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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전하는 아버지의 역사’라는 책은 일제 강점기 한 조선인 강제징용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인공은 이흥섭 씨이다.
그는 1928년 황해도 곡산에서 태어나 1944년 징용으로 일본에 끌려갔다. 사가현 토쿠스에의 탄광에서 강제노동을 하다가 1945년 1월 1일에 탄광에서 탈출했다. 해방 후, 하카타항에서 귀국하려 했으나 귀향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각지에서 육체노동을 하다, 1970년 오사카부 이케다시에 정착해 고철상을 운영하다 지난 2014년 10월 18일 작고했다.
이 책은 두 권의 책 ‘증언’과 ‘전후’를 한 권으로 통합한 것이다. 전편인 증언은 강제연행 그리고 탄광에서의 고된 노동의 경험과 탈주에 주안점을 두고 서술됐다. 속편인 전후는 식민지 조선의 청년들이 일본 땅에서 겪었던 ‘해방 당일’과 ‘해방 직후’의 일상이 어떠했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책에는 조국이나 고향은 돌아가야 할 곳이었지만 돌아갈 수 없었던 사람들의 숨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해방 전후에 조선인들이 일본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게 된 동기는 그들 각각이 조우했던 전후의 상황이 보여준 다채로운 결론만큼이나 다양하다는 것을 이흥섭 씨의 경험을 통해 이해할 수 있다.
이 책은 화자인 이흥섭 한 사람 만을 저자라고 할 수 없는 매우 독특한 형식을 취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중학생이었던 딸 이동순은 아버지 이흥섭의 살아온 이야기를 듣고 그것을 한 줄 한 줄 자신의 문장으로 담아낸 공감적 기록자이다.
소년의 신체에 새겨진 강제 징용의 경험이 수십 년이 지나 그의 딸의 문장으로 옮겨진 후, 오랜 기간 동안 이흥섭 씨의 삶의 언저리에서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살았던 무로타 다쿠오나 가와구치 사치코와 같은 일본인 교사인 원고를 다듬고 번역했다.
또한 이 책은 재일조선인 1세 ‘개인의 역사’를 ‘공동의 역사’로 끌어 올린 수많은 익명의 조력자들에 완성됐다. 책을 만든 관계자들은 이 책은 향후 재일조선인 교육의 중요한 자료로의 가치도 가지고 있다고 평가한다.
[문용균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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