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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추석은 남달리 싸늘하다. 한가위 대명절을 맞는 국민들 마음이 불편해서다. 이런 냉랭한 분위기가 정말 심각하다. 먹고 살기 힘들다는 푸념들이 여기저기 탄식으로 묻어 나오기 때문이다. 실업자가 늘고 자영업 폐업이 확산되는 가운데 부동산은 사정없이 들썩이면서 막판까지 내몰린 국민들이 마냥 늘어가고 있다.
서민의 정부를 표방한 진보 정부조차 풀뿌리 경제를 송두리째 뒤흔들고 서민들의 일자리를 최악으로 만들었다. 서민들에게 그림의 떡이 되고 있는 부촌들의 고가-초고가 주택들이 천정부지로 계속 가격이 뛰어 오르며 빈부차가 심화되는 정책 아이러니가 여전히 진행형이다.
일찌감치 보수에 등 돌렸던 민심은 이제 진보로 지칭되는 혁신그룹도 떠나고 있다. 추석연휴 민심은 그래서 최악이다. 국가가 국민들을 위해 해 주는 것이 가장 많은 것 같은 정책들이 보-혁 정권 20년 가까운 기간 동안 우후죽순 계속 나왔지만 막상 국민들 손에 쥔 것은 낙담과 불신뿐이다. 추석민심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는 국민들에게 시의적절한 성토의 장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시장민심에서 그 징후들이 곳곳에서 이미 드러나고 있다.
시장만 가도 많은 가게들이 아우성을 치다보니 ‘곡소리 소통’이 되고 있다는 씁쓸한 농담까지 나올 정도다. 살기 팍팍해진 국민들은 어느새 보-혁의 진영이나 정의를 논하기보다 누구든 먹고 살게만 해주면 최고라는 현실주의로 돌아섰다. 문제는 작금의 정치인과 정부를 불신하는 국민들이 배신감을 느끼면서 멀어지고 있음과 동시에 기댈 곳이 없다는데 있다.
국민들은 결국 새로운 혁신의 리더와 리더십에 목말라 하고 있다. 그 리더의 첫 번째 자격 요건은 국민을 편안하게 먹고 살게 하는 실용주의 경제 리더십이다. 어떤 정책이든 시류나 비판에 흔들리지 않는 경제철학이 선 리더십을 국민들은 원하고 있다. 인기에 영합하는 포퓰리즘에 필연적으로 빠져든 정책은 정작 국민들을 헌신짝처럼 버리는 행위에 지나지 않다는 것을 국민들이 알게 됐다.
여-야를 막론하고 기성 정당들에 등을 돌린 국민들의 촉수는 이제 새 인물감을 더듬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황교안 전 국무총리, 박원순 서울시장,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부겸 행안부 장관, 유승민 의원, 김문수 전 경기지사 등이 새로운 인물감으로 거론되고 있다. 얼마전까지 정치판의 중심에서 좌충우돌했던 홍준표 전 자한당 대표와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는 소위 한 물 간 처지가 됐다. 두 사람의 지지도가 새로운 잠룡 중에서조차 꼴찌 수준이다.
이제 국민들은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인물들의 면면을 주도면밀하게 관찰할 것이다. 팍팍해진 삶을 해결해 줄 구세주 같은 리더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안타깝게도 작금의 경제위기를 바로 세울 지도자를 찾기는 만만치 않다. 경제 구석구석 대부분에서 이미 주춧돌에 금이 가고 기둥들이 무너지기 시작한 탓이다.
마구잡이로 푼 국민 혈세들이 국민을 죽이는 칼날이 돼 돌아오고 있는 것은 정치권과 정부가 치열하게 반성해야 할 대목이다. 최근의 보-혁 정권 모두 국민경제를 일으켜 세우겠다면서 천문학적인 혈세를 시중에 마구잡이로 쏟아 부었기 때문이다. 직전 정권의 최경환 설계인 초이노믹스나 현 정권의 장하성 정책실장 그림인 제이노믹스 등은 모두 돈을 푸는 방법만 달랐지 줄줄이 새는 혈세를 막지 못했다. 장기간 실패한 푸는 정책으로 인해 당연히 시중에는 유동성이 차고 넘친다.
