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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의 예술과 인생

“네가 한 짓은 모두 적폐 청산대상”… 무서운 오류

박수근의 빨래터와 정치 빨래판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18-08-12 13:00:18

▲ 김수영 서양화가
어릴 적 농촌에서 살 때 이야기다. 당시, 우리 집은 작은 개울가였다. 개울은 멀리 높은 산에서 흘러 내려와 참으로 맑고 깨끗하여 사철 행복을 주는 즐거운 곳이었다.
 
한 여름이면 어린 우리들의 놀이터요 수영장이며 고기 잡는 어장이자 동네 아줌마들의 빨래터였다. 여름방학이면 우리들은 벌거벗고 물장난을 치며 놀았고 붕어 송사리 미꾸라지를 세숫대야 가득 잡아 집에 가져가면 엄마의 놀라는 칭찬소리가 듣기 좋았고 그날 저녁반찬은 맛있는 민물 매운탕으로 온 식구가 즐기는 지상 최고의 맛이었다.  
 
아줌마들은 머리에 빨래 감을 커다란 그릇에 한가득 머리에 이고 와서 시끄럽게 떠들면서 빨래 방망이를 두드리며 종일토록 빨래를 하곤 했다.
 
오늘은 그 옛날 정겨웠던 우리들의 빨래터이야기이다.    
 
흔히 하는 얘기지만 화가들은 죽어서 작품료가 올라가고 빛을 본다고 한다. 그것은 아마도 살아서 작품을 인정받지 못하고 죽어서 작품을 인정받는 작가들, 이를테면, ‘빈센트 반 고호’와 ‘폴 고갱’ 그리고 우리나라 화가 중 박수근이나 이중섭의 얘기이고 대개는 그냥 덧없이 운도 없이 바람처럼 평생 가난하게 살다 흙으로 먼지로, “백골이 진토 되어” 지구에서 사라지고 만다.
 
한국의 화가 중에는 살아서 빛을 보지 못하고 죽어서 대박을 터트린 가장 유명한 화가가 바로 박수근일 것이다.  독자들은 미술에 관심이 없더라도 가끔 뉴스에 나오는 박수근의 최고 경매가를 올린 ‘빨래터’ 정도는 알 것이다.
 
박수근이야 말로 화가들의 로망이요 한국인의 가장 유명한 화가중의 한분일 것이다. 그런 그는 살아생전 가난하고 고달픈, 그야말로“춥고 배고픈 화가”였다.
 
그는 걍원도 양구에서 태어나 겨우 초등학교만 나오고 바로 그림에 심취하여 6.25를 전후해서 춘천에 있는 미군부대에서 그림을 그리다가 1965년 51세의 이른 나이로 죽은 비운의 화가이다. 그는 독학하면서 습작한 그의 그림은 독특한 화법의 화가로서 뛰어난 우수성을 인정받았으며 아주 토속적인 한국 정서에 알맞은 분위기를 나타내 인간의 선함과 진실함을 표현한다고 특히 외국인들이 호평했다.
 
두터운 마티에르에다 올리브 그린이나 번트시에나 같은 어두운 바탕에 회색의 한복 입은 여인들이 등장하는 속에 풍경에는 언제나 매 마른 나목이 있는 그림을 많이 그린 박수근은 한국인의 50년대 삶과 정서를 이야기 하는 한국의 대표적인 미술작품들이다.
 
▲ 빨래터 박수근 (네이버 백과)
 
그의 일생을 너무나도 자세하고 아름답게 표현한 소설 ‘나목’은 여성동아 장편소설공모에서 당선된 소설가 박완서에 의해 세상에 더욱 더 알려지기 시작했다. 작가 박완서는 박수근이 춘천 미군부대에서 초상화와 일반 그림을 그릴 때, 화랑의 판매원으로 일하며 박수근을 직접 겪은 사람이었다. 박완서는 서울대 국문과 중퇴로 영어에 능통했기에 미군을 상대로 점원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소설과 영화를 모두 본 나로서는 두 사람의 아름답고 처절한 예술가로의 박수근을 절절히 감동하며 느낄 수 있었는데, 이 때 쯤 박수근의 작품을 하나 둘씩 구입해 둔 사람이 있었는데 바로 미국인 사업가 ‘존 릭스’라는 분이다. 그는 미래를 내다보는 총력이 있었거나 아니면 운이 대단히 좋은 사람이었다.  
 
‘존 릭스’ 노인은 우리나라 6.25동란 직후 1954년 1월부터 56년 12월까지 3년 동안 미국의 ‘헤닝슨’ 무역회사의 한국 지사장으로 서울 반도호텔 안에 사무실을 두고 근무하던 사람이다.   
 
당시, 반도 호텔에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화랑이 두어군데 있었다. 박수근의 그림도 그곳에서 접했을 것이다. 그 시절 한국군 장교의 소개로 박수근 씨를 알고 지냈는데 그는 일본에 가족을 둔 연고로 일본을 자주 왕래하고 있었다.
 
원래가 가난한 화가인지라 물감 하나 제대로 살 수 없는 박수근의 형편을 알고 그는 일본에 갈 때마다 물감과 캔버스 등 그림재료들을 사다주는 친절을 베풀었다.  박수근 씨는 그때마다 감사의 답례로 자기의 그림을 한 장씩 선물로 주었는데 “빨래터”그림도 그중의 하나였다.
 
