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강연재·배현진의 두 번째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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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강 산업경제부장·부국장 기자페이지 + 입력 2018-11-21 00:30:02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정치복귀를 선언했다. 역사의 죄인이 되지 않기 위해 무너져 가는 나라를 구하겠다는 것이 그의 복귀 명분이다.

국민의 절반이상이 과거 홍준표의 말이 옳았다고 말하고 있다며 특유의 자기 PR도 빼놓지 않았다. 홍 전 대표의 복귀선언을 두고 정치권에선 역(逆) 호불호(好不好)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홍 전 대표의 정치복귀를 가장 반긴 사람은 강연재 자유한국당 법무특보다. 강 특보는 홍 전 대표에 의해 영입돼 지난 6월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에 전략공천 된 바 있는 대표적인 ‘홍준표 키즈’ ‘홍준표 사람’이다.

강 특보는 “고맙습니다. 저도 밀알이 되겠습니다”며 홍 전 대표의 복귀를 적극 환영했다. "범자유보수진영은 나라를 지키는 마음으로 홍 전 대표의 네이션 리빌딩(nation rebuilding) 운동에 나서야 한다"며 홍준표 호위무사를 자처하고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을 파면한다”고 말했다가 여론의 질타를 받은데 이어 최근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과 ‘막말 결투’를 벌이고 있는 강 특보에게 있어 홍 전 대표의 정치복귀는 천군만마를 얻은 것과 같다.

홍 전 대표의 정치복귀는 친정인 자유한국당 보다 정적관계인 민주·바른미래·민주평화·정의당에서 더 환영받고 있다. “자유한국당 해체에 밀알이 돼 주길 당부한다”(바른미래당 김익현 부대변인), “격하게 환영한다. 당 대표직에 당선돼 보수의 거목으로 우뚝서기 바란다”(정의당 최석 대변인),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반대편에서 큰 일 해 줄 것으로 믿는다”(민주당 정청래 전 의원)는 환영사부터 “자유한국당에 골칫거리가 하나 더 늘어날 것”(민주평화당 김정현 대변인)이란 걱정의 목소리까지 들린다. 냉소적인 반응이라고 해석하기엔 진심어린 환영 분위기가 느껴질 정도다.

홍 전 대표가 과거 당 대표 재임시절 보여준 막말과 그로인한 자유한국당에 대한 민심이반을 지켜 본 경험이 이 같은 환영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있다. 또한 당권을 놓고 벌어지게 될 홍 전 대표와 친박계와의 충돌은 자유한국당 내분을 가속화 시킬 것이란 판단도 작용하고 있다. 여·야 4당에게 있어 홍 전 대표의 복귀는 그야말로 ‘손 안대도 코 푸는’ 호재중의 호재인 셈이다.

반면 자유한국당의 속내는 복잡하다. 홍 전 대표의 당권도전에 대해 부정적인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과 비박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홍 전 대표간의 견제와 긴장감은 전당대회가 다가올수록 고조될 전망이다. 김 위원장 체제를 떠받치고 있는 김성태 원내대표·김무성 의원 등 또 다른 비박계를 포함하면 이들 간의 3각함수는 더욱 복잡해진다.

‘친박청산’을 주도했던 홍 전 대표와 친박계의 관계는 루비콘 강을 건넌지 오래다. 양 측은 서로에게 있어 당권을 놓고 혈투를 벌어야 할 최대의 정적이다.

이 와중에 주목되는 사람이 있다. 홍 전 대표에 의해 영입돼 지난 6월 서울 송파을 보궐선거에 전략공천 됐던 배현진 비대위 대변인이다. 강 특보와 함께 대표적인 ‘홍준표 키즈’로 불리지만 그는 지금 비대위 중심의 당 지도부에 진입해 있다. 반(反) 홍준표 분위기가 팽배한 비대위에서 활동 중인 그의 행보는 정치권 내에서 줄 곧 주목을 받아왔다.

하지만 홍 전 대표의 복귀선언으로 인해 배 대변인은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정치적 입지공간인 비대위와 정계로 이끌어 준 홍 전 대표 사이에서 배 대변인이 어느 정도의 정치력을 보여줄지 가늠해보는 것도 우리나라 정치권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김진강 기자 / 판단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김진강 산업경제부장·부국장 kjk5608@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