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승리 다짐앞서 분열과 몽니 끝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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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강 산업경제부장·부국장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1-02 00:02:58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1일 2019년 신년인사회에서 2020년 총선승리를 화두로 던졌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압도적인 총선승리와 2022년 정권재창출이야말로 민주주의 정착을 위한 역사적 과업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흔들리는 우리나라의 자유민주주의·경제·안보를 지켜야 하며, 이를 통해 총선승리도 가능하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지난 한해 쟁점마다 대립과 충돌로 일관하며 최악의 정치를 보였던 두 거대정당이 올해에도 타협 없는 정쟁을 예고하고 있어 우려스럽다.

민주당은 현재 그 어느 때보다 과반의석 확보의 절실함을 느끼고 있다. 지난 한해 상당수 개혁 법안들은 자유한국당의 벽에 막혀 국회상임위 소위원회 문턱 조차 넘지 못했다. 남북관계의 획기적 전환을 가져온 판문점 선언에 대한 국회의 지지 결의안조차 이끌어 내지 못했다.

129석을 가진 원내 1당이자 집권당이라고 하지만 과반의석을 넘지 못한 대가는 그만큼 혹독했다. 의원 영입을 통해 과반의석을 실현하지 않겠다던 그간 공언과 달리 과거 국민의당 출신으로 반문진영에 섰던 무소속의 손금주·이용호 의원의 입당을 허용한 데는 그 만큼 과반의석을 확보하지 못해 겪은 고충이 컸다는 반증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민주당의 총선승리 앞길에는 ‘분열’이란 장애물이 도사리고 있다. 지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혜경궁 김씨’ 파문에서 보듯 당내에 잠복해 있는 계파정치는 언제든 수면위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자유한국당의 무차별 공세보다 오히려 내부총질로 인해 민주당이 흔들렸던 점은 당의 단합이 얼마나 취약한 지 고스란히 드러냈다.

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김부겸 행자부장관·이낙연 국무총리·박원순 서울시장·김경수 경남지사 등도 정치상황에 따라 언제든 제2의 이재명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2020년 총선승리를 낙관할 때가 아니다. 차기주자 없이 치르는 총선은 선장 없는 항해라고 할 수 있다. 당의 단합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높은 지지율은 순식간에 무너지는 모래성에 불과하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자유한국당은 나경원 원내대표의 희망과 달리 총선승리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희박하다. 낮은 지지율도 문제지만, 지지율을 상승의 걸림돌인 ‘대안 없는 몽니 정치’가 가장 큰 문제다.

민주당의 개혁법안 입안과 국회처리 때마다 자유한국당은 국민정서와 괴리된 반대논리를 내세운 것에 더해 자신들의 집권 당시 추진했던 정책마저 부정(不定)하는 딜레마에 빠지기 일쑤였다.

자유한국당이 ‘정권반대 세력을 탄압해 좌파 영구집권 체제로 가겠다는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는 공직자 비리수사처 설치 법안은 지난 2012년 자유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 당시 이재오 의원과 김성태 전 원내대표가 발의한 법안이다.

국정원 대공수사권의 경찰 이관을 골자로 하는 국정원법 개정안은 “대공수사권이 빠진 국정원은 존재의의가 없다. 논의조차 하지 않겠다”고 밝힌 상태다. 전속고발권 폐지와 일감몰아주기 규제 강화 내용의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대해선 “경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며 반대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법안 개정의 취지인 국정원의 대공 사건조작과 인권침해 행위 근절과 대기업의 일감몰아주기로 인한 중소기업의 피해에 대해서는 국민 앞에 어떠한 대안도 내놓지 않았다.

선거연령을 만 18세로 낮추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학교의 정치화가 우려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이쯤 되면 대안 없는 반대정당, 몽니정치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정책정당의 기능을 상실한 정당, 반대를 위한 반대 정당으로 낙인찍힌 정당에게 표를 줄 국민은 없다. 자유민주주의·경제·안보를 어떻게 지킬 것인지에 대한 정책마련과 국민설득 없이 총선에 승리하겠다는 것은 몽상에 불과하다.

[김진강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김진강 산업경제부장·부국장 kjk5608@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