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변하면 인류·지구 모두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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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현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7-11 00:39:27

영화 ‘혹성탈출’은 영화사상 가장 강력한 반전으로 손꼽히는 작품이다. 이 시리즈는 크게 둘로 나뉜다. 1968년부터 1973년까지 차례로 개봉한 5부작과 이에 앞선 시간대를 다룬 프리퀄 스핀오프 시리즈가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관객들을 맞았다.

가장 강력한 반전은 1968년 개봉한 첫 작품의 엔딩에 실려 있다. 지구에서 출발한 세 사람이 불시착한 한 행성을 방문하게 됐는데 그곳은 지능을 갖춘 유인원들이 고도로 문명화 된 삶을 영위하는 곳이었다. 반면 인간은 야만적인 대접을 받고 있었다.

주인공들 역시 유인원으로부터 비슷한 취급을 받으며 고충을 겪게 된다. 2편으로 연결될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이곳이 은하계의 또 다른 행성이 아닌 지구였음을 깨닫게 되며 마무리 된다. 비록 너무도 익히 알려졌다 하더라도 영화의 엔딩을 이렇게 소개한 배경에는 일반적인 SF영화가 우리의 미래사회를 어떤 모습으로 담고 있는지 설명하기 위함이다.

영화 ‘터미네이터’ 시리즌 인류가 만들어 낸 인공지능 프로그램과 이들이 운용하는 기계들로 인해 존립을 위협받게 된 인류를 그리고 있다. 영화 ‘인터스텔라’는 시한부를 선고받은 지구를 벗어나 새로이 인류가 정착 가능한 우주를 탐험한다는 이야기가 핵심 스토리다. 앞서 언급한 혹성탈출을 비롯해 이들 영화들의 근본적 관점에는 공통점이 있다.

인류의 오만이다. 비록 지능을 갖췄다곤 하나 지구 상 수많은 생명체 중 하나일 뿐인 인류가 지구의 주인을 자처하며 함께 지구를 공유해야 할 생명체들을 하등 한다는 것이다. 숲을 파괴하고 공기를 더럽히고 바다를 오염시켰다. 이를 터전삼은 동·식물들은 자연히 고사위기에 몰렸다. 일부는 인류의 잣대가 희소성이란 개념으로 멸종됐거나 멸종 직전에 놓여있다.

누구를 탓할 필요도 없다. 오늘날 우리가 영위하는 우수한 인프라는 그런 생명체들의 희생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지구를 망친 세대가 오늘의 세대가 아님에도, 그 세대가 남긴 유물로 새 시대를 준비하고 있으니 우리 역시 공범이다. 물론 비문명화 된 시대로 돌아가고픈 마음은 추호도 없다. 인류의 진화는 앞선 선조들이 그랬던 것과 같이 계속돼야 하니까.

다만 사고는 바뀔 필요가 있다. 적어도 영화들이 경고했고 석학들이 예견한 대로 흘러가선 안 되기에 지금과 다른 방식의 진일보가 필요한 시점이다. 인류의 진화는 인류의 존립 하에서만 의미가 있고 인류의 존립은 지구의 영속이란 전제 하에 가능함으로 반드시 계속돼야 할 인류의 진화 역시 지구와 인류의 지속가능함이 전제돼야 한다.

소비자는 곧 사람이다. 개개인 역시 지구상에 존립하고자하는 개체들이다. 인류가 지구에 가해 온 위협이 기후변화·미세먼지 등과 같이 결과물로 속속 생명까지 위협하는 시대에 다다르면서 이들 개체들 또한 지구의 영속을 돕는 소비하게 될 것이다. 고객의 니즈를 위해서 기업들도 앞서 변해야 한다.

사실 기업의 존립도 인류와 다르지 않다. 인류가 지구의 영속성이 전제돼야 하듯 기업도 생산과 소비의 주체인 인류가 있어야 존재의 이유를 갖게 된다. 미국에서는 속속 기업들이 앞서 움직이는 추세다. 스타벅스가 빨대 없는 컵을 선보인다 공헌했으며 맥도날드도 빨대 대용품을 개발 중이며 조만간 도입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빨대는 시작일 뿐이다. 편리함만 쫓던 인류는 변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흐름은 곧 우리사회에도 당면하게 된다. 최근 국내 음료업계에서 색상이 들어간 용기가 아닌 재활용이 용이한 투명플라스틱 용기로 교체한다는 소식은 긍정적 출발점이라 생각한다. 동시에 이는 다른 업계·업체들에 숙제를 안긴 셈이다. 세태의 변화와 시대의 요구에 기업들이 응할 차례다.

바다를 지배하는 최상의 포식자 범고래는 IQ가 9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다. 미끼를 사용해 먹이를 삼키고 무리를 지어 상대를 제압하는 범고래가 인간을 공격했다는 기록은 현재로선 전무하다. 이들이 인간을 공격했을 때 자신들이 맞게 될 보복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이 과학자들이 내세운 설득력 있는 가설 중 하나라고 한다.

지구에 폐를 끼치고 생태계의 터전을 앗아갔으며 동물들의 포식자로 변모한 인류의 변화는 절실하고 시급한 상황이다. 개인의 힘은 한계가 있다. 모두가 한 뜻으로 귀결되기도 사실 상 불가능하다. 세상을 바꾸는 긍정적 변화 기업이 나서야 할 때다.

[김도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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