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리라화 폭락…아시아 금융시장 강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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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터키위기 국내 영향 제한적…환율 변동성 커지면 조치할 것”

나광국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8-14 14:28:03

터키 외환시장의 심각한 불안양상이 13일에도 이어졌다. 중앙은행이 유동성 보장, 지급준비율 인하 등 대책을 발표한 직후 달러/리라 환율이 사상 최고치인 7.24리라에서 물러났으나 여전히 강한 매도 압력을 받고 있다. 달러/리라 환율은 지난 준말에 비해 10% 가까이 급등해 7리라 선에 바짝 다가섰다.

미 달러화 대비 터키 리라화 가치는 올 들어 40%이상 떨어진 상태다. 금리인하를 반복해서 요구하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경제 장악 우려가 작용했다. 여기에 미국과의 관계 악화가 겹쳤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 터키 철광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2배로 높인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터키의 국내 경제 악화 또한 리라화 환율 급락을 부추기고 있다. 인플레이션에 통화가치가 급락했고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경제 정책은 상황을 악화시켰다.

에르도안이 금융 정책과 경제 정책을 멋대로 휘두르는 것과 관련해 투잦자들 역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에르도안은 지난달 중앙은행의 금융통화위원을 직접 임명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했고, 자신의 사위를 재무장관에 앉혔다.

터키 기업들은 그간 막대한 빚을 쌓아왔고 물가는 폭등했다. 터키 경상수지 적자는 세계 최대 수준이다. 막대한 부채 때문에 지난 1년 사이 주요 대기업 여러 개가 외화 채무 재조정을 요청했다.

리라화 붕괴는 아시아 증시에도 타격을 줬다. 상대적 안전자신인 미 달러, 스위스 프랑, 엔화 등에 대한 수요는 높아 졌다.

전문가들은 터키가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 글로벌 금융시장이 꽁꽁 얼어붙을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다만 터키 위기가 ‘미국 관세폭탄’에서 불거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투자심리에 당분간 악재가 될 전망이다.

원·달러 환율은 13일 기준 5원 오른 1133.9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연중 최고치인 1138.9원에 근접하기도 했다. 아시아 주요 증시도 일제히 내렸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1.98%, 홍콩 항셍지수는 1.52%,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34% 떨어졌다.

이에 대해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3일 “터키 경제위기의 신흥국 전이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지만, 환율 변동성이 확대할 경우 시장안정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 혁신성장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한 뒤 기자들과 만나 “터키 경제에 대한 익스포저가 많지 않기 때문에 국내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다른 신흥국에 전이될 가능성도 주의 깊게 보고 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나광국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나광국 기자 kkna@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