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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IT 산업은 스마트폰과 평면TV 등 세계 점유율 1위 품목이 8개에 달한다. 세계에서 손에 꼽히는 IT 강국이지만 한국이 만든 스마트폰의 소프트웨어(S/W)는 미국 구글사가 만든 안드로이드가 주를 이룬다. 대기업들이 자체 소프트웨어 제작을 위해 많은 투자를 했지만 하드웨어 제조사의 접근방식으로는 세계적인 소프트웨어가 탄생하기 어렵다. IT산업 자체가 대기업과 하드웨어 중심이다 보니 중소기업과 소프트웨어가 미처 성장하지 못한 탓이다. 한마디로 우리는 소프트웨어에 관한한 후진국이다. 소프트웨어가 미래의 무한시장을 개척할 우리의 먹거리인 것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황무지 위에 서 있는 셈이다. 소프트웨어는 보이지 않는 굴뚝산업이지만 가장 큰 부가가치를 준다. 나아가 군사무기에 첨단 소프트웨어가 적용되면서 국가 안보에도 직결된 것이 바로 소프트웨어 산업이다. 비록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정부가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해 일선 기업들을 상대로 지원에 나섰다. 지난 2010년부터 시작한 정부의 지원사업이 지금까지는 ‘오픈 라운드’ 형식이었다면 앞으로는 본격적인 지원사업으로 확대된다.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이에 부응하기 위해 글로벌 기업으로의 부상을 목표로 어깨동무를 하면서 의기투합했다. 내달 중 국내 주요 64개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WBS(World Best Software) 기업협의회(가칭)’ 구성을 매듭짓기로 했다. 소프트웨어의 글로벌 산업 육성을 위해 정부의 지원만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똘똥 뭉쳐 세계적인 기업들과 자웅을 겨뤄보겠다는 계획이다. 스카이데일리가 협의회 구성에 앞서 가진 소프트웨어 기업 간담회 현장을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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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BS(정부 소프트웨어 개발사업) 수행 기업 간담회가 22일 팔래스호텔에서 열렸다. ⓒ스카이데일리
“중소기업이 소프트웨어 팔겠다고 하면 해외에서 신뢰하지 않습니다. 기업의 신뢰를 지원할 수 있는 정부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가장 급한 것은 인력입니다. 정부가 인력양성에 힘쓰겠다고 했는데 실천으로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22일 팔래스호텔에서 열린 ‘WBS 수행기업 간담회’에 참석한 국내 최고의 소프트웨어 기업 대표들은 국산 소프트웨어의 세계진출과 발전을 위해 저마나 목소리를 높였다.
WBS는 월드베스트소프트웨어(World Best Software)의 줄임말로 지식경제부가 추진해온 소프트웨어 R&D 사업이다. 소프트웨어 취약국인 한국에서 세계로 뻗어나갈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 위해 추진한 정부지원사업이다.
이 사업에 참여한 회사들은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해 협력이 필요하다는데 공감을 표했다.
글로벌 의료정보 시스템을 개발한 이지케어텍의 채호석 이사는 이날 성과발표자리에서 “다양한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협력관계를 형성해 세계에 도전하면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간담회에 참석해 사례 발표를 하고 있는 영림원소프트랩의 권영범 대표 ⓒ스카이데일리
안랩의 김홍선 대표는 토론 순서에서 “R&D에 투자할 수 있는 중소기업들이 많지 않은 상황이다. 그런 의미에서 WBS 참여는 많은 기업들에 중요한 모멘텀이 됐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중소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며 “WBS에 참여한 사람들이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면 다음 차원으로 발전하는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해 기업들이 의기투합한 가운데 지식경제부도 WBS 수행기업들의 협력체계를 구축하는데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지식경제부는 이날 간담회를 앞두고 발표한 자료에서 올해 2월을 목포로 ‘WBS 기업협의회(가칭)’ 구성을 추진하기로 하고 준비위원 선출 등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WBS 기업협의회’는 대정부 정책건의, 해외진출 공동 프로모션, 보완적인 소프트웨어 제품간 결합을 통해 대형 프로젝트 수주 등의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 안창용 지식경제부 소프트웨어융합과장은 정부가 바뀌더라도 일관성 있는 지원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스카이데일리
지경부는 또 WBS 프로젝트의 후속으로 소프트웨어 전문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특성화된 R&D를 지원한는 ‘WBSⅡ’도 실시할 예정이라는 로드맵도 발표했다.
