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인권위 “프랑스 니캅 착용금지법은 인권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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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캅 금지, 개인의 종교적 신념 표출 권리 저해

박선옥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10-25 00:11:37

▲지난 5월 31일 덴마크 의회가 니캅과 부르카 등 이슬람 베일 착용을 금지하기로 결정한 날 니캅을 쓴 두 여성이 의사당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유엔 인권위원회가 프랑스의 '니캅 착용 금지법'은 무슬림 여성의 인권을 침해하고 그들을 “집안에 가둘 위험”이 있다는 해석을 내렸다.

23일(현지시간) 유엔 인권위는 “프랑스가 니캅을 착용한 여성에게 벌금을 물게 한 것은 인권침해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지난 2012년 프랑스에서는 두 명의 여성이 공공장소에서 얼굴을 가리는 의상을 착용했다는 이유로 기소되어 유죄판결을 받은 바 있다. 앞서 프랑스는 2010년 “공공장소에서는 어느 누구도 얼굴을 가리기 위한 의도로 의상을 착용할 수가 없다”고 명시한 법을 채택한 탓이다. 이 법은 공공장소에서 몸 전체를 가리는 이슬람식 베일의 착용을 금지하게 했다. 그런 베일은 좁게 트인 틈으로 눈만 빼꼼히 보일 뿐 얼굴과 몸 전체를 가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엔 인권위는 2016년 두 여성의 청원을 받아 조사에 착수한 결과,“니캅 착용을 금지하는 프랑스 법이 청원자들의 종교적 신념을 표출할 수 있는 권리를 저해했다”고 판단했다. 또한 인권위는 “프랑스 정부가 이 의상을 금지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적절한 해명을 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인권위는 “얼굴 가리는 것을 금지하는 것이 사회안전 차원에서 혹은 사회에서 ‘함께 살기’ 위한 목적을 성취하는데 꼭 필요하고 적절한 것이었다는 프랑스의 주장에 설득력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인권위는 또 “니캅 착용 금지법이 완전히 몸을 가린 여성들을 보호하기 보다는 그들을 집에 가둬서 공공서비스을 이용하는 것을 방해하고 그들을 소외시킬 수 있는 정반대의 효과를 가져다 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인권위 판결에 따라 프랑스는 180일 이내에 판결내용 이행을 위한 조치를 인권위에 보고해야 한다.

니캅 착용 금지법에 따르면 프랑스에서는 니캅을 착용한 여성에게 최고 150유로(약 19만원)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법 시행 당시 프랑스 정부가 추산한 프랑스 내 니캅 착용 여성의 수는 350만 무슬림 인구 중에서 2천명 정도였다.

한편 덴마크와 네덜란드에서도 얼굴을 가리는 의상 착용을 금지하는 법이 이미 통과돼 현재 시행 중이다.

지난 8월에는 덴마크에서 29세 여성이 이 법을 어겨서 벌금 1천크로네(약 17만원)가 부과됐다. 당시 알제리계 프랑스 출신 사업가가 이 벌금을 대신 납부하겠다고 나선 것을 계기로 이 법을 두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라시드 네카즈’라고 알려진 이 사업가는 덴마크의 한 언론과의 서면인터뷰에서 “나는 니캅을 착용하지 않을 자유 뿐 아니라 니캅을 착용할 자유도 옹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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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옥 기자 sobahk@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