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카라과, 무자비 시위 진압·고문…수백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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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앰네스티 보고서, 정부 폭력적 탄압 즉각 중지 촉구

박선옥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10-20 00:27:37

▲한 니카라과 여성이 지난 14일(현지시간) 시위 도중 경찰에 체포되고 있다. [사진=The Telegraph]

국제 앰네스티(Amnesty International)가 18일 니카라과 사태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니카라과 정부가 경찰과 중무장한 친정부 세력을 동원해 시위대를 임의로 체포, 고문·치사 등 위력을 행사해왔다는 내용이다.

이 보고서는 니카라과 정부의 사회보장제도 개혁에 저항하며 발생한 시민들의 반정부 시위를 지난 5월~9월 니카라과 정부가 진압하는 과정에서 저지른 반인권 폭력과 범죄를 고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제 앰네스티의 에리카 구에바라 로사스(Erika Guevara-Rosas) 아메리카 국장은 보고서에서 “오테가 대통령은 시위대를 임의로 체포하고 고문할 뿐 아니라 중무장한 친정부 세력을 동원해 그의 탄압에 맞서는 용감한 시민들을 죽이고, 부상을 입히고, 공포심을 조장했다”고 전했다.

또 “니카라과 정부는 즉시 정부의 무장 세력을 모두 해제하고 적절한 조치가 필요한 시위에 대해 경찰은 오로지 합법적이고 온당하고 당위성 있는 힘만을 행사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며 “오르테가 대통령은 시위대를 ‘테러리스트’와 ‘쿠데타 공모자’로 몰아 범죄자로 만들지 말고, 국민에게 평화로운 집회와 표현의 자유를 가질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이어 “오르테가 대통령은 자국의 국민을 억압하기 위해 점점 무자비하고 교묘한 전략을 구사함으로써 지난 수 십 년 사이 니카라과에서 최악의 인권위기를 가중시켜왔다”며“이로써 수 천 명의 사람들이 안전한 곳을 찾아 고향을 떠나 다른 지역으로 가거나 이웃 코스타리카로 피신해야했다. 오르테가 정부는 폭력적 탄압을 즉각 중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역 NGO에 따르면, 니카라과 정부는 300명 이상을 시위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기소했다. 앰네스티가 확인한 바로는 국제법에 근거해 인권 위반이나 범죄로 기소된 사람은 단 한 명도 그 증거를 찾을 수가 없었다.

▲지난 5월 니카라과 수도 마나구아에서 반정부 시위대가 들고 있는 종이에는 "살인자와 도둑, 니카라과는 당신의 하야를 요구한다. 독재와 함께 물러나라"고 적혀 있다. [사진=뉴시스]

앰네스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8월 24일 현재, 대부분 정부 진압에 의해 최소 322명이 사망했고 2000명 이상이 부상당했다. 사망자 중에는 경찰관 21명이 포함됐다. 경찰과 정부세력은 AK형 소총과 RPK/PKM 기관총, 심지어는 PG-7 로켓추진식 수류탄으로 무장했다. 이중에는 전쟁 무기로만 허용되는 무기도 있었다.

사법절차를 밟지 않고 처형된 6건 기록하고 있는데, 이 중에는 지노테가 시에서 바리케이드를 공격한 경찰과 무장한 정부세력에 의해 가슴에 총을 맞아 숨진 16세 소년도 포함돼 있다.

또 보고서에는 7건의 임의적인 체포 가능성과 정부가 저항운동을 진압하는 작전 수행하는 과정에서 자행된 폭력성을 고발하고 있다. 정부가 시위자를 처벌하고, 증거를 조작하고, 조직과 시위 주동자에 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어떻게 고문을 했는지도 폭로하고 있다.

앰네스티는 적어도 12건의 고문 사례를 보고했는데 이중에는 공공억류센터에서 한 젊은 여성이 당한 성적인 고문도 포함돼 있다.

니카라과의 위기로 인해 수 천 명의 국민들은 타 지역으로 이동하거나 다른 나라로 이민을 가야하는 처지가 됐다. 지난 7월 31일 발표된 유엔난민기구(UNHCR) 자료에 따르면, 니카라과 국민 8000명이 코스타리카로 망명신청을 했으며, 이후에도 1만5000명이 망명 신청을 기다리고 있다.

이 보고서는 지난 7월~9월 니카라과와 코스타리카에서 두 팀의 리서치를 근거로 작성됐다. 앰네스티는 115건의 인터뷰를 했고, 25건의 인권위반 사례를 작성했다. 또한 전문가팀을 구성해 80개 이상의 영상과 사진 자료를 검토하고 상황분석을 거쳐서 보고서를 작성했다.

[박선옥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박선옥 기자 sobahk@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