안창용 지식경제부 소프트웨어융합과장은 이날 간담회 자리에서 “차기 정부에서 미래창조과학부에 ICT(Information & Communication Technology, 정보통신기술) 차관을 만들면 지식경제부의 소프트웨어 부문은 이관된다”며 “정부조직개편과 관계없이 일관성있게 지원을 이어나갈 것이다. 소프트웨어 관련 지원은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자료: 지식경제부 ⓒ스카이데일리
한국, 스마트폰은 강한데 소프트웨어는 극도로 취약해
한국의 IT산업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지만 대기업과 하드웨어 중심으로 발전하면서 중소기업과 소프트웨어의 경쟁력은 아직까지 미약한 상황이다.
코트라 발표자료에 따르면 하드웨어의 경우 스마트폰, 평면TV, D램, 낸드플래시, OLED 등 8개품목이 세계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른 상황이다.
하지만 세계 100대 패키지 소프트웨어 기업 중 한국기업은 전무한 상황이다.
패키지 소프트웨어 수출실적을 보면 그 격차를 더욱 크게 확인할 수 있다.
▲ 자료: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스카이데일리
정보통신산업진흥원에 따르면 한국의 소프트웨어 수출기여액은 2011년 251억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2012년 스마트폰 수출액은 110억달러(11조6800억원)에 달하며 반도체 수출은 500억달러(53조원)에 달한다.
그러나 한국의 소프트웨어 수출은 2007년 1억원에서 2008년 8억원에서 2009년 23억원, 2010년 92억으로 증가세를 보이다 2011년 200억원을 돌파하며 가파른 성장을 보였다.
이는 정부의 WBS 사업 지원등 R&D 지원이 원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WBS 프로젝트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일류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해 지난 2010년 시작된 대형 R&D 프로젝트다.
정부가 지정한 개발과제에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하고,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국내외 수요처와 계약하는 과정으로 이뤄진다.
2010년 7개 개발과제를 시작으로 2011년 5개, 2012년에는 총 15개 개발과제에 업체를 선정해 정부가 총 1609억원을 투자하고 민간이 1014억원을 투자해 총 사업비가 2623억원에 달했다.
▲ 자료: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스카이데일리
이 과정에서 개발된 대중교통 자동요금징수 시스템은 롬비아의 보고타시 교통 시스템에 적용됐으며, 의료영상정보솔루션은 영국 의료기관에 수출됐다.
의료정보 SW 프레임워크는 몽골 병원에 수출됐으며 분당 서울대 병원에 적용됐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세계로 진출하는데는 아직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중소 소프트웨어 기업들을 지원한 실적을 보면 소프트웨어 수출 멘토링과 브랜드 인지도, 마케팅 멘토링 등을 원하는 기업들이 많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자료: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스카이데일리
중소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브랜드 이미지 개선에 도움이 되는 무료 앱 개발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소프트웨어 업체에 5년간 근무한 30대 과장 A씨는 소프트웨어 업체의 세계진출에 대해 “문제는 창의성”이라고 지적했다. A씨는 “구글은 직원들에게 업무시간을 조절해 창의적인 작업을 하는 별도의 시간을 제공하고 있다. 그 결과가 세계적인 서비스인 구글 스트리트뷰다”라며 “한국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세계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이런 창의적인 능력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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