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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는 예로부터 복을 상징하는 사랑받는 동물이었다. 어릴 적 내가 머리를 깎으러 이발소에 가면 반드시 걸려 있는 그림이 하나 있었는데 어미돼지가 새끼 십여 마리나 되는 어린것들에게 젖을 먹이는 풍성한 모습의 그림이었다.
왜일까? 돼지가 사는 돼지우리는 언제나 지저분하고 근처에만 가도 역한 냄새가 진동을 하여 불결하기 짝이 없는데 돼지를 보면 복돼지라 생각이 되고 풍성한 느낌이 든다.
그런 돼지의 고기의 맛은 정말로 좋다. 하루의 피곤을 푸는 허름하고 평범한 식당에서 삼겹살을 구어 놓고 막걸리 한잔하면서 세상이야기를 늘어놓으면 얼굴이 발그스레하며 기분은 최고다.
돼지는 묘한 짐승이다. “너는 돼지 같다”고 하면 누구나 화를 낼 것이다. 그런데 돼지꿈을 꾸라 하면 좋아한다. 또 고사를 지내거나 할 때는 돼지 머리 앞에 절을 한다. 죽으면서도 웃는 표정을 지은 돼지 머리 앞에, 자기가 그렇다는 건 인정할 수 없지만 묘한 주술적 힘을 지니고 있어 재수를 불러들이는 돼지…. 돼지란 동물이 어떻기에 이런 이중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돼지 가운데 가장 스타(?)로 부상한 것은 저팔계일 것이다. <서유기>에 등장하여, 힘은 강하지만 먹을 것과 여자를 보면 사족을 못 쓰는 고질병 때문에 많은 문제를 일으키기도 하고, 또 그래서 우리에게 친근한 느낌과 웃음을 주는 존재가 바로 저팔계이다. 바로 이 저팔계라는 상징 속에 돼지가 가진 이중적 의미가 들어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서유기는 단순한 공상소설이 아니라 현장 삼장의 인도 구법여행이라는 역사적 사실 속에 수많은 상징과 은유를 섞어서 불법 수행의 과정의 시작과 끝을 드러낸 보기 드문 작품이다. 그 속에서 우리의 탐욕을 상징하는 돼지로 형상화되고, 그러면서도 불경을 구하는 고난의 역정에 함께하여 결국 그 큰 목적을 이루는 돼지 저팔계의 모습을 한번 진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본디 저팔계는 하늘세계에서 벼슬을 하던 이였고, 본디 돼지 모습은 아니었다. 아름다운 은하수를 관리하는 천상의 관리였다. 죄를 짓고 하계로 추방되면서 재수 없이 돼지 탈을 뒤집어 쓴 것일 뿐이다. 죄를 짓고 추방되었다는 사실이 저팔계를 부정적으로 볼 이유가 될 수는 없다. 본디는 귀한 존재였다는, 그러나 지금은 보기 싫은 탈을 쓰고 있다는 이중적 의미가 이미 이 속에 담겨져 있다.
그리고 저팔계는 팔계(八戒)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지만, 삼장법사의 수행원이 되면서 받은 본디 법명은 오능(悟能)이다. 손오공(孫悟空), 사오정(沙悟淨)과 더불어 오(悟)자 돌림이다. 손오공이 공(空)의 진리를 깨달아 지혜를 성취하고, 사오정이 맑음[淨]을 깨달아 정(定)을 성취한다면 저팔계는 자신이 지닌 능력을 깨달아 힘을 성취하는 존재가 아닐까?
그러기 위해서는 천방지축으로 날뛰는 욕망을 제어하는 것이 필요하기에 계율을 지켜 이루어야 한다는 뜻에서 팔계라는 이름이 따로 붙었을 따름이다. 깨닫지 못하면 탐진치(貪瞋癡)의 삼독(三毒)이지만 깨달음을 통해 계정혜(戒定慧)의 삼학(三學)을 이룬다는 불교의 가르침이 이 속에 절묘하게 녹아 있다.
돼지 모습을 한 저오능과 저팔계라는 두 이름을 지닌 존재, 이 속에 돼지로 형상화되는 인간의 탐욕에 대한 깊은 통찰이 숨어 있다. 보통 탐욕은 부정적인 것으로, 추악한 것으로 말해진다.
서유기 속에서 탐욕 때문에 수많은 사고를 치는 저팔계의 모습 속에 그러한 측면이 잘 드러나 있다. 그러하기에 탐욕은 경계되어야 하고 통제되어야 한다. 그리고 끊어버려야 할 대상으로 여겨진다.
돼지는 멧돼지과에 딸린 집짐승이다. 야생 멧돼지를 길들인 가축으로, 동남아시아에서는 약 4,800년 전, 유럽에서는 약 3,600년 전부터 길렀다. 돼지는 고기와 기름 따위를 얻기 위해 기른다.
