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풀 중단은 택시업계 활로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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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풀 중단은 택시업계 활로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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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범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1-18 00:03:45

나이아가라 폭포와 같은 거대한 물줄기를 바위 하나로 막을 수 있을까. 두 말할 필요도 없이 불가능하다. 캐나다에서 바라본 나이아가라 폭포의 높이는 무려 53m에 달한다. 쏟아지는 물줄기의 양도 적지 않다. 비가 많이 오는 여름철에는 분당 16만8000㎥ 정도의 유량이 내려온다고 한다. 상식적으로 봐도 나이아가라 폭포 전체를 뒤엎을 정도로 커다란 바위가 아닌 이상 바위 하나로 물줄기를 막는다는 건 불가능한 셈이다.

그런데 최근 국내에선 바위 하나로 나이아가라 폭포와 같은 거대한 물줄기를 막으려는 시도가 잇따르고 있다는 인상을 지우기 힘들다. 바로 카카오 카풀 사태다. 택시업계의 반발로 인해 카카오가 승차 공유 서비스 카풀 운영 39일 만에 잠정 중단을 선언했다. 택시기사 2명이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사회적 합의가 우선돼야 한다는 여론이 조성된 결과다.

문제는 당장 카카오가 카풀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해도 차량 공유경제 서비스는 거스를 수 없는 세계적 흐름이라는 점이다. 대표적인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인 우버만 봐도 알 수 있다. 올해 초 상장을 추진할 예정인 우버의 기업가치는 1200억 달러에 달한다. 한화로 치면 약 134조8200억 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아직 상장이 이뤄진 게 아닌 만큼 우버의 기업가치가 확정된 건 아니다. 그럼에도 기업가치 규모만 따지면 현재 미국의 3대 완성차 회사인 제너럴모터스와 포드, 피아트크라이슬러의 시가총액을 합친 것보다 높은 금액이다. 차량을 이용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가 차량제조업체보다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은 아이러니다.

그런데 현재 우버가 나아가는 방향을 잘 살펴보면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기술의 급격한 발달로 자율주행 서비스가 현실에서 이미 일정부분 사용되고 있고, 공유경제 서비스 플랫폼은 우버나 그랩, 디디추싱 등 대형 업체의 독과점 형태로 흘러가고 있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된다면 향후 자동차와 관련된 산업군은 모두 이들 공유경제 서비스 플랫폼에 종속될 수 밖에 없다.

예컨대 우버가 자사인증 차량만 쓰도록 강제한다면 우버로부터 선택받은 몇몇 자동차업체를 제외하면 대부분 시장에서 사라질 우려도 다분하다. 단순히 부정적 시각으로 엿본 미래에 대한 얘기가 아니다. 이미 우버는 자사가 직접 차량을 제작하거나 인증한 차량만을 쓰기로 했다. GM이 지난 2016년 차량공유 서비스업체인 리프트를 부랴부랴 인수한 배경이기도 하다.

당장 카카오의 카풀을 막는다고해서 세계적인 경제흐름을 막을 순 없다. 그렇다면 오히려 국내 기업이 앞장서 세계를 상대로 공유경제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경쟁력을 쌓을 수 있게 지원해주는 게 옳다. 세계 공유경제 시장이 독과점 형태로 변한 뒤엔 택시업계가 문제가 아니라 국내 자동차산업 등 국가경제에 악영향을 줄 공산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카풀 중단이 택시업계의 활로가 될 수 없는 이유다.

임현범 hby6609@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