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캐나다인 사형선고…‘화웨이’ 보복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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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언론 ‘보복이다’ vs. 中 ‘외부압력에 굴하지 않는다’

박선옥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1-16 00:35:36

▲14일(현지시간) 캐나다인 로버트 로이드 셸렌버그가 중국 랴오닝성 다롄의 중급인민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중국 중급인민법원은 지난 2014년 다롄에서 마약밀매 혐의로 검거돼 재판을 받아온 셸렌버그에 대한 재심에서 마약밀매죄를 적용, 사형을 선고했다. [사진=뉴시스]

중국에 마약밀매 혐의로 구금돼 있던 캐나다인에게 중국 법정이 14일(현지시간) 사형을 선고했다. 이 판결로 외교적 갈등 상황에 놓인 캐나다와 중국의 관계가 한층 악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캐나다 국적 로버트 로이드 셸렌버그(36)는 지난 2014년 약 227kg에 달하는 마약 메탐페타민을 중국에서 호주로 밀수하려 한 혐의로 체포됐고 작년 11월에는 15년형을 선고받아 항소했지만 이번 판결에서는 더 무거운 형이 선고됐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중국이 자국민에 사형선고를 내린데 대해 “중국이 자의적으로 사형제도를 적용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이는 우리(캐나다) 정부 뿐 아니라 국제 우방과 동맹국들에게도 심각한 우려를 낳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BBC 뉴스에 따르면 셸렌버그에게는 10일내로 항소할 기회가 있고, 그의 변호인은 항소할 의향이 있다고 로이터 통신에 밝혔다.

▲14일(현지시간)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오타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트뤼도 총리는 중국 정부가 캐나다인 셸렌버그에 대해 마약 밀매 혐의로 사형 선고를 내린 것에 대해 “중국이 독단적으로 사형 선고를 적용했다”며 비난했다. [사진=뉴시스]

중국이 캐나다인에 사형을 선고한 것은 작년 12월 1일 중국의 거대 통신기업 ‘화웨이’ 창업주 딸이자 부사장 ‘멍완조우’를 미국의 요청으로 캐나다에서 체포한 사건과 관련이 있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BBC 뉴스는 멍완조우가 체포된 후 셸렌버그 사건이 “예상치 않게” 심리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멍완조우를 구금한 캐나다가 중국의 분노를 샀다는 것이다.

셸렌버그는 “나는 마약밀수범이 아니고, 관광객으로 중국에 왔다”고 진술했으나 법정은 그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BBC에 따르면 중국은 해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형집행을 하는 나라로 알려져 있으나 정확한 수치는 극비에 부쳐져 있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에 따르면 중국의 사형수는 연간 수 천 명에 이를 것으로 추측되며 이것은 전 세계 다른 나라의 사형수 숫자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다고 BBC는 보도했다.

멍완조우 화웨이 부회장은 체포된 지 며칠 후 보석으로 풀려났지만 계속 캐나다 경찰의 감시를 받고 도주를 우려해 전자발찌를 차고 있어야 하는 상황이다. 멍완조우는 2009~2014년 스카이콤이라는 회사를 이용해 미국의 對이란 제재를 위반한 혐의로 체포됐다. 그는 자신에게는 잘못이 없으며 혐의를 벗기 위해 싸우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멍 부회장이 체포된 다음 주 중국은 캐나다의 전 외교관 마이클 코브릭과 사업가 마이클 스파보르에게 국가안보를 위태롭게 했다는 혐의를 적용해 체포했다. 중국 당국은 이 두 사람의 체포가 멍 부회장 사건과 아무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많은 분석가들은 중국이 보복조치를 가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BBC, 뉴욕타임스 등 해외언론들은 이번 셸렌버그의 사형선고 역시 멍완저우 체포와 관련해서 해석한다. 이를 의식한 듯 중국 관영통신 ‘글로벌 타임즈’는 15일자 사설에서 두 사건을 관련시키는 서방 언론들이 “중국 헌법에 대한 무례한 경멸”을 드러냈다면서 “이 판결은 또한 중국이 법을 시행하는데 있어 외부의 압력에 굴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보낼 것이다”고 주장했다.

[박선옥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박선옥 기자 sobahk@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