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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세계적인 패션 트렌드는 애슬레저 룩이다. 애슬레저란 운동경기를 뜻하는 ‘애슬레틱(athletic)’에 여가를 뜻하는 ‘레저(Leisure)’가 합쳐진 말이다. 즉 애슬레저 룩은 가벼운 운동을 할 때 입기 좋은 옷이라는 뜻이다. 애슬러저 룩은 운동을 할 때는 물론 도심에서도 착용이 가능하다.
최근 30~40대를 중심으로 다이어트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내에서도 애슬레저 의류들이 각광받고 있다. 이에 아웃도어 업계들도 속속 애슬레저를 가미한 의류들을 출시하고 있다. 블랙야크는 그동안 등산에 집중됐던 의류 라인을 애슬레저와 스포츠로 전환했다. 블랙야크는 ‘스포츠 블루(Sport Blue)라인을 통해 심플한 색상에 활동성이 뛰어난 기능성 스포츠 의류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
또한 코오롱스포츠는 자사의 스포츠 브랜드 헤드를 통해 애슬레저 라인을 강화했다. 밀레는 ’엠리밋’ 브랜드를 통해 스포츠 의류들을 내놓고 있으며 K2코리아는 최근 스포츠웨어 브랜드 ‘다이나핏’을 통해 애슬레저 의류를 출시했다.
브랜드 다각화 등 불황 타개하기 위한 자구책 마련에 부심
이같은 아웃도어 업체들의 변화는 침체기로 들어선 아웃도어 시장에서 탈출하기 위한 자구책이다. 이런 자구책의 하나로 아웃도어를 버리고 스포츠 의류로 탈바꿈한 브랜드도 있다. 빈폴 아웃도어는 지난 8월 ‘애슬레저·스포츠 시장의 성장에 발맞춰 기존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브랜드 정체성을 변경한다’고 밝혔다.
이에 빈폴아웃도어는 빈폴스포츠로 브랜드를 변경했으며 걸 그룹 ‘트와이스’를 모델로 선정했다. 빈폴스포츠는 앞으로 기능성과 실용성을 겸비한 라이프 스타일의 스포츠웨어를 선보일 계획이다. 브랜드 변경은 아니지만 이에 버금가는 방향 전환을 한 곳도 있다. 라푸마는 아웃도어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세븐틴을 모델로 발탁했다. 또한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를 강조하기 위해 후드 티는 물론 카디건과 팬티까지 출시했다.
브랜드 명칭을 교환하거나 이미지 변화를 넘어 새로운 브랜드 론칭을 통해 탈출구를 모색하는 브랜드도 있다. 대표적인 곳이 업계 2위를 다투고 있는 블랙야크다. 블랙야크는 강태선 회장의 뒤를 이어 아들 강준석(38세·남) 미래전략본부장(상무)이 전면에 등장하면서 불황타개를 위한 공격적인 전략을 진행 중이다.
블랙야크는 지난 5월 커피 원두 로스팅 업체인 ’커피클릭‘을 인수했다. 커피클릭은 네팔에서 생산된 원두커피를 생산 유통하는 업체다. 강준석 미래전략본부장이 커피클릭을 인수한 이유는 커피숍을 운영하기 위함이 아니라, 체험형 이벤트를 갖춘 라이프 스타일 매장을 만들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블랙야크는 서울 압구정동 도산공원 인근에 첫 플래그 십 스토어를 추진 중이다.
사업다각화는 아니지만 다양한 브랜드 론칭을 통해 불황을 타개하고자 하는 이들도 있다. K2는 스포츠웨어 브랜드 ‘다이나핏’을 통해 애슬레저를 선보인데 이어 ‘와이드앵글’을 통해 골프웨어를 출시했다. 이로써 K2코리아는 등산은 K2·아이더·살레와, 스포츠는 다이나핏, 골프는 와이드앵글로 브랜드를 나눠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K2코리아는 SPA사업까지 염두하고 있다.
블랙야크 역시 브랜드 다각화를 통한 매출 신장에 나섰다. 블랙야크는 프리미엄 라이프 스타일을 지향하는 어반 유틸리티 웨어인 미국의 ’나우‘브랜드를 론칭 했다. 2007년 탄생한 나우는 '친환경주의 아웃도어'를 강조하는 프리미엄 아웃도어 브랜드다.
주요 업체들이 사업다각화와 브랜드를 통해 매출을 신장하는 것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전략으론 성공할 수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인 불황탈출 방안으론 그 효과가 미약할 것”으로 본다. 이유는 그동안 아웃도어 업체들이 매출 부진의 탈출구로 끊임없이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국내에는 세계 유명 브랜드들은 거의 다 들어와 있다. 또한 몇몇 해외 유명 브랜드는 수차례나 론칭 업체가 바뀌며 이곳저곳을 떠돌고 있다. 이는 아웃도어가 활성화되자 국내 업체들이 이익을 최대화하기 위해 문어발식으로 여러 업체들을 론칭한 탓이다.
마니아들의 발걸음 돌릴 수 있는 가격 거품 제거부터
아웃도어 업체들의 불황탈출을 위한 사업다각화에 대해 아웃도어 마니아인 강병관(49세·남) 씨는 “아직도 가시지 않고 있는 가격 거품론에 대해 단번에 납득할 수 있는 가격을 정하는 것이 우선이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골 고객이라 할 수 있는 아웃도어 마니아들조차 제품에 상당 부분이 거품이란 의심을 갖고 있다는 말이다.
앞으론 가격거품에 대해 아웃도어 업체들도 방어가 필요할 듯하다. 패스트 패션으로 불리는 SPA 시장에 외국 브랜드들이 진출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유러피언 SPA브랜드 할란앤홀든(harlan+holden)은 코엑스에 2호점을 오픈했으며 스웨덴 패션기업 H&M그룹은 ㅇ의도에 여성 전용 브랜드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또한 국내 SPA(Speciality store retailer of Private label Apparel)시장에 유니클로를 전개하고 있는 일본 패스트리테일링그룹은 지난 14일부터 자매 브랜드 GU(지유)를 전개한다고 밝혔다. 유니클로에 비해 GU는 가격이 더 저렴하고 고객의 취향을 고려한 다양한 라인을 가지고 있다.
아웃도어 업체들이 가격 거품을 제거해야 할 이유가 하나 더 늘어난 셈이다. 아직까지 국내는 이 땅을 대표할만한 세계적인 아웃도어 브랜드가 없다. 그 이윤 매출 증대를 위해 자사 브랜드 보다 해외 유명 브랜드를 론칭해 홍보하는데 급급했기 때문이다. 장사는 단골을 잃으면 끝이다. 이것이 국내 아웃도어 업체들이 사업다각화 보다 아웃도어 마니아들의 발길을 돌리게 하는 것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인 이유다.
[이철규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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