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클럽 감소세…주요 상장사 5년째 ‘제로 성장’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폴리로그 > 거시경제

매출 총액도 5년째 사실상 '정체'…“신산업 육성 등 대책 절실”

나광국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12-13 17:29:03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이후 약 20년간 매출 1조원 이상 기업 숫자가 2.5배 가량 증가했지만 최근 몇 년간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기업정보 분석업체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매출액 기준 국내 1000대 상장사의 연도별 경영실적을 분석한 결과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당시인 1997년 매출 총액 452조원에서 지난해는 1492조원으로 3.3배 증가했다.

특히 2008년 처음으로 1000조원을 넘어설 때까지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2008년에는 전년 대비 증가율 27.3%에 달하는 등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은 2009년 잠시 주춤했지만 2012년 1482조원을 넘어서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이후 현재까지 1500조원을 넘어서지 못하며 발이 묶여있다. 지난해에는 1492조원을 기록했다.

2012년 이후 지난해까지 매출 증가율은 0.7%다. 특히 매출 1위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같은 기간 1341조원에서 1330조원으로 오히려 감소하는 역성장을 보이고 있다.

연매출 1조원 이상 기업의 숫자는 지난 1997년 74개에서 꾸준히 증가해 2012년에는 192개로 2.5배 수준이 됐으나 이후 2013년 189개, 2014년과 2015년 186개에 이어 2016년에는 184개까지 줄었다. 지난해 모처럼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187개가 됐지만 5년 전과 비교하면 5개 줄어든 수치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과거와 같은 ‘고속성장’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으나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 부진과 규제 일변도의 정부 정책 등에 더 큰 요인이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오일선 CXO연구소 소장은 “1000대 기업의 매출 규모가 몇 년째 정체되고 있다는 것은 기존의 산업 패러다임이 과거처럼 유효하지 않음을 의미한다”며 “한국 경제를 움직이는 성장엔진의 동력이 약화하고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게 신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는 등의 선제적 조치를 적극적으로 마련하지 않는다면 성장 둔화의 깊은 골에서 빠져나오기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 재계 관계자는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통상장벽 강화와 글로벌 경쟁이 심화한 영향도 있지만 현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정책에 따른 기업 부담 증가와 규제 일변도 정책, 친노조·반기업 정서로 인한 대기업의 부담이 커지는 것도 성장이 둔화하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나광국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나광국 기자 kkna@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