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딛고 캐릭터와 손잡은 패스트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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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아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4-18 17:58:24

최근 유통업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마케팅 수단 중 하나는 인기캐릭터와의 콜라보레이션이다. 인기가 검증된 캐릭터와 협업한 제품을 출시해 소비자 인지도를 높이고 호감을 얻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협업 제품은 ‘키덜트 문화’와 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을 추구하는 ‘가심비’ 트렌드로 브랜드에서 판매하는 제품보다 더 주목받기도 한다. ‘키덜트’는 어린이(kid)와 어른(adult)을 더한 합성어로 어린 시절 즐기던 장난감 등에 열광하는 어른들을 의미한다.

국내 키덜트 시장 규모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콘텐츠 산업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키덜트 시장 규모는 2014년 5000억원대에서 매년 20% 증가해 지난 2016년에는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됐다.

캐릭터와의 콜라보레이션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패스트푸드의 캐릭터 상품이다. 맥도날드는 어린이 고객을 겨냥한 세트 메뉴인 ‘해피밀’을 통해 매달 새로운 캐릭터 장난감을 증정하고 있다. 대부분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이나 영화 속 인기 캐릭터이지만 최근에는 성인 소비자들도 해피밀 장난감을 모으는 추세다. 미니언즈, 슈퍼마리오, 헬로키티, 원피스 등은 장난감 완판 기록이 세워지기도 했다.

특히 맥도날드는 지난해 6월 ‘햄버거병’으로 홍역을 앓고 난 이후 캐릭터와의 콜라보레이션으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하기도 했다. ‘햄버거병’은 용혈성요독증후군(HUS)으로 고기로 만든 음식을 덜 익혀 먹었을 때 발병한다. 2016년 9월 매장에서 판매하는 햄버거를 먹은 4살 여자아이가 HUS로 신장장애 2급 판정을 받은 사실이 알려졌고 맥도날드는 이에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밝혀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매운동 여론까지 조성됐다.

같은해 12월 맥도날드는 인기 캐릭터 ‘카카오프렌즈’와 협업해 크리스마스 한정판 인형 5종을 공개했다. 빅맥세트와 인형세트를 4만원에 판매하는 행사로 매장에는 이를 구매하기 원하는 줄이 길게 늘어서기도 했다. 햄버거병에 대한 공포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분위기였다.

롯데리아도 지난달 20일부터 ‘포켓몬 스노우볼 벚꽃에디션’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세트메뉴를 구매한 고객에게 9500원에 판매했지만 출시 당일 전체 물량이 모두 팔렸다. 일부 매장에서는 매장 오픈 전부터 줄을 서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고 온라인 중고 커뮤니티에서는 웃돈을 얹어 스노우볼을 판매하는 사람도 있었다.

온라인상에서는 “롯데리아는 가격에 비해 맛이 없다고 느껴서 잘 안 사먹는 브랜드다”며 “하지만 스노우볼이 갖고 싶어 햄버거를 샀다”는 의견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국내 패스트푸드업계 양대산맥이 나란히 캐릭터와의 협업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얻었지만 제품의 질은 그대로다. 캐릭터 상품의 인기에 힘입어 소비자를 모으는 것은 쉽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제품 본연의 품질 향상을 꾀하는 것이 더 오래 소비자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길이다. 눈앞의 쉬운 길을 쫓다 본질을 잃어버리는 것이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김민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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