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을지면옥’ 등 오래된 가게 보존 추진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시정·구정

보전·정비 원칙 정해 실태조사…공론화 거쳐 정비계획 연내 수립

문용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1-23 16:32:10

서울시가 지역의 역사와 정체성을 담고 있는 생활유산인 을지면옥과 같은 오래된 가게에 대한 보존을 추진한다.

서울시는 23일 현재 진행 중인 세운재정비촉진지구 정비사업을 도심전통산업과 노포 보전 측면에서 재검토하고 올해 말까지 관련 종합대책을 마련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서울시는 역사문화자원에 대해 최대한 ‘보존’ 한다는 원칙을 유지해왔다. 이에 현재 진행 중인 세운재정비촉진지구 정비사업계획(2014년 수립)이 ‘역사도심기본계획(2015년)’ 상의 생활유산을 반영하지 못한 채 추진됐다고 판단, 보존 원칙을 정비계획에 반영할 계획이다.

시는 이번 일을 계기로 앞으로 서울의 역사와 시민 삶을 담고 있는 유무형의 생활유산은 철거하지 않고 보존하는 원칙을 지켜나가겠다고 밝혔다. 생활유산은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이어져 내려오는 시설·기술·업소 등이나 생활모습·이야기 등 유무형의 자산을 말한다.

서울시는 2009년 세운상가군을 철거하고 주변 8개 구역의 대규모 통합개발을 추진하는 내용의재정비촉진계획을 수립한 바 있다. 하지만 사업추진과정에서 산업생태계 교란, 옛 도시 조직 훼손, 생활터전 붕괴 등 문제가 나오면서 2014년 재정비촉진계획을 변경했다.

2014년 변경된 내용에 따라 정비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했됐으나 종전 계획 수립에 반영되지 못한 역사도심기본계획상의 오래된 가게와 공구거리 등 생활유산과 도심전통산업의 생태계 훼손 등의 문제가 제기돼, 계획 재검토를 통해 정비계획을 수정할 예정이다.

우선 ‘세운재정비촉진지구’ 세운3구역 내 생활유산으로 지정된 △을지면옥 △양미옥 등은 중구청과 협력해 강제로 철거되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공구상가가 밀집된 ‘수표도시환경정비구역’은 현재 중구청에 사업시행인가 신청된 상태로 종합적인 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사업추진 진행을 중단하기로 했다.

시는 두 구역 내 보전할 곳과 정비할 곳에 대한 원칙을 정해, 실태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또 소유주 및 상인, 시민사회단체, 관련분야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만들어 협의과정을 통해 올해 말까지 세운상가를 포함한 도심전통산업 생태계를 유지하는 종합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특히 시는 영세 전통 상인에 대한 대책을 세웠다. 임시상가 우선공급, 사업 완료 후 상가 입주, 우선 분양권 제공 등 기존 대책을 더욱 강화했다. 공공에서 임대상가를 조성해 영세 상인들에게 제공하는 ‘공구혁신센터’도 만들어 산업생태계가 유지되는 재생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박원순 시장은 “서울의 역사와 지역의 정체성을 담고 있는 노포 등 생활유산과 도심전통산업을 이어가고 있는 산업생태계를 최대한 보존하고 활성화한다는 것이 서울시의 기본방향이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시민 삶과 역사 속에 함께해온 소중한 생활유산들에 대해선 보존을 원칙으로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

[문용균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문용균 기자 ykm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