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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호와의 소리가 화염을 가르시도다 여호와의 소리가 광야를 진동하심이여 여호와께서 가데스 광야를 진동하시도다.”<시편 29 : 7 ~ 8>
인간이란 존재는 현실을 떠나서는 살 수 없는 사회적 동물이다.
누구든 현실을 파악하면서 그 현실에 안주하려고 하지만 한계를 느끼게 마련이다. 정치, 특히 국회를 보면 더욱더 그 같은 생각이 든다. 오래전부터 정치는 국민 위에 군림해왔다.
이제는 정치가 사회를 휘두르고 경제를 좌지우지하던 권력의 횡포는 과거의 유물로 사라져야 할 때가 왔다. 이 같은 현실에서 국민이 결정권을 똑똑하게 행사한다면 정치는 국민을 무서워하고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대두될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국민의 의에 성취되는 민주화의 분위기를 유지하려는 확고한 의지가 국민들에게는 없다. 국민들을 무서워하지 않는 국회가 요지불통이다. 정기국회가 시작되었지만 아무 일도 못할 정도로 대치국면에 놓여있다. 국민의 눈으로 보기에는 대수롭지도 않은 일인데 국회가 문제를 크게 만들고 있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청와대업무추진비 유용 유혹을 폭로한 일이 그렇다. 기획재정부는 심의원이 기밀자료를 무단 열람하고, 불법 유출했다며 고발했다. 이에 못지않게 청와대 비서관. 행정관들도 구색을 맞추듯 발 빠르게 고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한 술 더 떠 더불어민주당까지 나서 ‘국가 기밀 탈취사건’이라며 윤리위에 제소하기도 했다.
따지고 보면 그리 대단치도 않은 일인데, 청와대와 기획재정부가 심 의원을 벼랑 끝으로 내몰며 목숨을 걸기까지 하고 있다. 법에 예외는 있을 수 없다. 그러나 그 법을 만드는 것은 국회가 할 일이다. 국민이 위임한 권한이다. 또한 대통령의 권력 남용을 견제하는 곳도 국회다 권력자와의 긴장, 갈등을 피할 수는 없다. 이것을 잘 조정하는 것이 정치력이라 할 수 있다.
대통령이 임명한 사법조직을 앞세워 균형을 깨는 순간 1인 권력의 독주가 시작되는 것이다. 제도를 무시하는 권력자일수록 ’도덕‘이라는 허울 좋은 가면을 쓴다. 권력이 선한지, 아닌지는 아무 의미도 없다. 아무리 선하다 해도 독주하는 권력은 위험하다.
과거 정권을 보면 국회에서 의원들이 말 한마디(잘 잘못을 떠나)로 체포되거나, 의원직을 잃은 경우(신민당 유성환, 김옥선)가 종종 있었다. 모두가 시간이 지나면 그것이 왜 징계의 사유가 되었어야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 일들이다.
아무튼 그런 일을 구실 삼아 힘 있는 권력자는 야당을 탄압해왔다. 무슨 일이 되었든 권력자의 입맛대로 법을 해석해주는 존비(袸卑)들이 있다. 기재부는 심 의원이 알면서도 기밀 자료를 열람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심 의원은 정상적으로 발급받은 아이디로 볼 수 있었다고 했다. 한 마디로 시스템 ‘에라’ 다.
이에 앞서 문 정권은 출범 당시(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청와대 캐비닛에서 다량의 문건이 나왔는데, 청와대가 지난 정부가 흘러놓은 것이라며 대부분의 문건을 언론에 공개한 바 있고, 막강한 권력자의 힘을 과시한 적이 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시비를 걸지 않았다.
지난 정부가 흘린 것은 기밀문건이라도 공개할 수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 심의원의 행위에 대해 두둔하자는 것이 아니다. 기재부가 관리를 잘못해 노출된 문건을 공개한 심 의원과 무엇이 다른가를 묻는 것이다.
