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의지 역행한 스마일게이트 장사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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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 기자페이지 + 입력 2018-11-19 00:02:42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발표했다. 이번 예산안을 편성하게 된 배경과 합당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시정연설의 핵심 키워드는 일자리, 양극화, 저출산, 고령화 등이었다. 문 대통령은 “적극적인 재정운용을 통해 경기 둔화의 위험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일자리, 양극화, 저출산, 고령화 등과 같은 구조적인 문제에 본격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국회의 협조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양극화 해소에 방점을 둔 서민 중심의 정책 이행 의지를 강력하게 피력했다. 그는 “내년도 예산은 포용국가로 나아가기 위한 예산이다”며 “일자리를 통해 누구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돕고 혁신성장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정기국회에 거는 국민의 기대가 매우 크다”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민과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아픔을 덜어 달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이번 시정연설에 대한 평가는 분분하지만 대다수의 공감을 얻은 내용도 일부 존재한다. 가장 중점을 둔 양극화 해소에 대해서는 진영을 막론하고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된 게 사실이다. 대다수의 국민들이 양극화 현상을 사회 갈등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보고 국가 경쟁력 확대를 위해 하루빨리 해결해야 한다는 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런데 최근 문 대통령과 국민들의 양극화 해소 노력에 찬물을 끼얹을 만한 사안이 불거져 나와 논란이다. 유명 게임업체가 양극화 현상을 부추길만한 경영행보를 보이고 있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 선 기업은 최근 신작게임 ‘로스트아크’로 주목을 받고 있는 스마일게이트그룹이다.

스마일게이트그룹은 수백만원의 과금을 유도해 서비스 이용자들 간에 양극화와 그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을 부추기고 있다. 최근 출시한 ‘로스트아크’ 내에 현금 200만원에 호가하는 아이템을 선보여 유저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일부 유저들은 즐기기 위해 게임에 접속했다가 상대적 발탈감만 느끼고 결국 접속을 끊어야했다는 안타까운 심정을 전하기도 했다.

스마일게이트그룹은 고위임원에 파격적인 복지혜택을 선보여 내부 직원은 물론 일반 직장인들을 허탈하게 하고 있다. 이곳 오너인 권혁빈 의장을 비롯한 각 계열사 CEO들은 회사로부터 수십억원에 달하는 사택을 제공받고 있다. 특히 스마일게이트그룹 본사는 판교지만 제공한 사택은 강남에 위치한 것으로 파악돼 ‘사택’의 본래 의미마저 져버렸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권 의장은 실거래가만 40억원을 호가하는 서초구 소재 고급아파트 호실을 제공받았다.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를 이끌고 있는 성준호 대표 역시 회사 명의로 빌린 서초구 고급아파트 호실에서 살고 있다. 이곳 호실은 전세보증금만 13억원이다. 스마일게이트알피지의 수장 지원길 대표이사도 본인이 경영을 도맡고 있는 법인 명의로 전세 임대한 강남아파트에 살고 있다. 이곳 전세보증금 역시 10억원을 호가한다.

스마일게이트그룹의 과도한 과금 책정 논란, 오너 및 고위 임원에 대한 호화사택 제공 등은 수혜자와 비수혜자가 명확하게 갈리는 사안들이다. 비수혜자로서는 위화감을 느낄만한 사안이기도 하다. 위화감은 곧 상대방에 대한 반감으로 이어져 양극화 현상이라는 결과를 낳기 마련이다. 스마일게이트그룹의 행보는 대통령이 정책 방향과 정면으로 어긋나 있는 셈이다.

스마일게이트그룹의 최근 행보는 과도한 돈벌이도 모자라 특정인만 호의호식하는 지금의 모습은 지탄을 받을 만한 장사논리로 비춰지기에 충분하다. 종국엔 국민들의 외면이라는 무서운 결론을 맞이하게 될 수밖에 없다.

스마일게이트그룹 오너인 권 의장이 각종 논란을 불식시킬만한 특단의 대책을 내놔야 한다. 당장의 이익 보다는 지속 가능한 이익에 집중하는 경영 행보를 보일 필요가 있다. 특정인에 대한 과도한 복지 보다는 사회 전체에 유익한 공익 활동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 무엇보다 이러한 노력이야 말로 스마일게이트그룹이 글로벌기업으로 도약하는 자양분이 된다는 사실을 뇌리 깊숙이 새겨야 한다.

김신 s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