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음하는 서민경제, 정부는 경청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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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음하는 서민경제, 정부는 경청해야

스카이데일리 기자수첩

강주현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1-02 11:49:06

어느새 지난해가 돼버린 2018년. 자영업자 분들을 상대로 인터뷰를 할 때 종종 당혹감을 느껴야 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경기가 어렵고 장사가 잘 안 되는 상황을 그분들에게 직접 듣고자 인터뷰를 실시한 경우가 종종 있는데, 대부분 실망스런 기색이 역력했다. “손님인줄 알았는데 기자분이셨네”

어려운 속사정을 취재하고 글로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괜찮은 기사가 탄생하곤 하기에 기자는 두꺼운 낯으로 매번 소상공인들을 찾는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고 아픈 곳만 쑥쑥 캐묻는 기자들이 미울 수도 있건만 그들 대부분은 열린 자세로 대화에 임해줬다. 하소연 할 곳이 없으니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기자에게 답답한 상황을 전달한 경우가 많은 탓이다. 덕분에 좋은 기사를 써낸 경우도 적지 않다.

인터뷰를 통해 나오는 대답을 통해 엇비슷하나 개개인의 사정을 하나씩 알아가다 보면 외면하기 힘든 어려운 이이갸기 나오는 경우가 많다. 일적으로만 접근했을 때 굉장히 좋은 소스겠지만 그러한 이야기를 전부 들었음에도 ‘내 일’을 제외한 부분은 해결할 수 없다는 점에 매번 마음이 무거웠다. “죽고 싶다는 기분이 뭔지 알겠어요”, “이럴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하나요” 등 많은 이야기가 기자의 귀에 들어왔다.

그 이야기를 토대로 기자가 할 수 있는 일은 문제를 지적하며 사회나 기업, 정부 단체 등을 비판하는 기사를 쓸 뿐이다. 이를 토대로 사회가 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일조할 수 있다는 믿음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할 당장 지금의 ‘먹고 살 방법’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해주진 못한 점이 못내 사무쳤다.

어려움이 금방 해결되지 못한 탓일까. 지난해에만 전국 편의점 중 4272곳이 문을 닫았다. 최근 10년여 중 최대 기록이다. 물가 상승과 임금 상승 등에 즉각적인 영향을 받은 편의점들이 경제 침체를 못 이겨낸 것으로 분석된다. 유난히도 춥고 어려운 길을 걸어온 이들이지만 애석하게도 아직 출구는 보이지 않는다.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발 벗고 나서야할 정부는 엉뚱한 경제정책으로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만 있기 때문이다. 새해를 맞아 최저임금이 상승했고 이에 물가가 전반적인 상승세를 기록했다. 인터넷 등에서 편의점 가격표가 오른 상태로 새롭게 매겨진 것들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었다. 결국 사회가 던진 어려움에 대해 소상공인들은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 나설 수밖에 없다. 각자도생(各自圖生), 각자가 스스로 제 살 길을 찾아야 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현 정부가 자리하기까지 전 정부를 비판했던 주된 내용 중 하나는 국민이 어려움을 빠져있을 때 정부는 어디서 뭘 했냐는 점이었다. 그런데 이번 정부도 국민이 어려움에 빠졌을 때 부재하기는 마찬가지인 것으로 보인다. 경기가 매번 어려워진다는 기사가 줄을 잇고 소상공인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지만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겉만 번지르르한 최저임금 상승은 수많은 기업과 소상공인의 숨을 막히게 만들고 있다. 엄연히 정부가 있음에도 각자가 살 길을 찾아 행동하는 게 결코 옳다고 볼 수 없다. 정부는 귀를 열고 여론의 이야기를 경청하며 올바른 해결책을 마련할 자세를 갖춰야 한다. 그래야 지난해와 같은 어려움이 올해에도 반복되는 걸 피할 수 있다.

강주현 jhk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