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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아내 김혜경 씨가 연루된 이른바 ‘혜경궁 김씨’ 사건이 대한민국 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혜경궁 김씨’ 사건은 SNS 상에서 허위사실유포, 고인에 대한 명예훼손, 공직선거법 위반에 해당하는 발언 등을 일삼던 인물의 정체가 이 지사의 아내 김 씨라는 의혹을 일컫는다.
경찰은 ‘정의를 위하여’라는 닉네임의 트위터 계정 주인(혜경궁 김씨)의 정체가 실제로 김 씨라는 결정적 정황을 포착했다며 의혹을 사실로 단정 지은 상태다. 하지만 여전히 이 지사 측은 트위터 계정 주인은 김 씨가 아니라는 입장을 펼쳐 여전히 진실은 미궁 속에 남아 있는 상태다. 현재 양 측이 팽팽한 진실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정치권 안팎에서는 진실 여부를 떠나 이번 사건으로 인한 파장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vs 이재명 진실공방 가열…사건 해결의 키 넘겨받은 검찰 판단에 이목 집중
현재 경찰의 수사결과 발표와 이 지사 측의 반박이 부딪치는 쟁점은 크게 4가지다. 경찰은 지난 2014년 1월 15일 오후 10시 40분 김혜경 씨가 카카오스토리에 이 지사의 대학입학 사진을 올린 뒤 10분 후 ‘혜경궁 김씨’ 트위터에 같은 사진이 올라 온점을 들어 김혜경 씨와 ‘혜경궁 김씨’가 동일인이라고 판단했다. 반면 이 지사 측은 카카오스토리 구독자 중 한 사람이 사진을 올린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경찰은 또 2013년 5월 18일 이 지사가 트위터에 올린 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 유족사진을 혜경궁 김씨가 다음날 낮 12시 47분 리트윗했고 13분 뒤 그 사진이 캡쳐 돼 김혜경 씨의 카카오스토리에 게시된 점도 근거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이 지사 측은 동일인이라면 복잡한 캡쳐 과정을 거치지 않고 원본사진을 그대로 공유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안드로이드 단말기에서 작성된 ‘혜경궁 김씨’ 트위터 글이 아이폰으로 바뀐 시점과 김혜경 씨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아이폰으로 바꾼 시점이 일치한다는 경찰의 주장과 관련해서도 이 지사 측은 ‘혜경궁 김씨’가 성남에 산다는 전제부터가 잘못된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혜경궁 김씨’ 트위터에서 파악된 주소지가 성남 분당인 점, 군대 간 아들이 있는 여성인 점, 대학이 S대 음악전공이란 점 등이 김혜경 씨와 일치한다고 경찰의 주장에 대해 이 지사 측은 익명의 계정에서 타인을 사칭하거나 조작이 허다한데 그걸 믿느냐고 반문하고 있다.
이처럼 경찰과 이 지사 측이 서로 엇갈린 주장을 내놓으며 진실공방을 하는 데 대해 국민들은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명확하게 진실을 밝혀내지 못하는 경찰에 아쉬움을 나타내는 여론이 적지 않다. 경찰은 이례적으로 7개월이란 장기간 수사를 진행하며 트위터에 올라온 4만 여건의 글을 전수조사 한 바 있다.
경찰 수사에 대한 아쉬움은 부실수사 의혹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일부 국민들은 ‘검찰의 수사지휘를 받았고 검찰이 기소의견으로 송치하라고 했다’는 경찰 주장과 달리 검찰은 ‘수사지휘를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수사기록도 보지 못했다’고 밝혀 부실수사 책임 떠넘기기 아니냐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경찰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이관한 수사결과만으론 재판에서 유죄판결이 나오기 어렵다”며 “경찰이 갖고 있다는 결정적 증거(스모킹건) 역시 직접 증거라기 보다는 정황 증거일 가능성이 높아 진실공방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을 넘겨받은 검찰은 우선 경찰의 수사 자료를 토대로 4가지 쟁점에 대한 확인 작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공소시효 만료일인 내달 13일 이전에 기소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결정적 증거가 나오지 않아 유죄 입증이 어려운 만큼 검찰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기소를 하지 않을 경우 국민적 비판에 직면할 수 있는데다 기소를 하더라도 실익은 없고 정치논리에 휘말려 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안희정, 이재명 등 수렁에 빠진 민주당 유력 대권후보들…김성태 “박원순만 남았다”
이번 ‘혜경궁 김씨’ 사건으로 인해 정치권 내에서도 뒤숭숭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우선 이 지사가 소속된 민주당은 이번 일을 빌미로 한 야당의 정치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차기 대선 승리를 위한 새판짜기 분위기도 생겨나고 있다.
당내 유력한 대권주자이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미투(Me Too)’라는 핵폭탄을 맞아 정치무대에서 사라진데 이어 또 다른 대권주자인 이 지사 또한 이번 사건으로 상당한 정치적 데미지를 입었기 때문이다. 재판종료 까지 최소 2년 정도의 기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지사의 정치적 회생 전망도 불투명하다. 또 다른 대권주장이 박원순 서울시장이 한국노총 집회 참석을 기점으로 자유한국당을 포함한 보수세력의 공격이 집중되고 있는 점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진성준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19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의 대선후보 경선을 벌였던 유력주자들이 정치적 치명상을 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박원순 시장만 남아있다”고 말해다.
이어 “‘다음차례는 박원순이다’는 식으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말한 바 있다”며 “어떤 정치행보에는 정치전략이라는 이면이 있는데 그것이 국민적인 명분이 있고 합리적이냐 하는 데 따라서 성패가 좌우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총선과 대선까지 남아있는 시간동안 유력후보들과 현 정부를 갈라 치려는 모 세력의 시도는 계속될 것으로 본다”며 “권력기관의 일부 세력도 이에 동조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김진강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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