이 유동성을 놓칠리 없는 금융권은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통해 막대한 예대마진을 걷어 들이며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 올 상반기만 해도 시중은행들은 나홀로 호황을 구가하면서 그야말로 떼돈을 벌어들였다. 이 기간 중 벌어들인 약 20조원의 이자이익은 역대 최대 규모다. 은행 이익규모가 급증한 원인은 서민장사의 대명사인 주담대 확대에 예대차 금리까지 높아진 원인이 크다. 그 덕에 상반기 거둔 순이익 약 9조원 규모도 지난 2011년 이후 7년만에 최대치를 찍은 수치다.
유동성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있다. 집값 불안정으로 이어지면서 국민적 위화감이 절정으로 치닫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서울과 부촌지역의 집값이 상상을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천정부지 뛰어 오른데는 보-혁 정권의 장기 유동성 강화 정책에 기인한 요인이 적지 않다. 헛돈으로 줄줄이 새면서 정치인들만 생색나는 정책이 아직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 차라리 눈물겹다고 해줄까.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출산대책 예산으로 지금까지 수백조에 달하는 예산이 사용됐지만 오히려 출산률은 사상최악으로 떨어졌다. 보-혁 정권 모두 아이를 핑계로 자신들만 좋은 헛돈을 쓴 결과는 이처럼 참담하다. 또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캐치프레이즈와 창조경제 불을 지피기 위한 확장적 재정운용 등도 모두 거액의 혈세만 뿌린 채 실패했다.
현 정부 들어서도 일자리 정책에 수십조원을 쏟아 부었지만 사상 최악의 실업사태만이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여기에 각종 복지재정의 확대에 따른 확장적 재정운용 또한 효과는 미지수다. 결국 시중에 넘치는 돈들은 부촌을 향해 흘러들어갔다. 서울과 수도권 그리고 그 중에서 강남과 한강변을 쫒았다.
부촌 중심으로 집값이 급등하는 것은 결국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를 막겠다며 투기지역으로 수없이 묶고 세금을 올려대는 울타리를 치는 것은 효과가 나지 않는다. 인간의 이기적 본능을 따르는 돈의 강력한 흐름은 막지 못한다. 9·13 대책도 다주택자 대출규제를 하면서 보유세를 더 늘린다고 하지만 이 또한 진짜 부자들은 꿈쩍도 않는다. 결국 부동산 재테크를 한 다주택 서민들만 불똥이 튀게 생겼다.
이에 부유층은 물론이고 서민들은 더더욱 보-혁 기성정당과 인물들에게 철절히 등을 돌렸다. 기성정당과 의원들은 정신을 차려야 하지만 오히려 국민들로부터 매를 맞을 일만 하고 있다. 국민들을 자신의 권력 유지용 먹잇감으로 보는 한심하고 유치한 정책이 계속된다.
보수당은 더 한심한 그들만의 굿판을 벌이려 하고 있고 혁신당이란 간판을 내건 여당은 보수와 진보의 어정쩡한 양다리 정책으로 그들만의 실패를 전부의 실패로 돌려 책임을 회피하려 하고 있다. 자영업 몰락은 그 상징이다. 이처럼 국민이 불신하는 상황이 가장 위태롭다. 추석민심이 주목되는 이유다.
국민을 위한 정치와 권력을 조금이라도 진정성 있게 생각한다면 경제실정의 책임자들은 과감히 자신의 직분을 버리고 무대에서 내려와야 한다. 보-혁 모두 당을 우선 혁파하는 일이 필요하다. 그리고 국민과 국가에 치명상을 주어 책임을 져야 할 80~90%에 달하는 인물들은 대거 뒤로 물러나야 한다. 새롭게 부상하는 인물들에 대해 세(勢)과시를 하거나 패권경쟁을 지속한다면 대한민국은 반성할 줄 모르는 똑똑한 바보들의 나라가 되고 만다. 경제 재앙은 결코 용서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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