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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독일의 한 방송 프로그램이 선정하는 ‘2018 황금 바보 상’ 수상자로 알려졌다. 올해로 4년 연속 수상자가 됐다.
‘황금 바보 상’은 독일 코미디언이자 저널리스트 올리버 벨케가 진행하는 독일 제2공영 방송사 ZDF의 정치시사풍자 프로그램 ‘호이테 쇼’에서 매년 발표한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17일(현지시간)자 기사에 따르면 ‘호이테 쇼’가 발표한 올해 수상자에는 트럼프 대통령 이외에도 카슈끄지 피살사건의 배후로 주목 받고 있는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북한 김정은 위원장, 그리고 EU 탈퇴 결정 후 우왕좌왕하는 영국 국민 전체가 포함됐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이후 강조해 온 자국 우선주의 구호 ‘아메리카 퍼스트’로 특히 유럽 네티즌 사이에서 희화적 패러디 동영상을 유행시켰다. 러시아, 프랑스, 스위스 등 각국의 네티즌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본 따 ‘러시아 퍼스트’ 혹은 ‘아메리카 퍼스트, 프랑스 세컨드’ 등 동영상을 제작해서 미국식 국수주의를 풍자했다.
미국 연구조사기관 ‘퓨 리서치센터’가 지난 10월 세계 여러 나라 국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각국 지도자에 대한 신뢰도 조사결과에 따르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52%,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46%, 시진핑 중국 주석 34%,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30%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신뢰도는 27%로 주요국 지도자 중 최하위였다.
트럼프 대통령에 비판적인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가 자신을 풍자하는 (미국 방송의) SNL 쇼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유럽 TV를 절대 틀지 말아야 할 것’이라는 제목으로 독일 TV 프로그램이 주는 트럼프 대통령의 ‘황금 바보 상’ 수상 소식을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17일자 기사에서 ‘유럽에서 브렉시트 드라마가 다크 코미디로 변질되어가는 마당에 트럼프 대통령은 계속해서 정치풍자 쇼에 좋은 소재를 제공하는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비꼬았다.
유럽에서는 트럼프를 지지하는 시청자가 적은 탓에 유럽 방송들은 미국 대통령을 웃음거리로 삼는데 큰 제약을 받지 않기 때문에 방송에서 조롱의 수위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특히 ‘SNL(토요일 밤 생방송)’ 같은 쇼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조롱이나 풍자가 유럽보다는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SNL의 몇몇 장면에 대해서 불법이라고 비난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트위터에 ‘NBC 방송과 민주당의 주장을 반복하는 SNL 같은 프로그램이 매시간 쏟아내는 일방적인 보도야 말로 진짜 스캔들이다’고 방송사에 불만을 토로하면서 ‘법정에서 검증을 받아야 할까? 과연 합법일까?’라며 법적인 대응을 암시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방송계는 ‘유머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에 대해 ‘유머의 힘으로 사회를 변화하고 개혁시키는 것’이 유머의 사회적 기능이라는 이스라엘 학자 애브너 지브의 말을 인용해 답했다.
[박선옥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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