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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 경찰이 EU 국경 너머 보스니아 출신의 망명신청자들을 적법한 절차 없이 되돌려 보내고 있는 정황이 포착돼 유럽연합 회원국이 지켜야 할 EU법을 명백히 위반했다는 국제적 비난을 받고 있다.
국경에서 일어나는 인권침해 감시기구 ‘국경폭력감시단(BVM)’은 보스니아 국경 지역 로호보 부근의 숲에서 찍힌 ‘망명신청자들이 집단으로 추방되는 자료화면’ 수십 건을 공개했다.
이 자료는 지난 9월 29일부터 10월 10일까지 몰래카메라에 찍힌 것으로 망명을 원하는 난민들이 크로아티아에서 쫓겨나 보스니아로 되돌아가는 장면이 녹화돼 있다. 화면 기록에 의하면 총 54 차례에 걸쳐 모두 368명의 난민이 되돌아왔다.
영국 ‘가디언’ 17일(현지시간)자 기사에 따르면 드라간 멕틱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안전부 장관은 뉴스 채널 N1을 통해 크로아티아 경찰의 이와 같은 행위를 ‘EU 국가의 수치’라고 비난했다.
익명의 제보자가 BVM에 제공한 화면에는 크로아티아 경찰관의 감시 하에 난민들이 줄지어 숲을 걸어가는 모습이 찍혀있다. 망명신청자들은 주로 시리아,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출신으로 보스니아에서 크로아티아로 넘어가려는 사람들이다.
이들 대부분은 터키를 거쳐 보스니아로 들어왔고 ‘솅겐 조약’이 적용되는 슬로베니아가 최종 목적지다. 솅겐 조약은 유럽연합(EU) 회원국들 간에 무비자 통행을 규정한 ‘국경 개방 조약’으로 자주 왕래하는 유럽 국가들 사이에 사람과 물자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한다.
국경 감시 기구 BVM은 크로아티아의 집단 추방은 난민에 관한 ‘제네바 협정’, ‘EU 기본권 헌장’, ‘세계인권선언 14조’ 등을 위반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크로아티아 내무부는 자국의 조치에 문제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크로아티아 측은 경찰이 난민을 추방한 것이 아니라 솅겐 국경법 13조에 따라 “크로아티아에 불법적으로 입국하려는 사람들을 돌려보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제 여론은 크로아티아 측의 조치가 적절한 절차를 무시한 것이며 유럽인권협정 위반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편 ‘가디언’은 자체 조사 결과 지난 11월 크로아티아 경찰이 난민들에 신체적 학대를 가한 사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가디언에 따르면 인터뷰에 응한 파키스탄 출신 난민 50명 중 35명이 크로아티아 경찰의 공격을 받은 후 보스니아로 쫓겨났다고 말했다.
[박선옥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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