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교량붕괴 사망자 42명…시민들 분노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국제사회

고속도로 운영을 맡은 만간기업 경영진 사퇴 촉구와 벌금부과

도유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8-16 15:58:51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발생한 교량붕괴 사고로 사망자 수가 42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시민들의 분노가 더욱 커지고 있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15일(현지시간) 기자 간담회에서 모든 시민이 안전하게 여행할 권리가 있다며 제노바 지역에 1년간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500만유로 규모의 국가비상금을 배정하기로 국무회의를 통해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탈리아 리구리아 주 제노바에서는 14일(현지시간) A10 고속도로 구간에 있는 모란디 다리의 일부 상판과 교각이 순식간에 무너지면서 차량 30여 대가 추락하는 참사가 벌어졌다.

이 사고로 지금까지 사망자는 42명으로 집계됐으며 구조 당국은 콘크리트 잔해에 묻힌 사망자나 부상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색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 중에는 8세, 12세, 13세의 어린이도 포함됐다.

교통 당국은 모란디 다리 아래에 있는 아파트 주민 630여 명을 다른 지역으로 대피시켰다.

정확한 사고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해당 구간의 고속도로 운영을 맡은 민간기업 '아우토스트라데'가 사적 이익을 챙기느라 유지 보수에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마지막으로 대대적인 보수 공사가 진행된 게 2016년이었는데, 불과 2년 만에 교량의 5분의 1이 붕괴됐다. 교량이 완공된 1967년 이후로 그동안 보수 공사가 여러 차례 이뤄졌지만, 통행량을 견디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리 설계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16년 이탈리아 제노바 대학 구조공학자인 안토니오 브렌시크 교수는 지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모란디 다리를 '엔지니어링의 실패'로 규정하고 "그 다리는 잘못됐다. 이른 시일 안에 교체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다닐로 토니넬리 교통장관은 RAI 1 국영방송에 출연해 “모란디 교량이 있는 구간의 운영을 맡은 민영기업 아우토스트라데 페르 리탈리아 경영진의 사퇴를 촉구하면서 벌금 1억5천만 유로(한화 1천938억원)를 부과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모란디 다리와 그 밑에 있는 주택들은 모두 다 새로 지어야 한다”며 “가능한 이른 시일에 재건설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콘테 총리는 "고속도로를 운영하는 모든 업체를 대상으로 유지보수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 조사할 것이라며 더 엄격한 규정을 요구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가 증가할 것이며, 정부는 피해자들의 장례식 날짜를 국가 애도일로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유리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도유리 기자 urdo@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