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조선시대 전통 서화, 문화재 가치 재발견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문화산업

문화재청, ‘이정 필 삼청첩’ 등 9건 보물로 지정하기로

이경엽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3-23 20:49:33

그동안 국가지정에서 소외되었던 조선 시대 서화가들의 작품을 발굴해 가치를 재평가한 결과가 공개됐다.

문화재청은 ‘이정 필 삼청첩’ 등 조선 중·후기 서화가들의 작품 6건과 전적, 불화 등 3건을 포함해 총 9건을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이번에 보물 지정 예고는 문화재청과 간송미술문화재단과 협력을 통해서 이뤄졌다.

그동안 조선 시대 서화가들의 작품을 발굴한 결과 추사 김정희, 이정, 이징, 심사정, 김득신 등 보물 지정이 처음으로 이루어진 예술가들의 작품이 대거 보물로 지정됐다.

분야 역시 사군자, 화조화, 풍속화 등 다양하게 걸쳐 있다. 앞으로 해당 분야에 대한 지정정책의 합리성을 높이고 보존관리 환경을 마련할 수 있는 기반이 촉진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정 필 삼청첩’은 조선 시대 묵죽화를 대표하는 인물인 탄은 이정의 작품이다.감색으로 물들인 비단 위에 매화, 난초, 대나무를 금니로 그렸다. 조선 시대 사군자화의 흐름을 파악하는 데에 중요한 작품이자 조선 시대 최고의 묵죽화가 이정의 수준 높은 필력을 보여주는 대표작이다.

‘이징 필 산수화조도첩’은 조선 중기를 대표하는 화가 허주 이징의 그림을 모은 첩이다. 이식, 이명한 등 당대 유명 문인들의 시문 37점이 함께 수록돼 있다. 이 서화첩은 이징의 62세 무렵인 1652년 경 제작된 것이다.

이 서화첩은 이징이 화조·영모 분야를 비롯해 산수 역시도 17세기 회화를 선도한 역량을 보여주고 있다. 그의 작품세계를 이해하는 기준작으로서 의미가 크다. 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시서화 합벽첩이자 조선 중기 산수화 조화 중 드물게 작가와 제작 시기를 알 수 있는 작품이다. 이 때문에 한국 회화사 연구의 중요한 편년작으로 가치가 높다.

‘심사정 필 촉잔도권’은 조선 후기 대표적인 문인화가 현재 심사정이 죽기 1년 전인 1768년 8월에 당나라 시인 이백의 시 ‘촉도난’을 주제로 하여 촉으로 가는 험난한 여정을 그린 대규모 산수화다.

‘김득신 필 풍속도 화첩’은 조선 후기 화가 긍재 김득신이 그린 풍속도 8점으로 이루어진 화첩이다. 김득신은 백부 김응환, 동생 김석신, 아들 김하종으로 이어진 18세기 이름난 직업화가 가문 출신이다.

‘김정희 필 서원교필결후’는 김정희의 친필 원고이자 이광사의 서예 이론을 전반적으로 검토하면서 자신의 견해를 서술한 것이다. 글씨를 연마하는데 있어 금석문 고증의 필요성을 강조한 내용은 우리나라 서예이론 체계를 연구하는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해 준다.

‘김정희 필 난맹첩’은 묵란화 16점과 글씨 7점을 수록한 서화첩이다. 김정희의 전담 표구장인인 유명훈에게 선물로 주기 위해 제작한 것이다. 글씨 뿐 아니라 사군자에도 능했던 김정희는 관련 작품을 여럿 남겼지만 ‘난맹첩’ 처럼 묵란만 모은 사례는 이 작품이 유일하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번에 지정 예고한 ‘이정 필 삼청첩’등 9건에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 동안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며 “문화재청은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의 문화재를 지속해서 발굴해 국가지정문화재의 제도 아래 귀중한 문화재가 안전하게 보존관리 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자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경엽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이경엽 기자 yeab123@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