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부터 혁신해야 실업난 해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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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부터 혁신해야 실업난 해결된다

스카이데일리 칼럼

임현범 기자페이지 + 입력 2018-11-02 13:06:15

최근 청년실업률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지만 해결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어 우려된다. 당장 정부는 공공부문 단기 일자리와 공무원 채용 규모를 늘려 급한 불을 끈다는 방침이지만 재정을 투입해 고용을 늘리는 방식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근본 해결책이 될 순 없다는 이야기다.

오히려 정부가 공무원 채용 규모를 늘린다고 밝히면서 청년들의 장기실업을 부추기는 현상마저 빚어지고 있다. 일과 여가의 균형을 중요시하는 워라밸이 청년층 트렌드로 자리잡은 상황에서 공무원은 워라밸을 실현할 수 있는 가장 안정적인 직장이라는 게 대다수 청년들의 평가다.

심지어 기존 회사에 다니던 청년들이 단기간 공무원 채용 규모를 확대하는 이번 정부 방침을 계기로 회사를 관두고 공무원 채용시험에 뛰어드는 아이러니한 상황마저 연출되고 있다. 이번 정권 내에 무리해서라도 공무원 시험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정부의 청년 일자리 정책이 제대로 굴러가고 있는지 의문부호가 달리는 배경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정부의 재정투입식 일자리 정책이 실효성조차 갖추지 못했다는 점이다. 소득주도성장을 내건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추경예산까지 포함해 일자리 예산으로만 무려 37조 원을 쏟아부었지만 고용 지표는 금융위기 이후 여전히 최악의 수준에 머물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일자리 정책 방향에 근본적인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단순히 공공부문 일자리를 늘려봤자 취업에 성공하는 청년들은 일부에 불과하다. 일자리가 민간부문에서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단순 숫자놀음에 불과한 만큼 결국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건 정부가 아닌 민간 기업이라는 지적이다.

그런데 정부는 정작 성장성이 큰 산업을 규제로 묶어두고 있다. 블록체인 산업이 대표적이다.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 중 하나인 블록체인은 범용성이 높아 다양한 산업분야에 활용될 여지가 크다. 기술발전 정도에 따라 관련 산업이 큰 폭으로 성장할 거라는 사실은 두 말 할 여지가 없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7억3600만 달러(약 8300억 원)였던 블록체인 시장 규모는 2022년 108억6000만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비약적인 성장세가 점쳐지는 만큼 해외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블록체인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반면 우리 정부는 규제를 강화하는 등 오히려 블록체인 발전을 가로막는 모습을 내비치고 있다. 가상화폐 거래 시 실명인증 계좌만 거래할 수 있도록 한 데 이어 ICO를 전면 금지한 게 대표적이다. 뿐만 아니라 정부가 블록체인 산업을 육성한다고 밝히면서도 암호화폐 거래소를 벤처업종에서 제외하는 등 이중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기존 벤처기업 제외 업종은 유흥주점업, 무도장, 사행시설 등 5가지에 불과하다. 블록체인 기반 기술인 암호화폐에 대한 정부의 부정적 인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암호화폐와 ICO가 블록체인 기술·산업 발전과 떼어놓고 보기 힘들다는 게 관련업계 중론이다. 블록체인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선 암호화폐와 ICO 수용 역시 중요하다는 것이다.

블록체인 산업이 성장하면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정부가 현재와 같이 블록체인 산업을 규제할 경우 신규일자리는 3만5800개 증가에 그치지만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 관련 분야를 육성할 경우 2022년까지 5년 간 최대 17만5000개의 신규일자리가 생긴다.

블록체인 분야와 관련된 산업의 경우만 봐도 정부의 정책 방향에 따라 창출되는 일자리 규모가 적게는 수천에서 많게는 수만 개 이상 차이가 난다. 하물며 다른 산업분야에 적용된 불필요한 규제까지 해소된다면 일자리가 늘어나면 늘어났지 줄어들진 않을 것이다. 적신호가 켜진 한국경제를 살리기 위한 정부의 전향적인 개혁 의지가 어느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임현범 hby6609@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