가죽이 두껍고 지방층이 발달하여 살이 찌고, 목·다리·꼬리가 짧다. 몸길이는 보통 1~1.5m이고, 몸무게는 100~350kg 쯤이다. 식성이 좋아 튼튼하고 잘 자라며, 새끼도 많이 낳는다. 현재 전 세계에서 기르는 돼지의 품종은 1,000여 종에 달하는데, 몸의 크기와 산지, 몸 색깔 등으로 분류한다. 바크셔종 ·요크셔종 · 햄프셔종 등이 있다.
돼지는 1년에 두 번 새끼를 친다. 씨돼지는 9~10개월이 지난 혈통 좋은 건강한 돼지여야 한다. 임신 기간은 114일가량이고, 한 배에 7~13마리를 낳는다. 새끼돼지는 난 지 45~60일 지나 몸무게가 12~15kg 정도 되면 젖을 뗀다. 돼지가 잘 먹는 먹이로는 쌀겨 · 보릿겨·밀기울·비지·부엌 찌끼 따위와 풀 등이 있다.
지난해는 무신년이며 황금 개띠라 하여 정초부터 많은 이들이 희망을 걸고 새해의 축복을 기다렸다. 그래서인지 남북 정상 회담이 세 차례나 있었고 천지가 개벽할 만큼 놀라운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북의 김정은이 싱가폴에서 만남도 있었다.
그러나 우리가 기대했던 진정한 비핵화는 이루어지지 않았고 그렇게도 꿈꾸어 왔던 북의 자유화와 민주화는 아직 요원하며 조금도 변한 게 없이 철권독재만 연속되고 있다.
남쪽의 문재인 정부 또한 아마추어나 다를 바 없다. “연말 안에 비핵화” 한다느니, “연말 안에 종전 선언”을 한다느니, “연말 안에 평화 협정” 운운, “연말 안에 김정은 답방” 하더니 정작 이루어진 것 하나 없고 국민들에게는 보여 주어야 할 무언의 약속 같은 것은 허공에 날아가고 말았다. 무언가 운전을 잘못해도 한참 잘못하는 것이 틀림없다.
지난해는 황금 개띠라 하여 모든 국민들이 기대를 하고 형편이 나아질 것을 기대했지만 불경기는 끝이 없고 갈수록 검은 적막과 불안의 시간일 뿐이다. “소득 경제” 에다 “최저 임금” 운운 경제정책으로 크게 떠들썩하게 늘어놓았지만 서민경제는 정말 슬픈 지경이다.
소상공인 100만 명이나 사업을 접고 폐업을 했다니 사업을 망한 사장님들도 물론이며 그 가족들의 고통은 얼마나 괴로울까? 이 나라의 불경기의 시련이 얼마나 큰지 정치가들은 아는지 모르는지? 하루하루 살아가는 소시민의 마음과 속이 숯 검댕이 되어 검게 탄다.
“주어지는 먹이에 만족하며 구정물이든 밥찌꺼기건 간에 돼지처럼 살만 찌우며” 머리가 비어 있도록 멍청하게 살아가면 문제는 없겠지만 요즘 국민들의 희망과 꿈의 레벨이 보통 아니어서 “5공 시대의 압제” 같은 구식 스타일로 끝까지 참아 낼까?
새해는 기해년 돼지띠 해다. 누가 말했던가? “행복이란 불행하지 않은 것이 행복이다.” 참으로 진리라 생각한다. 기해년 새해에는 독자님들께서는 불행과 거리를 두고 아프지 말고 싸우지 말고 슬픔을 당하지 말고 더 이상 불행하지 말기 바란다.
남대문 시장의 먹자골목에는 개업식 때 쓰는 고사를 들이는 돼지머리가 반드시 서너 개씩 웃는 모습을 하고 진열되어 있다. 예전 보다는 못하지만 우리네 서민들은 사업을 새로 개업하거나 이사를 가고 새 집에 들어가면 반드시 돼지머리를 얹어 놓고 명태와 시루떡을 상에 차려 놓고 고사를 지냈었다.
민속신앙이기는 하지만 죽은 돼지머리에 희망을 걸고 막걸리를 마시면서 돈이 잘 들어오라는 돼지꿈을 꾸면서 새로운 일에 시작을 하며 기원을 했다.
기해년 돼지해, 필자는 독자들과 함께 새해에는 싱긋이 웃고 있는 돼지머리를 광화문 광장에 시루떡과 함께 먹음직스럽게 차려 놓고 지나가는 시민들과 막걸리 한잔을 나누어 마시면서 마음 깊이 정갈하게 기도하고 싶다.
“천지신명이여! 대한민국에 진정한 자유 민주주의가 꽃피고 경제가 활성화 되어 돈이 거리에 넘쳐나고 시민들 주머니 지갑 속에 오만 원짜리가 가득가득하며 나다니는 모든 이의 얼굴에 활짝 핀 해바라기처럼 행복의 웃음이 만발하고 삼천리 금수강산에 기뻐 노래하는 소리가 가득 넘치는 그런 시절이 되기를 간절히, 간절히 비옵나이다.
[Daum백과] <참고 조계종 석종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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