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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경제를 이끌어가는 삼성그룹이 삼성전자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70%에 달하고 삼성전자는 휴대폰 부문에 역시 매출의 70%가 집중돼 있다. 국가부채, 가계부채, 외환보유액, 주가지수 등 국가경제가 빨간 불이 켜지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파죽지세 성장은 당장 도움이 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위험한 징후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사진은 삼성전자 서초사옥 ⓒ스카이데일리>
글로벌 초우량기업으로 성장한 삼성전자가 파죽지세의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와 내수시장 침체 등 국내외 최대의 악조건 속에서도 거두고 있는 실적이라는 점에서 삼성전자의 위력이 돋보인다.
삼성전자는 연결기준으로 지난 2분기에 매출액 47조원, 영업이익 6조7000억원을 기록(잠정 예상치)하는 기염을 토했다. 하루에 1000억원의 영업수익을 낸 실적이다. 삼성은 분기사상 최대 이익이라는 실적을 또 갈아치웠다. 매출도 지난해 4분기 47조3000억원에 이어 두 번째를 차지할 정도로 순항을 계속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성장 뒤에는 우려되는 그늘이 있다. 삼성그룹 차원도 마찬가지고 국가경제 차원에서도 동일한 사안의 고민이다. 일종의 ‘쏠림현상’을 두고 하는 말이다.
삼성전자의 지난 상반기 92조2700억원에 달하는 반기매출 실적은 사상 최대다. 이는 삼성그룹 전체 매출중 비중이 무려 70% 달한다. 전자 부문 이외에 중화학, 건설, 조선, 중공업 등 다른 계열사들은 글로벌 1등을 하지 못해 상대적으로 위축돼 보인다.
삼성전자의 매출도 특정 상품으로 치우쳐 가고 있다. 전체 매출 중 휴대폰 부문이 7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이 삼성전자라는 모함에 힘이 쏠려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중에서 휴대폰에 의존하고 있는 형국이다.
시야를 조금 넓혀 국가 경제를 보면 삼성그룹 등 주요 상위 재벌기업이 한국경제를 떠받치고 있다. 재벌닷컴의 ‘대한민국 100대 그룹 현황’(20011년 회계연도 말 기준)에 따르면 삼성, 현대차, SK, LG 등 4대 재벌기업 자산이 우리나라 민간 100대 그룹 전체자산의 절반과 맞먹는 규모다.
이들 4대 재벌의 총 자산은 671조원에 달해 민간(공기업 제외) 100대 그룹 전체 자산의 46.4%를 차지한다. 특히 삼성은 자산과 매출규모가 하위 100대 그룹 가운데 26위에서 100위까지 75개 그룹을 합친 것보다 더 많았다
삼성은 100대 그룹 전체 자산의 19.3%, 매출 19.6%를 각각 차지해 절대적인 규모를 보였다. 이어 현대차가 자산의 10.7%와 매출의 11.3%를 차지했다. 두 회사가 100대 그룹의 자산과 매출에서 무려 3분의 1을 차지했다. 한국경제의 쌍두마차로 보면 삼성과 현대차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삼성이 이끌고 현대차가 쫓고 있는 모양새다.
휴대폰이 삼성전자를, 삼성전자가 삼성그룹을, 삼성그룹이 한국경제를 견인하는 막강한 구조다. 하지만 이 같은 쏠림현상은 대단히 우려되는 측면이 엄존한다. 만약 휴대폰이 예상치 못하게 매출부진을 겪거나 최악의 경우 노키아 등과 같이 뒷걸음질을 하는 상황이 닥친다면 재앙이다.
휴대폰이 어려우면 삼성전자에 이어 삼성그룹이 흔들릴 뿐만 아니라 한국경제까지 휘청거리는 구조다. 현대차, SK, LG 등도 국가경제에 이 같은 영향을 미친다. 특정 대기업이 잘 나가면서 벌어지는 기대와 걱정이다.
어느 기업, 어느 국가든 경제 기둥은 포트폴리오를 짜면서 균형적인 발전을 도모해야 하는 것이 순리다. 이제 국가적 관점에서 ‘삼성 휴대폰’ 쏠림 현상에 얼마나 긴장해야 하는가를 살펴봐야 한다.
우선 지속적으로 큰 증가추세를 보여 왔던 외환보유액이 2분기 들어 전분기 대비 2.1% 증가하는 선에서 머물렀다. 원화값도 2분기에 평균 1152원을 보여 지난해 3분기 1085원에 비해 크게 하락했다.
부채도 대단히 우려되는 수준으로 커지고 있다. 정부와 민간을 모두 합해 2000조원이 넘는다. 이는 국내 총생산의 1.6배에 달하고 리먼 사태 이전의 2008년 2분기에 비해 역시 1.6배 급상승한 액수다. 외환보유액은 주춤하는 가운데 국가부채가 늘고 있는 심상치 않은 조짐이다.
우리 기업의 경영부담 정도를 알 수 있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도 2분기에 74.3의 저조한 수치를 나타냈다. 이는 상품 1000개를 팔면 수입은 743개 밖에 수입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그만큼 원자재 값 상승 등의 요인이 교역조건지수 하락을 부채질 하고 있다. 주가지수도 2분기에 전 분기 대비 9.8% 감소했다.
또 국가경제의 시한폭탄 가계부채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가계와 연계된 자영업 부채까지 함께 증가하고 있다. 가계발 뇌관이 폭발하기 직전에 왔다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잇따르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국가경제가 정부의 각종 외견상 지표와는 다르게 서서히 침몰하는 징후들이 포착되고 있다. 냄비의 물 안에 있는 개구리가 서서히 뜨거워지는 물에서 고통없이 죽어가는 것과 비슷한 국가경제 흐름이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특정 대기업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게 쏠리면 당장은 위기를 극복하게 해준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대단히 위험한 징후다. 삼성그룹이 없는 대한민국을 생각할 수 없게 됐을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없는 삼성그룹과 한국도 그 선상에 있게 됐다.
휴대폰은 냉정하게 보면 유행을 타는 제품이다. 간단한 기술력 하나 차이로 회복할 수 없는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 이처럼 휴대폰이 국가경제를 견인할 기둥이 되기 어려운 것은 그것이 일회성 소비재라는데 있다.
휴대폰에 의존한 삼성전자가 휴대폰 때문에 흔들리면 자칫 대한민국 경제마저 흔들리는 구조다. 정부가 일정 한도 내에서 삼성전자에 대한 직·간접 관리에 나서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경제든 정치든 독점은 개인이나 기업에게는 가장 아름다워 보이지만 실상은 가장 치명적인 독배다. 삼성그룹, 삼성전자, 휴대폰, 스마트폰 등으로 이어지는 쏠림현상이 지속된다면 혹시 모를 도미노를 놓거나 방치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지금 당장 어렵다고 해서 기업의 입김이 지나치게 크면 국가경제를 도탄에 빠뜨릴 우려가 있다는 점을 정부는 유념해야 한다. 나아가 기업들 스스로 독점사업들을 분산하는 다양한 분산전략을 채택하고 실천에 옮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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