그가 소장하고 있던 작품 중 빨래터는 2007년 5월 한국 미술경매사상 그 그림은 최고가를 경신하며 45억 2천만 원에 낙찰되어 사회적인 큰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 가난하고 배고팠던 전쟁시절 한국의 초라한 무명 화가의 그림을 누가 눈여겨보았겠는가? 그가 반세기 뒤 한국 최고의 화가가 될 박수근의 그림을 일찍이 알아볼 수 있는 예술적인 심미안이 있었을까?
 
‘릭스’ 씨는 고백하기를 “자기는 박수근의 그림이 소박하면서도 한국적인 멋과 정이 담겨져 있어서 좋아했을 뿐 미술에 소질은 없다”고 한다.  
 
무엇보다 중요하게 눈 여겨 보아야 할 것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시선조차 돌리지 않는 궁색한 그림쟁이의 현실을 보면서 그의 필요성을 알고는 내 일처럼 돌보아 준 그 마음의 진실함이 아닐까? 거대한 미국회사의 지사장 신분에도 불구하고 입에 풀칠조차 면하기 어려웠던 가난한 청년을 사랑으로 보살펴 준 그 마음이 헛되지 않아 먼 훗날인 오늘에 와서 하늘이 아름다운 보상으로 그에게 갚아 준 것이다.  
 
여기서 우리 한국인들은 보석을 알아보지 못하고 앞날을 예견 못하고 무조건 오늘만 알고 내일을 준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저 돈이 생기면 작은 그림하나라도 예술을 가까이하면서 심성을 가라앉히고 분위기를 만들어 가려는 생각은 않고 비싼 가구나 의상에 너무도 눈이 멀어 버린다는 것이다. 
 
가구나 의상은 구매하는 즉시 중고품이고 고물이 되는 것이나 예술품은 잘만하면 앞의 미국인처럼 대단한 재테크에다 큰 자산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최근의 불경기와 사회적으로 불안한 형국이라 미술품이나 예술품을 구매 할 여력이나 마음의 여유가 있을 리 없겠지만 혹자들이 밖에 나가 외식하거나 화려한 옷 한 벌 줄이고 장래의 재산 가치가 될 현재 저렴한 미술품이나 기타 예술품을 구입하는 센스와 재치가 필요한 시기가 바로 이 때이다.
 
‘빨래터’ 이 작품은 박수근이 구도를 변경하고 색깔을 바꾸어 같은 소재를 3점을 제작하였다. 한 때, 모작 소동도 있었지만 요즘에는 과학이 너무도 발달되어 위작이나 모작은 모두 걸러내는 대단한 세상이다. 독자들에게 권하고 싶다. 작고 아름다운 미술품을 일부러 짬을 내어 돈과 시간을 투자하여 지금 당장 구입하라고 권하고 싶다.
 
여기서 ‘빨래터’라고 하면 최근의 정치판과 연계 하여 나는 이런 생각을 해 본다. “적폐청산”이란 명목으로 “나는 옳고 너는 다 틀렸어” “네가 한 짓은 모두가 적폐이고 청산의 대상이다!” 라는 무서운 오류에 빠져 있는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다. “권력과 시간은 영원하지 않다. 당신들이 하는 짓도 훗날 당연히 적폐가 된다.”라고 말하고 싶다.
 
빨래터에서 더러운 때와 먼지를 깨끗이 빨아 새 옷으로 입고 다니면 얼마나 깔끔하고 깨끗할까? 좋다, 그러나 통치나 정치에서 더러운 때와 먼지가 하나도 안 묻히고 완전 퍼펙트하게 하늘아래 맑고 잡균하나 없는 청정수처럼 할 수가 있을까? 지금 당신들이 하는 국정도 그렇게 청정수처럼 깨끗하고 빨래하듯 퍼펙트 하고 세상어디에 내놓아도 정의로운 국정을 하는가?
 
최근 어느 교수가 국정을 좌지우지 한다는 제자에게 가슴 아프게 훈계하는 소식을 들어보았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대학 은사인 맹주성 한양대 명예교수가 ‘임종석 군에게 보내는 두 번째 편지’라는 제목의 글을 인터넷 종합채널 ‘VON.NEWS’를 통해 8월 1일 공개했다.) 그는 “지금 대한민국이 지구의 자전을 반대로 돌리려는 것 같은 위험하고 반역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가슴을 치며 통탄을 한다.
 
정치를 하고 있는, 권력을 쥐고 있는 자들이여! 당신들이 하고 있는 빨래는 때를 벗기고 더러운 것을 빨아내는 것이 아니고 빨래라는 명목으로 대한민국을 붉게 칠하고 국가의 정체성에 어긋나는 민족사적인 엄청 난 역류이자 오류이다. 현재 당신들이 빨래터의 주인인 것 같지만 머지않아 빨래의 대상이 될 것이다.
 
대한민국 건국 70주년을 즈음하여 한국의 건국까지 부정하며 임시정부 시초를 정부 건국이라 하는데, 이것이 말이 되는가?  나라는 영토와 국민, 그리고 헌법이 있어야 하는데 상해임시정부 수립 시 영토가 있었는가? 국민을 지배할  수 있었는가? 무엇이 옳은지 무엇이 정의인지 위정자들이여 제발 옳고 곧은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죽이지 말기 바란다. 
 
“한국을 빨래를 하는 자들이여 머지않아 당신들이 빨래의 대상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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