닉성
4-4. 인간의 전지전능
4-5. 타락하지 않는 힘
4-6. 과정의 가치
4-7. 영원한 부자
5. 돈의 미학
5-1. 이성의 가치
5-2. 경험의 가치
5-3. 존경받는 사람들
5-4. 인간의 조건
5-5. 신의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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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척도로 빈부를 논하는 것은 늘 변화하는 현재성에 기준하는 것이기에 그 현재에 따라 실제의 빈부는 널뛰기를 한다. 돈이 있어도 그리고 돈이 없어도 자유가 항구적으로 유지될 여지는 지극히 제한된다. 가난은 그래서 현재형 부자들에게 더욱 치명적일 수 있다. 애초부터 가난한 상황에 있으면 대개 그 가난이 창살과 공포로 다가오지 않는다. 가난에 빠지는 길을 예상하고 염려하는 것은 돈을 번 부자들의 진정서 있는 자아성찰이다. 하지만 부자들 대부분은 누구나 가난에 빠질 벼랑을 향해 간다는 것을 잘 알고 인정하면서도 그것을 보지 않으려 하는 것이 현실이다. 가난의 계곡을 가보지 않는 부자들의 행보는 가난 자체를 상상하지 않거나 무시하기 일쑤다.
지극히 상식적인 이치를 간과하면 자연의 질서는 예외도 없고 용서도 없다. 가난은 반드시 찾아오는 자기 안의 주인으로 자리 잡는다. 그래서 부를 품었다고 생각되면 그 가난의 항진을 알면서도 그 길을 가려고 행위하는 원인을 살펴야 한다. 자유가 일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길이 아닌 것으로 착각하는 순간을 알아채야 한다는 것이다. 안락하고 편안하게 위압적인 돈 권력에 의지하는 것을 자유라고 판단하기 시작하는 흐름이 부의 환경 속에 필연적으로 내재해 있다. 그 자유는 사회적 소외의 창살로 가는 길이다. 이 길을 알면서도 걸음을 멈추지 않는데는 돈이 갖고 있는 권능에 아무 생각 없이 의지한 결과다.
돈의 역습은 가차없다. 돈은 일 가치의 소중함을 잃을 때 그 소유한 자에게 비참할 만틈 치명타를 가해 종국에는 가난의 나락에 떨어뜨린다. 돈을 경계하지 않는 무지함은 인간이 돈을 좌지우지 할 수 없다는 한계를 부정하는 오만함에서 나온다. 그 무지가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까지 가난의 질곡에 빠지게 하는 비극을 초래한다. 지식이 그것을 막는 최선의 방패다. 지식은 원리를 알게하는 거울이다. [계속]
[스카이데일리 알앤알(R&R, Rich-Research) 학술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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