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진출 노리는 카드사…소비자 피해 주의보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전문가칼럼

김덕용의 ‘바른 보험’

카드사의 전형적인 가입유도식 마케팅…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 몫

김덕용 필진페이지 + 입력 2018-03-26 12:47:29

보험설계사를 통해서만 보험가입을 할 수 있다는 말은 이제 옛 말이다. 휴대폰이 대중화 되면서 언제부턴가 자연스레 전화로 보험을 가입 할 수 있게 됐으며 이후 급속한 인터넷의 발달로 이제는 스스로 알아보고 선택해 가입할 수 있게 됐다. 이런 보험들을 두고 통상 다이렉트보험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어느덧 기존의 설계사를 통한 가입보다는 사업비가 절감이 되고 내가 자유자재로 상품을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매력을 느낀 소비자들이 자주 이용하는 채널이 됐다. 이 때문인가. 이 다이렉트 보험 채널에 앞으로 카드회사도 본격적으로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가끔 카드 포인트나 카드 사용실적에 따른 우대조건으로 간단한 상해보험이나 보장금액이 낮은 암 진단금 정도를 판매하는 경우는 드물긴 하지만 실제 접해본 적은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카드회사가 본격적으로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한다. 가장 큰 이유는 수익성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카드회사의 경우 가맹점의 수수료 인하 및 각종 정책들로 수익이 갈수록 악화되다 보니 나름대로 수익을 기대해 볼 수 있는 보험업종에 관심을 가지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에 대해 필자는 조금 우려를 표하고 싶다.

다이렉트보험의 경우 앞서 말했듯 보험설계사를 통한 보험가입보다는 사업비가 절감되기에 보다 더 저렴한 보험료로 보험을 가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는 극히 단순한 논리에 불과하다.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는 법. 자칫 값싼 비지떡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이렉트 보험은 보편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보험가입자 수를 늘리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가격이라는 측면을 빼고 보장범위와 특약의 구성 정도, 마지막으로 내가 원하는 보장들의 선택유무 가능 등의 요소들을 살펴보면 아직까지는 많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이유는 멀리서 찾을 필요없다. 보험회사도 돈은 벌어야 하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사업비를 최소화 시켜준다고는 하나 분명 수익을 내야 하는 구조 자체는 유지해야 하지 않는가.

또한 보험 설계사를 통한 대면 채널은 시간을 두고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수집할 수 있는 반면 다이렉트 보험채널은 소비자가 기본적인 지식을 갖추지 않는 이상 정보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상당히 제한적이게 된다. 그래서 시간이 한참 흐르고 난 뒤에야 자신이 무얼 잘못 알고 있었는지 알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단점들에 노출이 돼있는 다이렉트보험채널에 카드회사까지 발을 뻗어 상품을 개발하고 영업시장을 구축한다 하니 보험업계에 종사하는 한 사람으로서 소비자를 먼저 생각해 볼 때 단순히 반길만한 소식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바뀌지 않는다면 결국에는 다이렉트 보험가입 채널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내줄게 뻔하기 때문이다. 일단 가입부터 시키고 보자는 식의 가입유도식 판매법이 현재처럼 그대로 암암리에 지속된다면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

카드회사들은 보험도 보험이지만 분명 신용카드 실적증진도 목적의 일환으로 두고 있을 것이다. 보험가입을 통한 수익도 수익이지만 신용카드를 이용하게 끔 하려고 할 것이 분명할 것이라는 예상도 조심스레 해본다. 그럼 현재 민영보험회사들의 골칫거리인 신용카드 보험료 자동납부 불가에 대한 단점도 부각 시킬 것이고, 거기에 저렴한 보험료를 엄청난 장점으로 부각시켜 고객들을 유혹할 것이다. 여기에 더불어 보장은 덤인 것 마냥 얘기하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소비자가 스스로 가려내야 한다. 그래서 책임도 소비자가 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에 카드회사가 수익극대화를 위해 선택한다고는 하지만 소비자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해보고 상품 개발 및 판매를 지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덕용 필진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