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가 인상돼도 해지 못하는 갱신형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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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지인에게 보험을 가입…보험료 인상엔 속수무책

김덕용 필진페이지 + 입력 2018-06-20 06:00:01

약 1년 전 필자는 갱신형보험에 대한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글을 쓴 적이 있다. 내용은 보험료 인상에 대한 걱정을 비롯해 납입기간이 결국 특약 또는 상품의 만기시점까지 이루어지다 보니 소비자에겐 자칫 과도한 지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었다.

대부분의 보험설계사라면 아는 내용이지만 많은 소비자들이 쉽게 놓치고 있는 부분을 강조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

하지만 지난 1년간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갱신형보험에 대한 인식은 많이 개선이 된데 반해 아직도 갱신형보험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명하게 대처하는 자세가 아직까지도 많이 미숙하기에 한 번 더 조언을 해주려 한다.

먼저 갱신형보험을 간략히 다시 한 번 짚어보자면 보험료가 일정 주기마다 변화하는 보험이다. 그런데 이 변화가 대부분 인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질병과 관련된 특약은 더욱더 인상 변화가 큰 편이다.

아무래도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위험률이 높다는 것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보험료는 보장의 만기 시점까지 납입을 해야 한다. 즉 100세 만기이면 100세까지 보험료를 납입해야 하고 자칫 계속해서 인상되는 보험료를 부담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러한 내용을 과거에 비해 많은 소비자가 상담을 하면서 알고 있음을 느낄 수 있어 한편으로는 무척 흐뭇하다. 그 전에는 갱신형보험이 무엇이냐 물었을 때 “보험료 올라가는 거”라고 답변을 많이 들었는데 요즘은 “죽을 때까지 보험료가 올라갈 수 있는 보험”이라고 답변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만큼 갱신형보험의 실체를 조금이나마 알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아는 것이 모든 걸 올바른 길로 안내를 해주지는 않는 것 같다. 앎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갱신형보험을 처분을 못하는 사례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발등에 불이라도 떨어지면 모를까 안일한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아서 너무 안타까워 다시 한 번 강조를 하는 것이다.

그럼 왜 자신이 어느 정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대처가 미흡한 것일까. 사실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가까운 지인에게 보험을 가입한 경우가 정말로 많기 때문이다. 필자의 경우 실제 상담을 하다 보면 갱신형보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80% 정도는 가까운 지인 보험 설계사를 통해서 가입을 하는 경우이다. 믿고 가입을 하는 것이다 보니 “설마”라는 마음으로 의심하지 않고 가입을 한 것이다.

이에 갱신형보험의 실체를 가입 후 조금이라도 알았다고 할지라도 해지나 조정은 쉽게 하지 못하는 경우가 정말 많다는 것도 느낄 수 있었다. 이 부분이 보험설계사로서 너무 안타까운 것이다.

차일피일 미루다가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소비자가 될 텐데 사람 사이 관계라는 것이 있다 보니 불편한 사이로 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먼저 작용을 하여 자신이 가입한 보험에 대한 현명한 대처를 전혀 못하는 것이다. 간혹 아는 설계사라 미안해져서 싫다고 먼저 조절이나 해지를 거부한다고 얘기하는 경우도 많았다.

물론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학연, 지연, 혈연만큼 인간관계에서 더 중요한 것은 어디에도 없다. 하지만 내가 장기적으로 지출해야 하는 항목이 보험인만큼 지인도 지인이지만 전문적 지식이나 자신만의 소견을 가지고 있는 전문가인지를 먼저 판단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피해는 본인이 보면서 아쉬운 소리는 한 마디도 못하는 소비자들을 정말 많이 봐왔다. 답은 눈앞에 있는데 선택을 못하는 경우도 정말 부지기수다. 보험리모델링에 대한 결정을 확고히 내리지 못하고 늘 주변만 맴돌 듯 언젠가 하긴 해야 된다는 생각만 가지고 상담을 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그럼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듯 보험리모델링도 목표를 잃은 채 엉뚱한 방향으로 갈 수 있다.

남이 내 돈을 벌어주지 않는 법이라고 필자가 말한 적이 있다. 내 돈은 내가 지키고 불려야 한다. 갱신형보험을 가지고 있으면서 늘 인상만 찌푸리고 있다면 단호하게 내 돈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갱신형보험에 대한 현명한 대처를 가졌으면 좋겠다. 보험료가 올라가면 결국에는 내가 속수무책이 될 수 있다. 시간이 지나고 무릎을 치는 깨우침은 결국 나에게 후회만 남길 뿐이라는 걸 명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덕용 필진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