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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 등에서 들어오는 수입맥주와 초콜릿의 통관가격이 FTA 체결이후 낮아졌지만 소비자 가격은 변동이 미미한 것으로 확인됐다. 관세인하 효과가 소비자에게로 귀결되지 않는 것이다.
한국소비자원(이하·한소원)은 수입맥주와 수입초콜릿의 가격 및 유통실태를 조사한 결과 통관가격은 FTA 체결이후 하락했으나 소비자 가격은 오히려 상승하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해 소비자가격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15일 밝혔다.
국내 소비자들의 수입맥주, 초콜릿에 대한 선호가 꾸준히 늘어남에 따라 맥주, 초콜릿의 수입액도 크게 증가하는 상황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수입맥주 수입액은 2010년 4375만달러에서 2014년 1억1169만달러, 지난해 2억6309만달러로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수입초콜릿 수입액도 2011년 1억6601만달러에서 지난해 2억1840만달러로 증가세를 보였다.
자연스레 관련 시장의 규모도 확장되는 모양새다. 하지만 활발한 수입액 상승세를 견인한 관세인하 효과가 시장가격에는 반영되지 않아 소비자의 권리가 외면당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따르고 있다.
수입맥주의 경우 저가 제품에서는 가격인하폭이 구분될 정도로 확인됐으나 고가 제품은 변화가 거의 없었다. 유럽에서 들어온 고가맥주의 경우엔 오히려 FTA발효 전보다 가격이 올랐다. 가격조사는 롯데백화점 본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현대백화점 본점, 롯데마트 잠실점, 이마트 성수점, 홈플러스 월드컵점 등 국내 주요 백화점과 대형마트 매장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미국 제품의 경우 FTA 이후 이전에 비해 고가는 1L당 591원, 저가는 2732원 하락했다. FTA 이후 리터당 가격은 고가 1만9972원, 중가 1만3239원, 저가 3606원 등이다. EU제품은 FTA 이후 저가가 1200원 하락했지만 고가제품은 112원 상승했다. 리터당 가격은 고가 1만8563원, 중가 7800원, 저가 1980원 등이다.
이어 중국산 고가제품은 가격변동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고 저가는 2520원 하락했다. 중국산 수입맥주의 FTA 이후 고가 가격은 1만606원, 중가 6061원, 저가 2980원 등이다.
수입초콜릿은 올 상반기 수입가격 대비 소비자가격이 최대 7배나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국가별로 올해 상반기 초콜릿 수입가격을 살펴보면 이태리, 벨기에, 독일, 프랑스 등 EU 국가에서 들여온 초콜릿가격이 10g당 91.4원으로 가장 높았다. 미국 84.3원,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아세안 57.2원, 중국 46.1원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소비자가격은 EU산이 10g당 대형마트 341.4원, 백화점 405.2원, 편의점 414.9원 등으로 수입가와 큰 차이를 보였다. 특히 편의점 가격은 수입가격 대비 4.5배나 된다. 미국산의 경우 10g당 대형마트 198.8원, 편의점 303.5원, 편의점 303.5원 등으로 집계됐다. 편의점 가격은 수입가격 대비 3.6배 수준이다.
마찬가지로 중국산도 10g당 대형마트 323.2원, 대형마트 284.4원, 편의점 253.4원 등으로 집계돼 수입가와 큰 차이를 보였다. 대형마트 가격은 수입가격 대비 7배 수준이다. 아세안산 초콜릿은 10g당 대형마트 277.4원, 편의점 387.5원 등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소원은 FTA 관세인하 효과가 소비자후생으로 이어지기 위한 노력 제고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소원 관계자는 “FTA체결로 관세가 내려갔음에도 고가맥주와 초콜릿의 소비자가격 인하가 확인되지 않는 점에 비춰 관세인하 효과가 소바자에게 귀속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수입·유통업체들의 가격경쟁 활성화를 위한 유통구조 개선을 관계 부처에 건의하고 수입소비재 품목에 대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한 가격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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