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인식 현대차노조 상생 첫발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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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인식 현대차노조 상생 첫발되길

스카이데일리 기자수첩

조성우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7-23 00:06:05

현대자동차(이하·현대차)노사가 지난 20일 임금협상 잠정협의안을 도출하며 큰 관심을 모았다. 매년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 큰 마찰을 빚어 파업에 돌입한 전례가 있기에 이번 잠정합의안 도출은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온다.

현대차노사는 8년 만에 여름휴가 전 합의를 도출했다. 특히 이번 임금협상은 지난 2011년 무파업 합의 이후 최소 파업 기록으로 남게 됐다. 이번 잠정합의안에는 △기본급 4만5000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급 및 격려금 250%+280만원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전통시장 상품권 20만원 지급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또 노사는 완전한 주간연속 2교대제를 시행하는데도 합의했다.

이번 잠정합의 도출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노사는 상견례 이후 19차례 본교섭을 진행했으며 큰 이견 차이를 보였다. 실제로 사측은 경영위기를 이유로 △기본급 3만5000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금 200%+100만원 지급 등을 일괄제시 한 바 있다.

반면 현대차노조는 △올해 기본급 대비 5.3%(11만6276원·호봉승급분 제외) △성과급 순이익의 30% 지급 △전 직군 실제 노동시간 단축 △수당 간소화 및 임금체계 개선 △해고자 원직복직 △고소고발·손배가압류 철회 △산별임금체계 마련 등을 주장했다.

교섭 과정에서 자체 파업은 아니지만 크고 작은 파업도 있었다. 현대차노조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의 총파업 지침에 따라 최저임금법 개정안 반대 2시간 부분파업을 진행했으며 전국금속노동조합(이하·금속노조) 총파업과 함께 6시간 총파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 13일 현대차노조를 포함한 금속노조 조합원이 현대차 양재동 사옥을 포위하는 집회를 전개하기도 했다.

매년 강경 노선을 선택하며 강도 높은 자체 파업을 진행해온 현대차노조가 이번만큼은 경영위기에 공감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현대차의 올 1분기 미주지역 판매량은 전년동기대비 4.9% 감소했으며 중국 시장 판매량 역시 17.1% 감소했다. 또 미국의 수입자동차 고관세 부과 압박 등으로 인해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 또 귀족노조 프레임과 여론 악화 등도 현대차노조에게 부담감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비록 예년에 비해 적은 임금 인상이라는 불만이 노조 내부적으로 나올 수 있지만 현대차노조의 ‘공감과 인식의 자세’는 앞으로도 지속돼야 한다. 자동차 산업은 연 2% 대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저성장 사업으로 향후 어떤 요소로 인해 현대차가 위기에 봉착할 지 알 수 없다. 위기의 순간에 파업이 아닌 공감의 자세로 사측과 상생해야 한다. 또 국내 대표 노조인 현대차노조가 국민적인 여론을 인식하며 향후에도 합리적인 협상을 진행해 나가야 할 것이다.

[조성우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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