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호킹 “수퍼휴먼이 지배하는 세계 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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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고집 출간…“인류, 유전자 조작유혹 물리치기 어려울 것”

박선옥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10-18 12:11:22

▲지난 3월 타계한 스티븐 호킹 박사. 그가 생전에 완성하지 못한 마지막 저서 ‘큰 질문에 대한 짧은 대답’이 가족과 동료의 도움으로 최근 출간됐다. [사진=스티븐 호킹 공식 웹사이트]

인류의 미래는 유전자 기술로 만들어진 수퍼 휴먼이 지배하는 세계가 될 것이라는 섬뜩한 예언이 발표됐다. 16일자로 출간된 스티븐 호킹 박사의 마지막 저서 ‘큰 질문에 대한 짧은 대답(Brief Answers to the Big Questions)’은 초인류(super humans)의 등장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3월 76세의 나이로 타계한 스티븐 호킹 박사는 평소에 자주 받았던 질문들에 답하기 위해 작년부터 ‘큰 질문에 대한 짧은 대답’의 저술을 시작했으나 생전에 완성하지 못했다.

이번에 출간된 유고집은 박사의 가족과 동료들이 그가 수집한 방대한 자료를 근거로 완성한 것이다.

호킹 박사의 딸 루시 호킹은 15일(현지시간) 런던의 사이언스 뮤지엄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호킹 박사가 늘 받았던 질문들이 있었다”며“이 책이 박사가 내놓은 가장 확정적이고 명확하며 진정성 있는 대답”이라고 소개했다.

이 책에서 호킹 박사가 예측하는 인류의 미래는 섬뜩할 정도로 냉정하다. 그 중에서 가장 충격적인 것은 현재 인류의 단점을 보완한 수퍼 휴먼의 등장으로 평범한 인간들은 도태 당할 수 밖에 없다는 예견이다.

호킹 박사에 따르면, 인류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개선이 필요한 존재인데, 유전자 조작이 가능해지면 현재의 인간보다 훨씬 더 뛰어난 기억력과 질병에 대한 방어능력을 가진 초인류(superhumans)가 등장해 그렇지 않은 다른 인간의 존재를 위태롭게 할 것이라는 것이다.

▲스티븐 호킹 박사는 마지막 저서를 통해 평소에 사람들에게 받았던 질문들을 정리하고 이에 대한 명쾌한 답변을 남겼다. 이 책에는 유전자 조작 기술을 이용해 만들어진 새로운 인류 ‘수퍼 휴먼’이 등장할 것이라는 예언을 비롯해 인류의 어두운 미래를 향한 경고가 담겨있다. 스티븐 호킹 박사의 저서 ‘큰 질문에 대한 짧은 대답’ 표지.[사진=북스구글]

이 내용이 발표되자 일부 언론에서는 ‘결국 수퍼휴먼을 만들어 내는 능력은 수퍼리치에게 있는 것이 아니냐’는 조심스런 우려를 보이고 있다. 다시 말해 ‘CRISPR같은 유전자 조작을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부유한 사람들이 세계를 지배한다는 결론이 된다’는 것이다.

CRISPR란 ‘일정한 간격을 두고 주기적으로 분포하는 짧은 회문 반복서열(Clustered Regularly Interspaced Short Palindromic Repeats)’의 약자(CRISPR)로 유전자의 특정 서열을 '인식'해서 자르거나 편집할 수 있는 기술을 말한다.

현재에도 에이즈 치료 등에 적용되는 CRISPR 유전자 가위를 이용하는 이 기술은 DNA를 고쳐서 병의 근본 원인을 제거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인류의 미래를 바꿀 무궁무진한 활용이 기대되는 혁신적인 기술로 알려져 있다.

유전자 조작에는 윤리적인 문제가 수반되기 때문에 이에 관해 많은 논란이 있어왔고 이를 금지하는 법이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호킹 박사는 기억력과 질병, 수명을 조작해 ‘인류의 특성을 개선하려는 유혹을 물리치기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초인류의 등장 이외에 인공지능(AI)에 관한 질문에 대한 답으로 호킹 박사는 역시 암울한 대답을 내놓았다. 그는 “미래에는 인공지능이 자신의 의지를 개발할 수 있을 겁니다”며 “그 의지는 우리의 의지와 충돌합니다”고 밝혔다.

저서에는 또 하나의 어두운 예측으로 앞으로 1000년 이내에 엄청난 자연재해가 닥치거나 핵전쟁이 일어나서 지구가 파멸할 거라는 전망도 담겨있다. 하지만 그때쯤이면 똑똑한 우리 인류가 ‘지구의 강력한 속박’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찾아내서 재난을 모면할 수 있으리라는 위안도 덧붙였다.

이 밖에도 호킹 박사의 저서에는 ▲신은 존재하는가? ▲우주는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블랙홀 안에는 무엇이 있을까?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가? ▲시간여행은 가능할까? ▲인류는 지구에서 계속 살아남을까? ▲우주에는 인간 이외의 지적 능력을 가진 존재가 있을까? ▲우리는 우주를 개척해야 하는가? ▲인공지능이 인간을 능가하게 될까? ▲우리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등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문제에 대한 호킹 박사의 명쾌한 대답이 실려있다.

[박선옥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박선옥 기자 sobahk@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