국회의 역할을 다시 생각해보자. 가장 중요한 권한은 입법과 예산 결산이라 할 수 있다. 정부가 국민이 낸 세금을 제대로 쓰는지 감시하고, 지난 씀씀이를 감안해 예산을 조정하는 것이 국회다.
따라서 금액이 많고 적음을 불문하고, 국민의 세금을 어떻게 썼는지 감독하고 확인하는 것 또한 국회의 기본 임무다. 세금을 내는 국민이 모르는 깜깜이 예산은 독재정권의 유산이다. 이야말로 문 정권이 주창하는 ‘적폐’다.
결국 ‘특수 활동비’를 비난하는 것도 알 수 없게 감춰놓았기 때문에 문제가 된 것이 아닌가. 따라서 회의비를 부당하게 지급한 의심이 가거나, 규정에 어긋나게 업무추진비를 쓴 의혹이 있다면 당연히 확인하는 게 국회가 할 일 아닌가. 그런데 이 같은 내용을 국회의원이 접근할 수 없는 기밀로 분류해놓은 것 자체부터 이해가 되지 않는다.
기재부 사무관은 볼 수 있는데 이것을 감시해야 할 국민의 대표는 기밀문건으로 보는 것조차 불법이라니, 기재부가 액수와 상관없이 업무추진비를 그렇게 썼어도 기밀이라고 무조건 덮기만 할 것인가. 자의적인 ‘기밀 분류’가 국회의 감시를 회피하는 면피용이 되어서는 올바르지 않다. 청와대 해명을 들어보면 그럴싸하다.
야근을 하는 공무원에게 식사를 제공 할 수도 있고, 임명 절차가 늦어져 내정자들에게 회의비 형식으로 비용을 지급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그런 일은 다른 공직자에게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전 정부에서는 지급하지 않았던 지출이다. 필요하다면 규정을 고쳤어야 한다.
이유 불문하고, 규정에도 없는 예산을 지출했다면 그건 ‘편법’이다. 그것이 적절했는지를 먼저 논의해야 할 부분이다. 의문을 제기하고, 세금 누수를 막는 일을 하는 것이 국회의원의 할 일이자 의무다.
국회에서 해명하고 국민을 납득시키면 될 일을 국가기관에서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니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다. 도둑이 제 발 저린 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게 된다. 이런 잣대로 본다면 국회 질의는 자칫 명예훼손감이 될 수 있다.
이는 야당의 입을 틀어막으려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고는 이런 발상을 할 수 없다. 검찰 수사의 경우도 의심(편파수사)을 받기에 충분하다. 야당 의원(심재철)은 기재부가 검찰에 고발장을 접수한 지 사흘 만에 서울 중앙지검에 사건이 배당되고, 하루가 지난 지난달 21일 검찰이 심 의원 의원회관 사무실과 보좌진 3명의 주거지 등을 압수 수색했다. 고발에서 압수수색까지 4일이 걸렸다.
반면 여당 의원(신창현)의 경우 지난 달 11일 자유한국당이 고발장을 제출, 열흘 만에 사건이 서울남부지검에 배당되었고, 압수수색이 이뤄진 것은 다시 열흘이 지난 후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심 의원의 추가 폭로를 차단하기 위해 검찰이 시급하게 강제수사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과 함께 신 의원의 경우는 증거 인멸의 시간을 준 것은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도 있다.
이 부분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압수수색은 수사 진행 상황과 시급성 등에 따라 시점이 달라질 수 있는 문제일 뿐 제기된 의혹은 철저히 수사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로서는 검찰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문 정권이 들어서면서 제대로 된 정치를 찾아보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집권당도 없고, 정부 각료도 없고, 오직 청와대만 있는 것 같다. 부처 장관들이 존재하는지 조차 모를 정도로 힘이 막강하다. 모든 건 사법 절차에 맡기는 게 순리다.
청와대가 간섭을 할 경우 입법기관인 국회가 국회의 역할을 찿기 어렵고, 협진도 기대 할 수 없다. 슬기로운 지혜가 필요한 때다.
“어떤 길은 사람이 보기에 바르나 팔경은 사망의 길이니라.”<잠언 6 ;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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